민경석 박사   ©뉴시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주최로 공동심포지엄이 열린다. 이번 주제는 "전쟁과 원죄와 교회"(20세기 전쟁잔학사에 비춰본 원죄와 교회에 대한 새로운 성찰)가 주제다. 민경석 박사(클레어몬트대학원 종교학과 석좌교수)가 발표한다.

민경석 박사는 "20세기는 두 번의 세계대전은 물론 많은 국지전을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세기임을 입증했다"고 말하고, "전쟁은 국가라는 공적 집단의 행위요 그 배후에는 모든 집단주의의 가장 폭력적 형태라고 할 수 있는 제국주의라는 악이 존재하고 있다"며 "전쟁은 우리에게 악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하고 특히 원초적 죄악 또는 "원죄"의 문제를 재고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원죄를 막연히 인류 시초로 부터 내려오는 악의 경향, 인간의 본성에 포함된 악의 경향, 또는 인간 개인의 악의 경향, 인간의 실존상황에 내포된 악의 경향으로 보는 것은 원죄의 형식적 보편성을 유지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것은 동시에 원죄를 대단히 추상적으로 또 개인주의적으로 간주함으로서 원죄 내용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원죄의 형식적 보편성과 내용의 심각성을 동시에 표현하면서 개인적 죄와 사회적 죄 모두의 원천이며 맥락으로서 원죄를 다시 개념할 수는 없을까" 고민했다.

여기서 민 박사는 원초적 죄악(original sin)으로서 원죄를 개인과 집단의 차별을 넘어서 인간의 상호의존적 실존 속에 내포된, 내적으로는 억압적이고 외적으로는 침략적인 집단주의적 경향으로 개념하고, 이에 대한 반대개념으로 원초적 은총(original grace), 즉 인간의 상호의존적 실존을 포용적, 건설적, 사회적 유대로 전개시킬 수 있는 은총의 개념을 상정하면서, 이 두 개념의 삼위일체적 신학적 측면, 상호의존의 존재론적 측면, 그 발전과정의 역사적, 윤리적, 또 정치적 측면을 분석했다.

그런 후 그는 원죄가 "개인적 차원의 개인적 죄도 아니고 특정 집단의 사회적 죄도 아니면서 이 두 가지 종류의 죄에 선행하는, 인간의 상호의존성에 내포되어 있는 원초적 죄의 경향"이라며 "개인적 죄와 사회적 죄는 모두 이 원초적 죄의 경향을 구체화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민 박사는 마지막으로 이 두 개념을 교회론에 적용시켜 "교회 안에는 억압적이고 침략적인 집단주의적 경향은 없는가?" "어떻게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가 긍정적 유대의 구현으로서 하느님의 원초적 은총의 집단적 표현이 될 수 있을까?" "교회 성원 개개인의 자기반성을 떠나 공동체로서 교회의 집단적 자기반성의 가능성은 없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봤다.

주최 측은 "전쟁의 잔학성에서 출발하여 추상적이고 무규정적이고 개인주의적일 수 있는 전통적 원죄개념을 보다 인간실존의 현실에 맞게 구체화하고 거기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원초적 은총을 상정하면서 교회는 교회내의 원죄와 싸우면서 원초적 은총의 보다 구체적 표현으로 혁신돼야 함을 강조하고자 하는 것이 강연의 근본취지였다"고 전했다.

한편 민경석(Anselm K. Min) 교수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클레어몬트 대학원 대학교 종교학과 석좌교수(Dean and Maguire Distinguished Professor)이다. 밴더빌트 대학교에서 종교학 박사, 포담 대학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1992년부터 클레어몬트대학원에서 가르치고 있다. 헤겔과 아퀴나스, 해방 ․ 종교간 대화 ․ 다원주의 ․ 세계화의 문제, 현대 신학과 아시아 신학 등을 주제로 다양한 논문을 썼다. 현재는 세계화와 관련한 신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행사는 오는 26일 오후 7시 30분 지하철 서대문역 근처에 있는 안병무홀에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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