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전 안전성 문제가 벌어졌던 정로환에 아직도 발암성 물질을 사용하는 있는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건강사회를위한 약사회(건약)와 동성제약에 따르면 현재 정로환 주원료는 나무 방부제나 살충제로 쓰이는 폐놀계 성분인 크레오소트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동성제약측은 당초 문제가 됐었던 크레오소트의 원료 변경 의사를 비쳤음에도,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자 원료 변경은 3년째 감감무소식이다.

◇ 지사제 정로환은 어떤 약?

정로환은 러일전쟁 당시 일본이 자국군의 설사병을 막기 위해 만들었던 지사제다. 당시 일본은 '러시아를 정벌한다는 의미로 정로환(征露丸)아라 이름을 지었다.

한국에서는 정로환(正露丸)이라는 이름으로 다이코신약에서 동성제약이 1970년대에 수입해 40여년 가까이 국내 소비자로부터 사랑받고 있다.

당시 故 이선규 회장이 정로환 기술 전수에 있어 직접 손을 쓸 정도로 동성제약이 중견제약사로 자리 잡기까지 토대를 마련해 줬다.

그러나 너무 유명해진 나머지 지난 1999년 법원으로부터 정로환은 '보통명사'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이에 다른 제약사도 제품 이름을 쓸 수 있는 계기가 돼 현재 정로환을 시판 중인 회사는 동성제약을 비롯한 5개 제약사다.

◇ 크레오소트에 함유된 '크레졸'…미 EPA 지정 발암성물질

정로환의 주성분은 '크레오소트(Creisote)'와 진피, 황련, 향부자, 감초 등으로 구성된 한약제제다.

그 중 목재를 태워 만드는 크레오소트는 크레졸(Cresol), 페놀, 탕화수소 등을 주성분으로 하는 페놀계 화합물의 혼합물이다.

크레졸은 미국 환경보건청(EPA)에서 지정한 발암성물질로 섭취 시 심각한 위장관 손상과 심지어 사망까지 초래할 수 있다.

크레졸의 최소위해수준(MRL)은 0.1mg/kg/day(65kg 성인기준)로 정로환을 용법대로 복용 시 크레졸 MRL을 7~10배 정도 초과할 수 있다고 건약측은 설명했다.

이러한 이유로 유럽연합(EU) 역시 독성, 부식성으로 분류했다.

건약 백용욱 사무국장은 "크레오소트는 정상세포도 사멸시키는 강력한 살균제"라며 "지사제의 경우 크레오소트를 대체할 수 있는 탑닌산염 같은 성분들이 있음에도 교체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원료 바꾸겠다더니"…제약사 3년째 '묵묵부답'

동성제약은 건약이 정로환에 대한 안전성 문제를 지적하자, 2011년 성분 교체 의사를 내비쳤다가 유야무야 넘어갔다.

그러는 동안 정로환의 안전성 여부를 검토한 식약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2011년 7월 허가사항의 일부 내용을 추가ㆍ변경하는 선에서 그쳤다.

여러 문헌을 재검토 한 결과 크레졸에 대한 자료가 없어 판단이 힘들고 정로환이 타 지사제에 비해 효과가 빠르다는 이유에서다.

백 사무국장은 "해외에서는 (크레졸과 같은)독성물질을 가지고 약표평가를 하지 않으니 관련 임상 데이터가 없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성제약 A모 관계자는 "성분을 크레오소트를 대체할 수 있는 타성분으로 바꾸면 (정로환)제품 자체를 바꿔야 한다"며 "앞으로 이를 보완할 수 있도록 개발할 예정이니 지켜 봐 달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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