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1 저녁 때에 그 두 천사가 소돔에 이르니 마침 롯이 소돔 성문에 앉아 있다가 그들을 보고 일어나 영접하고 땅에 엎드려 절하며
2 이르되 내 주여 돌이켜 종의 집으로 들어와 발을 씻고 주무시고 일찍이 일어나 갈 길을 가소서 그들이 이르되 아니라 우리가 거리에서 밤을 새우리라
3 롯이 간청하매 그제서야 돌이켜 그 집으로 들어오는지라 롯이 그들을 위하여 식탁을 베풀고 무교병을 구우니 그들이 먹으니라
4 그들이 눕기 전에 그 성 사람 곧 소돔 백성들이 노소를 막론하고 원근에서 다 모여 그 집을 에워싸고
5 롯을 부르고 그에게 이르되 오늘 밤에 네게 온 사람들이 어디 있느냐 이끌어 내라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
6 롯이 문 밖의 무리에게로 나가서 뒤로 문을 닫고
7 이르되 청하노니 내 형제들아 이런 악을 행하지 말라
8 내게 남자를 가까이 하지 아니한 두 딸이 있노라 청하건대 내가 그들을 너희에게로 이끌어 내리니 너희 눈에 좋을 대로 그들에게 행하고 이 사람들은 내 집에 들어왔은즉 이 사람들에게는 아무 일도 저지르지 말라
9 그들이 이르되 너는 물러나라 또 이르되 이 자가 들어와서 거류하면서 우리의 법관이 되려 하는도다 이제 우리가 그들보다 너를 더 해하리라 하고 롯을 밀치며 가까이 가서 그 문을 부수려고 하는지라
10 그 사람들이 손을 내밀어 롯을 집으로 끌어들이고 문을 닫고
11 문 밖의 무리를 대소를 막론하고 그 눈을 어둡게 하니 그들이 문을 찾느라고 헤매었더라
12 그 사람들이 롯에게 이르되 이 외에 네게 속한 자가 또 있느냐 네 사위나 자녀나 성 중에 네게 속한 자들을 다 성 밖으로 이끌어 내라
13 그들에 대한 부르짖음이 여호와 앞에 크므로 여호와께서 이 곳을 멸하시려고 우리를 보내셨나니 우리가 멸하리라
14 롯이 나가서 그 딸들과 결혼할 사위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이 성을 멸하실 터이니 너희는 일어나 이 곳에서 떠나라 하되 그의 사위들은 농담으로 여겼더라

아브라함을 떠난 두 천사가 저녁에 소돔 성에 도착한다.
아브라함이 거주하던 헤브론에서 사해 부근 소돔까지는 60km에 이른다.
낮에 환대를 받고 저녁에 도착하기에는 불가능한 시간이나 그대로 되어졌다.
이들 천사는 아브라함에게는 자손에 대한 약속을 확증했으나 소돔 성에는 심판을 집행한다.

한편 아브라함을 떠나 소돔에 정착한 롯은 저녁 즈음 성문에 앉아있다.
탑의 형태로 된 성문은 낮 동안에는 재판이 열리고 장이 선다.
당시 성문은 주로 지역 유지들과 장사치들이 진을 지고 있었던 곳이다.
이로 보건대 롯은 소돔 성의 유지가 되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아브라함이 구해준 전쟁 이후에도 여전히 풍요로운 소돔 성을 떠나지 못했다.

롯이 낯선 방문객들을 보자 일어나 영접하고 땅에 엎드려 절한다(1절).
그들은 거리에서 밤을 새우려 했으나 롯이 간청하자 그의 집으로 들어간다(2절).
롯은 그들을 위하여 식탁을 베풀고 무교병을 구워 대접한다(3절).
그런데 그들이 잠자리에 들기전 소돔 백성이 노소를 막론하고 원근에서 모여든다(4절).
이는 과장법으로 비추어지지만 이 도시의 실체를 드러내는 표현이다.
곧 온 도시가 심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롯의 집으로 몰려온 이들은 롯에게 방문객들을 내어놓으라고 한다.
이는 그들과 성관계를 맺기 위함이다(5절; 우리가 그들을 상관하리라).
롯이 문밖의 무리에게로 나가서 뒤로 문을 닫고 이를 저지하며 이런 악을 금하라고 한다(6-7절).
그 대신 남자를 가까이하지 않은 자기의 두 딸을 내어주겠다고 말한다(8절).

당시 풍습을 보면 집에 들어온 손님은 주인이 자신의 생명을 다해서 보호해야 했다.
그렇다고 롯이 자기 딸들을 내어주는 제안은 결코 바람직하지 못하다.
롯은 손님 대접의 신성성을 극단적인 방법으로 지키려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후대 사사기 19장에 나오는 기브아 사람들의 만행에 관한 내용과 흡사하다.

어쨌든 롯의 제안은 거부되고 무리들은 방문객들을 끌어내고자 문을 부수고 난입하고자 한다(9절).
이 때 방문객들이 개입하여 롯을 집안으로 들이고 문을 닫고 문밖의 무리를 눈멀게 한다(10-11절).
방문객들은 그제야 자기들의 정체를 밝히는데, 그들은 소돔을 멸하러 온 하나님의 천사이다(13절).
롯은 자기에게 속한 자, 곧 사위나 자녀나 성중에 속한 모든 자들을 성 밖으로 이끌어낼 것이다(12절).

롯이 나가서 그 딸들과 결혼할 사위들에게 소돔 성이 멸망할 것을 알린다.
그들로 하여금 소돔에서 떠나라고 말한다.
하지만 사위가 될 이들은 롯의 말을 농담으로 여긴다(14절).

롯의 눈에 에덴동산처럼 풍요해보였던 소돔은 실상 죄악이 가득한 땅이다.
본장은 소돔의 죄악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고, 동성연애가 범람했음을 예시하고 있다.
성경 전체를 보면, 소돔의 죄악상이 구체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사야 선지자는 무법상태로(사 1:10), 그들의 언어와 행위가 여호와를 거역하는 것으로 보았다(사 3:8-9).
예레미야 선지자는 간음과 거짓과 악에서 돌이키지 않는 죄악으로 보았다(렘 23:14).
에스겔 선지자는 교만함과 음식물의 풍족함과 태평함, 그러면서도 가난한 자를 외면한 죄악으로 보았다(겔 16:49).
특히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을 보고도 회개치 않은 가버나움의 교만을 소돔의 죄악보다 더 크다고 하셨다(마 11:23-24).
한편 베드로 사도는 소돔의 죄악을 가리켜 무법한 행실이라고 하였다(벧후 2:7-8).

롯은 그곳에 거주하였으나 그들의 죄악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그는 소돔백성들과 구별되어 의로운 삶을 살았으며 그들의 불법한 행실로 인해 마음이 상한 자였다.
이것이 하나님의 사자들이 롯에게 온 목적이기도 하였다.
"무법한 자들의 음란한 행실로 말미암아 고통당하는 의로운 롯을 건지셨으니 (이는 이 의인이 그들 중에 거하여 날마다 저 불법한 행실을 보고 들음으로 그 의로운 심령이 상함이라)"(벧후 2:7-8)

예수 그리스도는 인자의 날을 두고 롯의 때를 비유하셨다.
"또 롯의 때와 같으리니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사고팔고 심고 집을 짓더니 롯이 소돔에서 나가던 날에 하늘로부터 불과 유황이 비 오듯 하여 그들을 멸망시켰느니라. 인자가 나타나는 날에도 이러하리라"(눅 17:28-30).
이 같은 예수 그리스도의 교훈은 그 핵심이 누구를 위해 사느냐에 있다.
"무릇 자기 목숨을 보전하고자 하는 자는 잃을 것이요 잃는 자는 살리라"(눅 17:33).

누가 롯의 인생을 탓하랴!
죄악의 땅이지만 정착하고 성공하고 성문에 앉아 유지가 되었다.
그는 또한 소돔백성과 달리 의로운 자였다.
적어도 음란하고 불법한 행실에 참여하지 않고 도리어 그것을 보며 마음이 상한 자였다.
하지만 그가 당하는 운명은 소돔백성과 더불어 불과 유황으로 진멸당하는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천사들을 그에게 보내시고 그를 소돔에서 구원하신다.

소돔과 고모라보다 더한 죄악 중에 있는 세상이다.
그 가운데에서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면서 롯처럼 사는 인생들이 허다하다.
그들의 신앙목적은 어떻게 하면 자기 인생을 위해 사는 것이냐에 있다.
어찌하면 자식들의 인생까지 책임져주느냐에 있다.

"너희가 이 패역한 세대에서 구원을 받으라"(행 2:40).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은 패역한 세대로부터의 구원이다.
패역한 세대는 다름 아닌 '자기를 위해 사는 세대'이다.
그러므로 자기를 위해 사는 자, 그가 아무리 잘 살고 성공하고 자식이 잘되어도 구원받아야 할 자이다.
그는 여전히 자기 눈에 보기 좋은 대로 살기 때문이다.
약속의 언약에는 외인이요, 하나님이 없는 자이다. 롯의 인생이 그러하였다.

구원은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 후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이다.
그를 믿어 구원받은 자는 하나님의 언약백성이며 말씀을 따라 사는 자이다. 아브라함의 인생처럼 말이다.
그는 죄사함과 생명을 얻으며 그 증거로 좁고 협착한 생명의 길로 간다.
더 이상 자기 인생을 살지 않고 자기를 위해 죽었다가 다시 사신 주를 위해 살아간다(고후 5:14-15).

♦묵상 기도

아버지여...
패역한 세대에서 구원하셨으니 영생을 살게 하소서.
오는 세대를 현재로 사는 부요함으로 이끄소서.
언약 안에 있는 자, 말씀을 따라 가기 원합니다.
다시는 내 인생이 아니라 당신의 인생을 살게 하소서.
내가 원하는 일을 폐하시고 당신이 원하시는 일로 이끄소서.
범사에 나의 원대로 마옵시고 당신의 뜻대로 하옵소서.
내 인생이 끝이 났으니, 내 인생으로 염려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당신 안에서 당신이 정하신 길로 가게 하소서.
한걸음 한걸음 당신과 함께 걷게 하소서. 주와 함께 가는 길 즐거운 길이나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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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말씀묵상선교회 #서형섭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