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북한선교훈련과 통일교육은 주로 수도권 지역에 집중되며 지방은 소외돼 있다. 사진은 대전 지역에서 열린 북한선교학교.   ©대전하나공동체

최근 북한선교와 통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선교와 통일 관련 기도 모임, 세미나, 포럼, 훈련학교 등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 성도들이 가진 북한에 관한 실질적 지식과 이해는 아직까지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몇몇 지도자에 의한 정치, 경제, 군사 등 외형적 통일만이 아닌, 북한 주민들과 소통하고 화합하는 진정한 의미의 통일을 이루려면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노력이 필요하다. 더구나 북한을 향해 비전을 품고, 구체적으로 기도하려는 기독교인이라면 북한 사회와 북한 주민, 탈북민 등에 대해 더 잘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교회 내 다양한 북한선교훈련이 진행되고 있지만, 강사진 및 커리큘럼의 제한과 수도권 편중, 이념 차이, 사후 관리 부족 등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오픈도어선교회 북한선교연구소는 5일 서울 중구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북한선교학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교회의 북한선교훈련과 통일교육' 조사결과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신학대 북한선교 학위과정 개설 △지방 대형교회, 노회, 연합회 차원의 지방 통일교육 확대 △적절한 강사 선정 및 참석자의 강사 권위 인정 △참가자 중 북한 헌신자 위한 사역 참여 기회 확대 등을 각 문제에 대한 극복방안으로 제시했다.

북한선교연구소는 이날 "북한은 특유의 폐쇄성과 특수한 국가체제, 핵, 인권문제 등 부정적인 이유로 전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오픈도어의 전 세계 지부에서도 이러한 북한을 위한 기도 운동이 널리 확산되는 등 남북통일이 우리 민족의 기도제목을 넘어 온 세계교회의 기도제목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북한을 위해 기도하는 세계교회가 '기도후원자'라면 한국 기독교인들은 바로 통일을 이뤄갈 '사역자'"라며 "한국교회 통일준비와 성도들을 위한 북한선교교육을 준비하면서 이번 한국교회 북한선교훈련 실태를 조사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사회 및 한국교회 북한선교훈련 현황

한국사회의 북한, 통일교육 변천과정은 반공교육(1945~1987), 통일안보교육(1987~1992), 통일교육(1992~현재) 등 세 시기로 나눌 수 있다. 반공교육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했으나, 이후 통일교육은 학교교육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소수의 일반인들이 통일부 산하 통일교육원 등을 통해 교육받고 있다. 연구소 측은 "이런 정부 주도의 통일교육은 일반인들에게까지 크게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의 북한선교훈련과 통일교육의 시초는 1977년 김창인 목사를 중심으로 설립한 기독교북한선교회(www.cmnk.or.kr)가 1978년부터 간헐적으로 실시한 '북한선교대성회'와 강연회라 할 수 있다. 커리큘럼을 갖춘 기독교계 첫 통일교육기관이자 대표적 기관은 1998년 설립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산하 통일선교대학이다. 2010년까지 일반과정 24차례, 특별심화과정 9차례를 거쳐 2100여 명의 수료생을 배출했으나, 최근 한기총이 내부 분열 등의 어려움으로 통일선교대학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선교단체 중 가장 먼저 북한선교훈련을 시작한 단체는 모퉁이돌선교회(www.cornerstone.or.kr)다. 2003년 이후 23회를 거치며 580여 명의 수료자를 배출하고 이들 중 상당수가 모퉁이돌선교회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위드선교회(WITH선교회, 전 오병이어선교회, www.iwith.or.kr)는 2010년부터 북한사명자학교를 운영해 5회에 거쳐 136명의 수료자를 배출했다. 탈북민 출신 사역자 이성규 강도사를 중심으로 2010년 만들어진 통일소망선교회(cafe.daum.net/ybsambridge)의 북한선교학교도 2011년 이후 5회를 거치며 180여 명이 수료했다.

북한교회세우기연합(www.nkchurch.com)의 북한선교전문대학원은 실제 대학원 커리큘럼과 같이 15주 4학기 과정으로, 2009년부터 지금까지 총 23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평화한국(www.peacecorea.org)이 운영하는 평화와통일아카데미는 교육을 요청하는 곳에 찾아가 진행하며, 작년 하반기 수원CCC, 한국성서대학교와 공동 진행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교단은 장로회신학대학교 남북한평화신학연구소와 공동으로 15주 과정의 통일선교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오픈도어선교회(www.opendoors.or.kr)가 2012년부터 시작한 북한선교학교는 사역자, 기도동역자 발굴을 위해 매년 3학기(1학기 6주) 과정으로 진행한다.

북한선교연구소는 "통일교육의 성격은 크게 '성도들의 북한 이해와 통일 준비를 돕는 것'과 '북한선교사 양성' 등 두 가지 측면이 있다"며 "주로 대형교회와 기독NGO들은 전자에, 선교단체들은 후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대형교회 및 탈북 사역에 관심 있는 교회, 대형기도원들이 자체적으로 북한선교훈련과 통일교육, 수련회 강의, 기도회 등을 진행한다.

선교 사명 가진 검증된 북한전문가 손에 꼽을 정도

연구소는 "2000년대 이후 커리큘럼을 갖춘 북한선교훈련들이 생겨나 일반인과 비교해 기독교인들에게 더 많은 통일교육의 기회가 주어지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교회 북한선교훈련과 통일교육은 몇몇 한계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전문적 지식과 영성을 모두 갖춘 검증된 강사진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것이다.

연구소 측은 "한국교회 내 기독교인 북한전문가나 북한에 관심 있는 목회자는 많지만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자유롭게 강의할 수 있으면서도 선교적 사명을 가진 북한전문가는 적다"고 말했다. 소수의 강사들이 한국교회 내 다양한 훈련들을 커버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서 커리큘럼의 한계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북한선교연구소는 "평화한국의 평화와통일아카데미는 일부 강사를 비기독교인으로까지 확대하면서 다양한 강사와 커리큘럼 진행이 가능해졌다"며 "최근 신학교 커리큘럼에도 북한선교를 넣자는 의견은 목회자들의 통일 인식을 위해 좋은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연구소는 "북한선교 전문가 양성을 위해 북한선교 학위과정을 개설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선교대학원에서는 북한선교 석사과정이 마련돼 있다.

수도권 집중 및 지방 소외 현상 심각

타 선교훈련들과 마찬가지로 북한선교훈련 역시 서울 등 수도권 지역에만 집중적으로 개설되는 현실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연구소는 "전국적 조직을 갖추지 않은 단체의 경우 훈련 담당자가 지방까지 매번 내려가기 어렵고, 훈련생 모집, 강사 초빙, 예산 확보 등에도 어려움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방의 성도들이 북한선교에 대해 교육받고 싶어도 받지 못하거나, 많은 비용을 들여 교육받기도 한다.

연구소는 "작년 오픈도어 북한선교학교에도 충청도, 전라도에서 온 훈련생들이 있었다"며 "지방 거주 성도들의 통일교육 문제는 지방 대형교회들이 나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일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지방 노회, 연합회 차원의 통일교육이나 헌신된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도 통일교육이 개최될 수 있다"며 "단 이 경우 전문가 혹은 전문기관에 구체적 자문을 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념 갈등 문제는 오랜 과제

연구소는 "분단 상황에서 북한 문제만큼 보수 진영과 진보 진영의 이념 갈등이 심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공식적으로 뚜렷한 이념적 정체성을 표방한 단체가 아닌 이상 어떤 단체든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중립적 입장을 가지려고 노력할 것"이라며 "그러나 각 단체마다 어느 하나의 이념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중립을 유지하기 위해 진보와 보수의 상반된 견해를 가진 강사를 세우는 것은 피해야 한다"며 "이 경우 참석자들은 두 강의를 비교하며 중심을 잡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혼란에 빠질 수 있고, 대부분 자신의 기존 입장을 바꾸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오픈도어도 작년 실제로 진보, 보수 양 측의 강사를 초청했지만 결과가 성공적이지 못했다는 자체 결론을 내렸다. 연구소는 "또 북한에 관심이 많은 이들일수록 이념적 성향을 지니는 경우가 많다"며 "참석자들은 생각이 다르다고 강사를 비판하기 보단 강사의 권위를 인정하고, 다른 의견을 한번쯤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헌신 원하는 수료자 위한 사후 관리 필요

마지막으로 훈련 수료자에 대한 후속 조치와 사후 관리가 요청되고 있다. 연구소는 "북한선교학교의 일차적 목표는 북한을 공부하는 것인데, 상당수 수료자는 북한을 위해 헌신할 각오로 선교학교를 찾는다"며 "주최측은 이들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특히 대북사역NGO, 선교단체 등 사역단체의 경우 교육 연장 차원에서라도 수료자들이 배운 지식을 적용할 수 있도록 부분적이나마 사역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소는 "사역단체 외 기관에서도 수료자들이 사역단체와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실제 북한사역 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픈도어선교회는 북한선교훈련의 지방 소외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고양파주모임과 공동으로 2014 북한선교학교를 4월부터 일산장로교회 교육관에서 진행한다. 쥬빌리통일구국기도회 고양파주모임 공동운영위원 류평립 목사는 "정치, 군사 등 일방적 흡수 통일이나 인위적 통일이 되지 않기 위해선 이 땅의 하나님의 백성이 북한 사람을 끌어안는 준비된 마음이 필요하다"며 "통일 의식의 저변 확대를 위해 고민하던 중 오픈도어와 함께 통일선교학교를 개설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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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교육 #북한선교훈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