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말씀

1 여호와께서 마므레의 상수리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아브라함에게 나타나시니라 날이 뜨거울 때에 그가 장막 문에 앉아 있다가
2 눈을 들어 본즉 사람 셋이 맞은편에 서 있는지라 그가 그들을 보자 곧 장막 문에서 달려나가 영접하며 몸을 땅에 굽혀
3 이르되 내 주여 내가 주께 은혜를 입었사오면 원하건대 종을 떠나 지나가지 마시옵고
4 물을 조금 가져오게 하사 당신들의 발을 씻으시고 나무 아래에서 쉬소서
5 내가 떡을 조금 가져오리니 당신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신 후에 지나가소서 당신들이 종에게 오셨음이니이다 그들이 이르되 네 말대로 그리하라
6 아브라함이 급히 장막으로 가서 사라에게 이르되 속히 고운 가루 세 스아를 가져다가 반죽하여 떡을 만들라 하고
7 아브라함이 또 가축 떼 있는 곳으로 달려가서 기름지고 좋은 송아지를 잡아 하인에게 주니 그가 급히 요리한지라
8 아브라함이 엉긴 젖과 우유와 하인이 요리한 송아지를 가져다가 그들 앞에 차려 놓고 나무 아래에 모셔 서매 그들이 먹으니라
9 그들이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네 아내 사라가 어디 있느냐 대답하되 장막에 있나이다
10 그가 이르시되 내년 이맘때 내가 반드시 네게로 돌아오리니 네 아내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하시니 사라가 그 뒤 장막 문에서 들었더라
11 아브라함과 사라는 나이가 많아 늙었고 사라에게는 여성의 생리가 끊어졌는지라
12 사라가 속으로 웃고 이르되 내가 노쇠하였고 내 주인도 늙었으니 내게 무슨 즐거움이 있으리요
13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이르시되 사라가 왜 웃으며 이르기를 내가 늙었거늘 어떻게 아들을 낳으리요 하느냐
14 여호와께 능하지 못한 일이 있겠느냐 기한이 이를 때에 내가 네게로 돌아오리니 사라에게 아들이 있으리라
15 사라가 두려워서 부인하여 이르되 내가 웃지 아니하였나이다 이르시되 아니라 네가 웃었느니라

고대세계에서는 신적 존재들이 인간을 방문하는 민담이 널리 퍼져있었다.
대표적으로 제우스 포세이돈, 헤르메스의 인간 방문이 그것이다.
이들 세 신들은 자녀가 없는 하이리우스를 방문하여 극진한 대접을 받고 나서 그들이 갈망하던 아들 오리온을 주었다.
오리온은 열 달 후에 태어났다.

따라서 고대사회에서 나그네를 환대하는 것은 부지중에 신을 영접하는 행위로 미덕으로 간주되었다.
나아가 대접하는 자의 사회적 지위를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였다.

본장 아브라함이 부지중에 하나님을 영접한 기사는 고대 민담을 아브라함의 체험으로 서술한다.
그것은 막역한 신의 영접이 아니라 말씀으로 약속하신 야훼 하나님을 영접하는 행위가 된다.
"손님 대접하기를 잊지 말라 이로써 부지중에 천사들을 대접한 이들이 있었느니라"(히 13:2).

여호와께서 헤브론 마므레의 상수리나무들이 있는 곳에서 그(아브라함)에게 나타나셨다.
날이 뜨거울 때에 그가 장막 문에 앉아 있었는데, 눈을 들어본즉 사람 셋이 그 맞은편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
낯선 세 사람은 갑자기 나타난 신의 현현이다.
"그가 고개를 들자 갑자기 앞에 세 사람이 서 있는 것을 보았다"(2절, 원문해석)
'그 사람들은 갑자기 거기에 있다. 아브라함은 그들이 오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이처럼 신적 존재는 갑자기 등장한다'(궁켈).

그가 그들을 보자 장막 문에서 달려가 영접하여 몸을 땅에 굽혀 '나의 주'라 부르며 영접한다(3절).
'나의 주'는 영접하는 자가 나그네를 향해 머물기를 원하는 예의적 칭호이다.
본문의 결말을 다 알고 이들은 '나의 주'를 '나의 하나님(아도니아)'로 번역한다(맛소라).

아브라함은 세 사람으로 하여금 머물러 물로 발을 씻고 쉬고 갈 것을 청한다(4절).
그리하면 떡을 조금 가져와서 그들의 마음을 상쾌하게 하겠다고 말한다(5절).
그러자 세 사람은 그의 청을 허락한다.
이에 손님대접은 약속한 것보다 훨씬 도를 넘어서고 있다.
약간의 물과 떡을 제공하는 수준에서 장막 안의 모든 사람을 동원하여 떡과 송아지 요리, 엉긴 젖과 우유가 추가된다(6-8절).
그리고 아브라함은 그들이 먹을 때에 정중히 시중을 든다(8절).

대접이 끝난 후 그들이 아브라함에게 아내 사라의 처소를 묻는다(9절).
그녀가 장막에 있다고 하자, 그가 1년 후 아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10절).
화자는 그들이(3인칭) 아니라 그(1인칭)이며, 그는 야훼 하나님이시다(13절).
야훼 하나님이 사람의 모습으로 현현하신 것이다.

세 사람의 방문자와 관련하여 고대 교회는 삼위일체라고 해석하였다.
그러나 하나님으로 현현하셔서 말씀하시는 이는 오직 한분 단수이기에 이 주장은 배척되었다.
야훼 하나님은 세 사람 중 한 사람으로 현현한 것이다.
야훼가 떠난 후 남은 두 사람이 소돔을 향하여 간다(18:22; 19:1).

당시 관례상 여성은 환대의 자리에 나올 수 없었다.
장막 문 뒤에서 하나님의 현현인 한 사람의 말씀을 듣던 사라는 일 년 후 아들이 있을 것이라는 말씀을 듣고 웃는다.
그녀가 웃을 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아브라함과 사라는 나이가 많아 늙었고, 무엇보다 사라는 생리가 끊어져 잉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무하였다(11절).

이에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에게 사라의 웃음을 책망하신다(13절).
여호와께서 사라의 생각을 꾸짖으시며 아들의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선언하신다(14절).
"여호와께 능치 못한 일이 있겠느냐"(14절).
이에 사라가 두려워하며 웃었던 사실을 부인한다.
그러나 여호와 하나님은 단호하고 엄격하게 사라에게 말씀하신다.
"네가 웃었느니라"(15절).

인간의 가능성이 전무한 자리에서 자손에 대한 약속이 성취된다.
그것은 갑자기 현현하신 하나님의 말씀으로 확증된다.
그에 대한 인간의 반응은 놀람 속에서 냉소하는 것이다.
그러나 약속하신 하나님은 이 같은 인간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고 약속하신대로 이루신다.
하나님의 약속은 약속의 담지자가 가진 한계성, 무능성을 초월하여 성취된다.
도리어 하나님은 인간의 무능성이 철저히 드러난 자리에서 역사한다.

생리가 끊어진 사라가 약속의 자손을 낳을 것이다.
이것은 능치 못하심이 없으신 하나님께로 말미암는다.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의 자손은 장차 처녀의 몸에서 태어날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한다.
그는 처녀 마리아의 몸에 잉태되어 태어났다.
마리아가 잉태하였을 때 하나님의 천사가 소식을 전하였다.

이에 마리아는 남자를 알지 못한 불가능한 상황으로 물었다.
"어찌 이 일이 있으리이까"(눅 1:34).
천사는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하듯 동일한 말씀으로 응답하였다.
"대저 하나님의 모든 말씀은 능하심이 없느니라"(눅 1:37).
마리아는 그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소원하며 응답하였다.

♦묵상 기도

아버지...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이 주께 있나이다.
지금껏 당신의 일을 오해하였나이다.
하나님과 관계는 부실한 채 내가 스스로 준비하고 대비하였나이다.
유능한 조건과 상황을 만들어갔고 한때는 효과도 있었습니다.
하오나 그것은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다분히 인간의 일이었습니다.

아버지...
복음을 알고 생명을 얻은 것은 철저히 무너진 자리였습니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무능성의 절정, 죽음의 자리였습니다.
의지의 가난, 재물의 가난, 지식의 가난이 실재하는 초탈의 자리였습니다.
그곳에서 아들이 태어났습니다. 아들의 생명으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여...
복음과 생명의 진리, 인간의 조건을 초월하는 자리에서 증거됩니다.
무능성의 정점에서 생명의 진리가 역사합니다.
나는 사망 가운데 거하고 그들은 생명 가운데 거하게 하소서.
그들이 생명을 얻는다면 나는 죽어도, 멸해도 감사할 뿐입니다.
육신의 안일, 육신의 보장을 십자가에 멸하나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말씀이 일하시고 말씀이 역사하실 줄 믿나이다.
오직 말씀에 복종하여 충성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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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서형섭목사 #말씀묵상선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