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래식 음악회에 가면 다 머리가 백발이다. 젊은이들은 입장료 일 이십 만원을 내고 팝가수 콘서트 장에 가서 열광한다. 이런 젊은이들이 교회를 채우고 있는데 옛날 방식으로 예배를 드리고 찬양을 한다면 그들이 얼마나 공감할까? 기성교인들은 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저녁 미국 월드미션대학이 개교 25주년을 맞아 개최한 예배 음악 심포지엄에 발제한 이기선 교수의 말이다.

발제를 하고 있는 이기선(왼쪽) 교수와 정유성 목사.   ©기독일보

대중음악의 교회의 수용에 대한 논의는 오랫동안 이루어져 왔다. 그럼에도 미국 내 한인교회 중에는 이에 대한 방향성이 올바로 정립되지 못한 채 여전히 갈등과 혼선을 빚고 있는 교회들이 존재한다. 이 갈등을 정리하고 교회 음악이 나아가야 할 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월드미션대학은 '오늘날 한국과 미주한인 교회 예배 음악의 현주소, 그리고 미래'라는 제목으로 제3회 예배음악 심포지엄을 이날 열었다.

첫번째 발제를 맡은 이기선 교수는 열린 예배의 형태가 확산되고 대중음악이 교회 음악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한국교회 예배음악의 현주소'에 대해 설명했다. 줄리아드, 애리조나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현재 총신대학교 교회음악과 교수로 재직하며 대구 시립 합창단, 율 쳄버 콰이어 오케스트라에서 지휘를 맡고, 서울 사랑의 교회 음악 감독으로 활동 중이다. 전국 대학합창연합회 회장, 전국 시립합창단 연합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이 교수는 K-Pop 열풍 및 뮤지컬 확산을 지적하며 교회가 이런 흐름을 알고 기민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중음악이 젊은이들의 우상이다. 클래식 음악은 경쟁력이 점점 줄어드나 CCM은 경쟁력이 커지고 있다"며 그들의 문화적 요구를 받아들이며 기성 교인들과의 갈등과 충돌을 최소화하기 위해 예배를 '찬양이 배제된 정통 예배', '찬양을 포함한 정통 예배', '열린 예배 형식'의 세가지 형태로 구분해 드릴 것을 제안했다.

또 "한국 교회 내 성가대의 역할이 축소, 위축되고 찬양팀(Praise Band)이 확산되고 역할이 증대되고 있다"고 이 교수는 설명하고 "한국교회가 미국교회의 흐름을 따라가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에 서로를 적대시하기보다는 다양한 형태가 공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번째 '미주 한인교회 예배음악의 현주소, 그리고 미래'의 발제를 맡은 정유성 목사는 먼저 현대 예배의 신학적 배경을 논했다. 얼바인 베델한인교회에서 찬양사역을 하는 정 목사는 한국 광림교회에서 '유다지파'와 '부흥한국' 사역을 했고 미국에서는 '화요 찬양 모임'과 '북미주 KOSTA'를 섬겼다. 현재 LA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을 중심으로, 예배 공동체 워시퍼스와 베델 한인 교회 얼라이브 워십팀이 함께 하는 월간 찬양 예배 '프뉴마 워십'의 대표로 섬기고 있다.

정 목사는 "현대 예배의 흐름이 '성가대와 오케스트라, 파이프 오르간과 피아노'로 구성됐던 예배 형식이 '현대적 감각의 찬양단, 밴드, 신디사이저'로 대체되고 있다"며 레이스 앤더슨를 비롯한 논자들의 현대 예배에 관한 논의를 소개했다.

그는 앤더슨의 논의를 바탕으로 "예배의 틀과 형식 속에 시대와 사람과 문화까지 모두 끼워 맞추는 예배가 아니라 하나님과 회중이 가장 편하게 호흡할 수 있는 박자와 리듬으로 이루어진 예배를 드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대 예배가 등장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예배학자 베네딕트와 밀러의 논의를 제시하며 현대 예배를 "동시대적인 사람들의 문화와 시대적인 요청에 민감하게 반응하되 기독교의 진리를 양보하지 않고 최선의 문화적 도구와 제재를 사용하는 예배"로 정의했다.

그는 미국 내 한인교회의 예배 현황을 짚어본 후 악기 사용 및 장르 활용의 문제를 화두로 삼았다. 그는 시편에서 그 당시 사용되던 모든 악기가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 사용되었다는 사실로 비추어 보아 "지금 이 시대에 사용되는 모든 악기도 하나님을 찬양하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보수적인 교회에서 꽹과리, 장구, 징, 북을 들고 굿거리 장단으로 찬양을 해서 문제가 된 경우를 제시하며 이와 같은 갈등과 혼란으로부터 한인교회 역시 자유롭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악기는 가치 중립적이며 장르도 효과적인 도구 역할을 할 수 있기에 악기나 장르는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보다 '누가 사용하는가', '악기들 간의 균형과 조화가 이루어지고 있는가', '사용에 있어 특별히 주의해야 할 악기가 있는가'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요리를 할 때도 다양한 도구가 존재하지만 그 중 조심히 다뤄야 하는 도구가 있듯,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서 사용해야 하는 악기가 존재한다. 전자 기타의 디스토션 사운드(전자 기타에서 발생하는 묵직하고 일그러진 소리 등 록 음악의 표현 방식 중 일부)처럼 거칠고 강한 소리, 색소폰처럼 자유로운 음계를 내는 악기, 트로트 음악의 기교 등은 예배에 방해가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 목사는 교회음악이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담임목회자가 이런 변화를 인식하고 변화를 수용해 줘야 한다"며 이에 대한 지원과 동참이 이뤄줘야 한다고 말했고, 또 "예배 음악 전문사역자를 발굴하고 훈련하고 지원해 줄 수 있는 환경과 예배 음악가와 담임목회자 간의 자유로운 대화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발표 이후 월드미션대 음악과 윤임상 교수의 사회로 토의가 이어졌다. 토의에서는 찬송가 사용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과 특정 장르와 악기 사용에 있어서의 한계, 국악과의 접목, 현대음악과 클래식음악의 균형 문제가 제기됐다.

다음은 토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3일(현지시각) 저녁 미국 월드미션대학이 개교 25주년을 맞아 예배 음악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월드미션대

질문: 교회 음악의 방향, 왜 우리는 찬송가를 사용하려 하지 않는가? 왜 600여 곡의 찬송을 교회에서 가르치지 않으려 하는가?

이기선 교수 : 제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도 그런 부분이다. 저 같은 경우는 퇴장할 때 찬양가를 부른다. 제가 고집스럽게 찬송가를 하는 이유는 그 찬송가는 수백 년을 지나오면서 도태되고 살아남은 보고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찬송가를 어릴 때부터 불러왔던 사람들에겐 익숙하나 젊은이들에겐 익숙하지 않고 그래서 부르지 않는다. 젊은이들이 부르지 않으니 자연히 교회도 찬송가를 부르지 않게 된다. 제가 생각하기에 이는 편향된 자세이기에 교회 음악인들이 두 가지를 공존시켰으면 좋겠다. 찬송가 중에 요새 부르기 어려운 것도 꽤 있다. 그런 곡을 제외하고 요새도 공감할 수 있는 곡을 발굴해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유성 목사: 저는 작곡을 하는데, 찬송가 가사의 근처도 못간다. 찬송가 가사는 깊이가 있지만 그대로 부르면 젊은 세대에게 접근하기 어렵다. 저 개인적으로는 찬송가의 기본 내용과 멜로디와 화성은 바꾸지 않은 채 편곡을 해서 매주 한 두 곡 이상 예배 시간에 찬송가를 부르려 애쓰고 있다.

윤임상 교수: 1월에 크리스천 밴드 공연을 보러 갔다. 한 파트를 찬송가를 편곡해서 연주를 하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런 방법으로라도 찬송을 계속 보급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질문 : 음식을 만들 때 음식 조리법이 있듯..음악에 대한 얘기를 했다. 거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겼다. 만약 트로트에 상당히 익숙한 회중이 찬송가의 가사를 트로트적인 형태로 찬양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을까?

정유성 목사: 찬양은 나와 하나님의 관계다. 그 음악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가 건전한 이미지가 아니기 때문에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예를 들어 미국 교회가 컨츄리 음악을 예배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듯 음악적 시도에 있어서 트로트 같은 음악도 균형과 조화 안에서 예배 안으로 가지고 들어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사만 바꿔서 트로트의 형태로 부르는 것은 반대한다.

윤임상 교수: 오늘 발제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여러 공감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2천 여 년의 역사를 볼 때, 음악은 분명히 계속 변했다. 그러나 아직도 현실을 거부하는 분들이 아직도 계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원칙은 제시해 주셨지만 방법적인 면은 자유의지에 맡기셨다. 그러나 오늘날 원칙은 제쳐두고 방법적인 면을 놓고 싸움을 하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13일(현지시각) 저녁 미국 월드미션대학이 개교 25주년을 맞아 열린 예배 음악 심포지엄 후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기독일보

질문: 국악과 교회음악과의 접목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기선 교수: 국악인들 중에 크리스천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국악의 리듬, 방법, 창법이 실제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전통 교회음악인들 가운데 이를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굿거리장단 같은 경우 리듬이 자극적이기 때문에 복음적인 가사를 붙여도 교회 음악으로 부적합하다고 해서 굉장히 반대하는 반응도 많다. 그런데 지금은 국악도 약간 형태를 변형해서 교회음악과 접목해 많이 사용되고 있다. 국악기 중 태평소는 다루기가 쉽지 않다. 아쟁을 접목해서 한 경우가 있었는데 매우 독특한 효과를 냈다. 앞으로 국악도 변화된 형태로 많이 사용될 것이라 생각한다.

교회가 새로운 음악장르나 악기를 사용하는데 있어서, 음악의 무서운 점을 알고 어느 정도 한계를 설정해야 한다. 예를 들어 크리스천 하드락이 많이 나왔던 때가 있다. 한 때 미국을 휩쓸다가 소멸되면서 워십송들이 일어나게 된 원인 중의 하나는 어느 데시벨 이상 감당할 수 없게 큰 소리는 우리 이성을 마비시키고 충동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 결과 워십송이라는 형태로 변하게 되었다. 이 예만 보더라도 어떤 음악 장르이든 악기이든 도를 넘지 않도록 균형이 필요하다. 꽹과리 소리라든지 예배에 방해가 되는 소리는 제외하고 사용한다면 긍정적인 효과를 거두리라 생각한다.

질문: 미국교회의 경우 한 사람의 리더를 중심으로 오케스트라와 밴드가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은 클래식음악가들과 CCM사역자들이 함께 하는 분위기가 잘 조성되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과 대중음악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사역자를 배출해 내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기선 교수: 10년 전부터 그 문제를 놓고 고민해왔다. 두 가지를 아우르기 위해서는 두 분야를 다 공부해야 한다. 한 사람이 두 분야를 다 다룰 수 있으면 좋지만 그런 인력은 제한되어 있다. 우리 교회는 CCM 사역자에게 리더십이 있으나 상황에 따라서 유동성 있게 대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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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미션대학교 #예배음악심포지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