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프로배구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의 경기에서 오심이 제기됐다.

지난 26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러시앤캐시의 NH농협 2013~201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첫 경기는 대한항공이 3-0(25-22 25-23 56-54)으로 이겼다.

3세트 40-40 상황에서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이 경고를 받았다. 앞서 2세트에는 같은 팀 곽승석이 17-14에서 팀 동료 권혁모의 블로킹 터치넷 범실이 아니라고 항의하는 과정에서 경고를 한 차례 받은 바 있다.

대한항공의 경고 누적에 따라 러시앤캐시에 1점을 주는 것이 옳았지만 경기는 그대로 진행됐다. 이어진 공격권에서 대한항공 마이클의 후위 공격이 범실로 그친 것을 감안할 때 러시앤캐시가 42-40으로 3세트를 얻고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다.

국제배구연맹(FIVB) 배구 규칙 21조 4-2항(불법행위 제재의 적용)에는 같은 경기에서 동일 팀원에 의한 불법행위의 반복은 점진적으로 제재가 누적된다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아무도 정확한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채 경기는 대한항공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주심이 심각한 오심을 범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당시 주심을 맡았던 이재선 심판은 "명백한 오심은 아니다"면서도 "룰과 관련해서 정확히 따지고 들자면 잘못됐을 수도 있다"고 잘못을 부분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퇴장을 줄 수도 있었지만 양팀이 40-40으로 명승부를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심판 가이드라인을 보면 '심판의 규칙 적용은 기계적이 아니라 운용의 묘를 살려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하고 있다"며 "경기 운용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판단이었을 뿐 그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후회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황명석 심판위원장은 "이재선 주심이 융통성을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점수를 안 주려면 곧바로 감독에게 퇴장 명령을 내렸어야 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판정은 심판의 고유권한이니 뭐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러시앤캐시 김세진 감독은 "경기 당시 서태원 심판감독관에게 옐로카드만 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 따졌지만 묵과됐다"며 "정확한 규정을 알고 지적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잘 추스려서 다음 경기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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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프로배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