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반젤리칼(evangelical)과 에큐메니칼(ecumenical)은 오른손과 왼손처럼 서로 강조점이 다릅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는 새의 두 날개처럼 이 두 가지를 균형 있게 붙드는 '중용의 정책'을 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신학적 내용으로는 전도에 우선성을 두는 로잔정신을 강조하는 면도 있지만, 선교현장에서 중복투자를 배제하고 통일성 있는 선교를 추구하여 건전한 선교지 교회를 강화시키기 위해 에큐메니칼 정신을 좀 더 적용시키고 이를 성숙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세계선교회 사무총장 한정국 목사   ©이지희 기자

한정국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사무총장은 최근 올해 사업보고 및 내년 사업계획안을 보고하는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선교계는 에반젤리칼 진영과 에큐메니칼 진영이 모두 KWMA의 우산 아래 들어와 있으며 21세기 들어 세계적인 추세도 에반젤리칼과 에큐메니칼이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로잔대회 선교문서도 사회 참여에 적극적이고 교회의 연합과 일치에 강조점을 두어 WCC(세계교회협의회)와 많이 가까워졌다"며 "지난달 32년 만에 발표된 WCC 선교선언도 복음주의와 많이 가까워져 있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그럼에도 WCC에서 말하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는 복음과 전도에 강조를 두고 있는 로잔 진영과 세계복음주의연맹(WEA) 같은 에반젤리칼 진영과 달리 전도와 사회 봉사, 환경, 인권 운동 등을 모두 선교로 본다는 차이점이 있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에반젤리칼 진영은 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하면서, 타문화권 선교지에서 선교사가 복음 전도를 가장 우선시하며, 믿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 그리스도인으로서 거듭나지 못하고 구원의 확신이 없는 명목적 그리스도인들도 전도 대상에 포함시킨다"고 설명했다.

그는 1971년 아프리카에서 선교사, 선교비, 선교단체의 도움을 받지 않고 아프리카 교회가 스스로 사역할 수 있도록 외부 도움을 유예하자는 선교 모라토리움(moratorium, 선교유예)을 처음 시행하고, 1973년 WCC 방콕 선교대회에서 선교 모라토리움(선교국이 선교비, 선교사 보내기를 중단)이 선언된 후 세계 선교 역량이 약화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동부 아프리카장로교의 성장 등 긍정적 효과도 분명히 있었지만, 많은 서양 선교사들이 본국으로 돌아간 이후 기대대로 아프리카 교회들이 자립, 자전, 자치를 하지 못했고 이들의 선교 열정이 식었으며 선교사들이 필요한데도 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겼다"며 "이는 WCC도 인정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정국 사무총장은 "우리는 양극단을 아우르는 '중용의 미'를 추구하고 있다"며 "신학적으로는 로잔 정신을 따라 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하지만, 궁극적으로 선교지에 건전한 교회를 세우기 위해 양자를 균형 있게 취하는 것을 정책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나아가 교세 감소, 분열 등으로 어려운 한국교회의 현실에 대해 그는 "한국선교의 모판이 되는 한국교회가 개혁이 아닌 변혁을 통해 한국사회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도록 선교계가 적극 협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1천2백만 성도가 8백만으로 줄었다고 하는 이 때 한국교회는 하향 추세이지만, 과거 미국, 영국 교회가 하향 추세에서도 선교가 당분간 성장, 성숙했던 것처럼 한국선교계도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2012년 1천5백여 명의 선교사를 추가로 파송한 데 이어 올해도 1천여 명 이상이 파송된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학생, 청년 선교 헌신자들은 줄고 있지만 은퇴 후 실버선교사로 헌신하거나 신학생들이 해외 선교사로 상당수 헌신하면서 전체적인 선교사 수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사무총장은 "한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해외 한인교회들도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수년 내 선교계도 포화점에 도달할 때를 대비해 질적 성숙과 자신학과 자선교학 창출, 은퇴 없는 선교사, 각국에 한국형 양화진 묘 마련 등 창조적 선교시스템 개척 등에 힘써 세계복음화에 칭찬받는 한국선교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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