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21 그러면 율법이 하나님의 약속들과 반대되는 것이냐 결코 그럴 수 없느니라 만일 능히 살게 하는 율법을 주셨더라면 의가 반드시 율법으로 말미암았으리라
22 그러나 성경이 모든 것을 죄 아래에 가두었으니 이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는 약속을 믿는 자들에게 주려 함이라
23 믿음이 오기 전에 우리는 율법 아래에 매인 바 되고 계시될 믿음의 때까지 갇혔느니라
26 너희가 다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의 아들이 되었으니
27 누구든지 그리스도와 합하기 위하여 세례를 받은 자는 그리스도로 옷 입었느니라

갇힌 자의 궁극적 소원은 '자유'이다. 갇힘의 고통없이 자유의 절박함도 없다.
모든 사람은 상황에 갇혀 있고, 자기 자신안에 갇혀 있다.
상황의 자유는 문제로부터의 자유이며, 존재의 자유는 '나'로부터의 자유이다.

태초에, 창조된 인간은 하나님안에서 '자유자'로 존재하였다.
하나님 안에서 '나'를 의식하지 않으며, 하나님이 만드신 세상을 다스리고 돌보는 자였다.
그래서 하나님안에서 자유자이자, 동시에 세상안에서 청지기로 사는 것.
이것이 하나님이 창조하신 인간의 실존이다.

타락한 이후 인간이 상실한 것은 '상황의 자유'가 아닌, '존재의 자유'였다.
'하나님같이 되고자'하는 본성은 인간 스스로 주체가 되어 살게 하는 것으로, 이는 하나님과 분리된 분명한 증거이다.
하나님 안에서만 자유자로만 살 수 있는 인간은, 타락이후 하나님으로부터 자유했으나, 실상은 하나님 밖에서 갇힌 자가로 존재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타락한 인간의 궁극적인 목마름은 자신(나)로부터 자유이며, 다시 하나님 안에서 자유자로 사는 것에 대한 목마름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갇힌 자를 자유케 하는 기쁜 소식이다(눅 4:18).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이 주신 자유는 상황의 자유가 아닌 존재의 자유이다.
예수님이 포로된 자를 자유케 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실 때에 유대인들이 반발한 것은 '존재의 자유'에 무지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하나님 밖에서 갇힌 자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함께 죽은 십자가이다(고후 5:14, 갈 2:20).
십자가 사건, 이 하나님의 은혜의 사건에 나 자신도 함께 연합되어 죽었음을 성령의 계시로 깨달을 때, 하나님 없이 갇힌 자로 살았던 나는 자유자가 된다.

바울 사도는 모든 인간은 이 복음을 깨닫기 전까지는 죄에 갇힌 자요, 율법에 갇힌 자라고 증거한다(22, 23절).

성경은 온 세상이 죄에 갇혀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22절).
(갇힌 자를 자유케 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이 믿음이 오기전에는 우리가 율법에 갇혀 있었습니다(23절).

죄에 갇혀 있고, 율법에 갇혀 있는 모든 사람의 실존, 이것은 성경만이 알려주는 진실이다.
어떤 의미에서 하나님을 떠난 인간은 하나님으로부터 자유하여, 자기가 원하는대로, 자기가 좋은대로 살아가는 자유자로 자처한다(사 53:6/ 자기 길로 갔더니, 사 21:23/ 자기 보기에 좋은대로).

하나님을 떠나 자유자를 자처하며 사는 것은 마치 수족관의 물고기가 수족관을 뛰쳐나가 '나는 이제 자유하다'고 외치는 것과 같다.
이는 스스로 속는 것이며, 어리석은 것이며, 하나님앞에서는 죄악이다(사 53:6).
그리고 모든 인간은 저 내면 깊은 곳에 하나님 안에서 자유를 찾는 갈망이 있다.
이 갈망은 '내가 왜 사는가'라는 존재질문이며, 이 때가 바로 자신에게 가장 진실해질 때이다.

성경은 진실한 증거이며, 존재질문에 대한 진실한 응답이다.
성경은 진실하게 존재질문을 하는 자에게 '너는 죄에 갇힌 자이며, 율법에 갇힌 자'라고 응답하는 것이다.
이 응답을 진실히 받아들인 자는 하나님 안의 자유, 궁극적 자유, 존재의 자유를 사모한다.

'율법에 갇힌 자'란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한계를 발견한 자이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자신의 힘으로 살수 없음을 절실히 깨닫는 자이다.
'죄에 갇힌 자'란 자신의 힘으로 죄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나는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존재'임을 발견한 자이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정직한 자들이다.
성경은 이렇게 모든 인간을 존재의 정직함 앞에서 서게 한다.

율법에 갇히고, 죄에 갇힌 인생들에게 자유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온다.
율법을 온전히 지킬 수 없는 나, 생의 한계앞에 절박한 나, 죄를 지을 수 밖에 없는 나, 예수 그리스도께서 그런 나를 대신하여 십자자에서 죽으셨고, 나도 그와 함께 죽었다는 사실을 믿음으로 받아들인 자, 그는 율법과 죄로부터 자유케 된 자이다.

죄에 갇히고 율법에 갇혀 있는 존재의 발견, 그로 인한 깊은 탄식,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자유케 된 자, 바울의 고백은 다음과 같다.

(롬 7:15) 내가 행하는 것을 내가 알지 못하노니 곧 내가 원하는 것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미워하는 것을 행함이라
(롬 7:18)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
(롬 7:19)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 바 악을 행하는도다

이는 율법에 갇힌 존재의 발견이다. 나는 나의 힘으로 선하게 살수 없는 존재,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존재이다.

(롬 7:20)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
(롬 7:22) 내 속사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즐거워하되
(롬 7:23) 내 지체 속에서 한 다른 법이 내 마음의 법과 싸워 내 지체 속에 있는 죄의 법으로 나를 사로잡는 것을 보는도다

이는 죄에 갇힌 존재의 발견이다.
죄에 갇혀 있고, 율법에 갇혀 있는 존재를 정직하게 발견한 자의 탄식은 이 땅에서 경험하는 최후의 절망이다.

(롬 7:24)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
아.. 나는 비참한 존재로다!
바울은 가진 것이 없어서도 아니요, 명망이 없어서도 아니요, 도덕적으로 파산된 자도 아니다. 그는 성경이 증거하는 존재앞에 정직했을 뿐이다.

그렇다.
자신이 죄에 갇힌 자요, 율법에 갇힌 자임을 대면하는 자는 '오호라 나는 비참한 존재로다'라고 탄식하지 않을수 없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은 교리적 동의도 아니며, 싸구려 선물도 아니다.

바울처럼 성경이 증거하는 자신의 존재와 정직하게 맞닥뜨리는 것이다.
죄에 갇힌 자, 율법에 갇힌 자를 발견하고, 비참한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는 것이다(욥 42:6).
그 때에 비로소 비참한 존재인 자신을 대신해서 비참하게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만난다.

바울에게 임한 구원의 사건은 우리 모두에게도 동일하게 경험된다.
나 역시 죄에 갇힌 자요, 율법에 갇힌 자로서 비참한 존재로 발견되었을때 비로소 십자가 죽음을 계시로 깨닫게 되었다.
그는 더이상 '하나님을 떠나 자유자'로 자처해온 '자신'에게 머물지 않는다.
그 즉시, 자신을 버리고 예수 그리스도께로 나아간다.

(롬 7:25)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감사하리로다 그런즉 내 자신이 마음으로는 하나님의 법을 육신으로는 죄의 법을 섬기노라"
(롬 8:1)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나니
(롬 8:2)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

바울은 예수 그리스도안에서 갇힌 자에서 자유자가 되었음을 선포하고 노래한다.
이것이 죄와 율법에 갇힌 자가 궁극적 자유, 존재의 자유에 이르는 믿음의 길이다.
이 길에 들어선 자는 더이상 죄와 율법에 갇힌 자가 아니다(롬 7:25).

그런데 갈라디아 교인들은 다시 갇힌 자로 돌아가려 한다.
내 힘으로 하나님을 믿고, 내 힘으로 살아야 한다는 가르침에 미혹되어 스스로 갇힌 자가 되려 한 것이다.

여기 갈라디아 성도들의 신앙 현실은 오랫동안 나의 신앙 현실이 되었었다.
나는 수년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었음을 깨닫고 자유하였다.
그러나 근 7년 가까이 갈라디아 교인들처럼 다시 '나'를 인식하고, '나의 힘으로' 살며, 사역해온 갇힌 자로 살았다. 복음의 진리대로 행동하지 않았으며, 이 믿음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갇힌 자가 되어 산 것이었다.

작년 4월, 심판이 마땅한 나의 삶과 사역에 심판이 임했고, 그리스도와의 연합이 실제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나를 의식하고, 나를 주목하고, 내 힘으로 살며, 내 상황에 반응하면 하시라도 갇힌 자가 되고 만다. 나에게 갇힌 자, 상황에 갇힌 자, 죄에 갇힌 자가 되고 마는 것이다.

매 순간 나의 연약함을 경험하고 자백하곤 한다.
지속적 승리, 궁극적 승리는 과연 어디에 있을까?
이 아침, 수시로 갇힐 수 밖에 없는 현실속에서 낙심하고 좌절하는 나에게 하나님이 찾아오신다. 그리고 말씀이 계시로 인해 (하나님의) 존재가 된다.

"여러분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을 통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와 연합하였으며, 그리스도로 옷입었습니다"(갈 3:26-27).

바로 이것이 내가 살 길이요, 갇힌 자에서 해방된 자유자로 사는 길이다.
내 존재를 가리기 위해 내가 만든 무화과 잎, 싸구려, 헛되고 무익한 것들을 벗어버리고, 하나님이 아들의 생명을 값으로 치르시고 지어주신 그리스도의 옷을 입는다.
그리고 다시 존재의 자유를 가져온 복음의 노래를 부른다. 할렐루야!

♦묵상 기도

아버지.
아버지께서 아들을 보내사 나를 살리셨습니다.
죄에 갇힌 자, 율법에 갇힌 나를 건져내셨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수시로 나를 의식하고, 나를 주목하고, 내 상황에 반응하곤 합니다.
그래서 무화과 잎사귀로 치마를 만들고, 그것으로 가리는 옛 사람의 습성이 나오곤 합니다.

이 아침, 다시 복음으로 새롭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니, 오직 하나님이 지으신 그리스도로 옷입고,
하나님 안에서 자유자로 살게 하소서.

십자가에서 연합되어 죽은 나를 늘 자각하며,
나는 죽었으니 오직 하나님을 향해서만 산 자로 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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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말씀묵상선교회 #서형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