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규제개혁 완화에 나서면서 옛 미대사관 직원숙소부지(풍문여고 앞 공터) 관광호텔(숙박업)를 허용을 추진하고 있고, 서울시교육청 또한 학교 앞 호텔 건축규제 풀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5일 교육부에서 열린 '교육분야 규제개현 관련 시·도 부교육감 회의'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서울시 교육청이 학교 주변 200m 안으로 정해진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도 유흥업소나 도박장 등 유해시설이 없는 경우 호텔을 지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관광진흥법'의 개정을 요청했다고 밝히고 있다.

호텔 건설이 추진될 경우, 바로 코앞에 위치하고 있는 학교와 학생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큰 환경의 변화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학생의 학습권, 건강권, 안전권 등의 이유로 금지되어 온 학교 주변 200m 안으로 정해진 '학교환경위생정화구역'에 규제완화의 명분으로 호텔이 들어서게 되는 일이 전국에서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서울YMCA 청소년클럽 정책팀(박태인, 정부금, 전예은, 김하리, 이태현) 학생들은 9일 학교 앞 호텔건축추진으로 야기된 우려와 관련해, 해당학교 학생들의 소리를 직접 듣고자 풍문여고와 덕성여중·고로 찾아가 스티커 붙이기 방식의 간이 설문조사를 해 봤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387명의 학생 중 317명(82%)이 반대했고 70명(18%)이 찬성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학교 앞에 호텔이 세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대다수를 차지한 반대의견으로는 "공부하는 환경에 나쁠 거 같아요" 공사를 하게되면 시끄러워서 공부를 할 수 없어요", "관광객이 더 많아지면 위험할꺼 같아요" "주변에 어른들을 위한 업소가 많이 생길 것 같아요" 등의 의견이 있었고, 소수였지만 관광호텔 건설을 찬성하는 의견은 "멋있을 것 같아요", "이제 졸업하니까 상관없어요", "연예인들 볼수 있을꺼 같아요" 등이었다.

이 곳은 2008년에도 대한항공측이 호텔건축을 위해 사업허가를 신청하였지만 서울중부교육지원청이 반대했고, 대한항공측의 소송청구에 대해 2012년 대법원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지켜야 한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린바 있다.

호텔 내부의 유해시설을 억제한다 하더라도 외국인 등 관광객은 외부로 유흥시설을 찾아 나설 것이며, 인사동 등 주변에 술집 등 청소년에 유해한 상권이 형성되게 될 것이다. 유해시설과 업소의 증가는 인근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

수업시간과 야간자율학습, 방과후학교 등을 고려했을 때 중학교는 8시, 고등학교는 오후 10시가 되어야 학교에서 나온다. 주위의 대형 호텔시설은 늦은 시간 학교에서 쏟아져 나오는 청소년들에게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게 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서울YMCA 청소년클럽은 "규제완화만 생각하는 규제개혁은 반대하며, 청소년보호의 경우 규제강화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했다.

투자와 일자리를 이유로 청소년과 학생의 학습권, 건강권, 안전권 등의 학습성장환경을 도외시하고 비교육적 환경 조성을 허용하는 것은 청소년 인권침해에 해당할 수 있다.

때문에 청소년클럽은 "정부와 교육당국에게 청소년유해환경에 대한 엄격한 제한 조치가 유지될 수 있도록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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