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오후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교회재정세미나 모습.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제공

정부가 2015년 1월1일부터 종교인(목회자)에게도 소득세를 부과하겠다고 지난 8월 입법예고 이후 거듭 논란이 됐던 목회자 납세 문제가 이달 5일 개정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기타소득으로 분류하는 것으로 최종 공포하면서 논의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실정법에서 요구하는 최소한의 삶으로 제한되는 것은 아니기에 여전히 성경에서 요구하는 모습이 무엇인지, 그리고 교회와 납세에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교회재정건강성운동은 지난 15일 오후 2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제2연수실에서 '가이사의 것을 하나님에게?'란 제목으로 2013년 교회재정세미나를 개최하고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첫 발제를 맡은 강남대학교 안창남 교수(세무학과)는 '기독교 공동체와 세금'이라는 주제로 세금의 역사와 기능, 복지시대 세금의 역할, 기독교 공동체를 포함한 사회구성원이 지켜야 할 세금원칙 등에 대해 발표했다.

안 교수는 "'가이사의 것을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에게'라는 말씀을 현대말로 바꾸면, 세법에 따라 세금을 내라, 그리고 동시에 율법에 따라 십일조를 정확하게 납부하라는 것이라고 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세법상으로 목회자의 소득세는 납부하는 것이 맞다"면서 "종교 차원에서도 전도에 걸림이 되지 않기 위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시 말해 "세금납부는 '최소한의 사회규칙'이며 목사도 예외일 수 없다는 것"으로 예수님도 스스로 납부하셨다는 사실을 안 교수는 강조하며 "목사도 예수님에게 고용된 자라는 것을 기억하여 특권의식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장로회신학대학교 고재길 교수(기독교와문화)는 '신학적, 윤리학적 관점에서 본 목회자와 세금'을 주제로 목회자 납세에 대한 교회의 공적 책임에 대해 발표했다.

고 교수는 "목회자 납세는 '인간의 사회적 삶과 세상적 과제'를 실천하는 방법들 가운데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할 수 있다"며 "납세가 타자를 위하는 방식이 될 수 있고 또한 그것이 세상을 섬기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직접적인 근거는 아닐 수 있지만 교회의 공적 책임이라는 폭 넓은 주제 아래 루터와 칼빈, 카이퍼, 본회퍼 등의 사상 속에서 납세의 신학적인 근거들을 찾았다"며 "더디지만 한국교회가 납세 문제를 잘 해결해 감으로 시민사회와 잘 만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현황발표 시간에는 재단법인 한빛누리 황병구 본부장이 목회자 납세 쟁점 분석과 납세교회 사례수집 현황을 발표했고, 쟁점분석은 고신교단이 지난 9월 총회에서 발표한 종교인 과세에 대한 16가지 반대 이유를 기초로 그동안의 찬성, 반대의 주장을 논점별로 정리해서 발표했다.

납세교회 사례수집은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참여단체인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회원 교회들, 소득세 신고 상담 교회들과 지난 5월 종합소득세 신고지원활동에 참여한 교회들, 11월 재정결산서 공개를 요청한 34개 주요교회들을 대상으로 전화와 기타 경로를 통해 수집했다. 수집한 교회는 총 46개였고, 그 가운데는 대형교회가 20개나 있어서 주목됐다. 이미 의식을 가지고 1960년 혹은 1980년대부터 자발적으로 납세하고 있는 교회들이 있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창립 때부터 교회 정관에 포함시켜 납세를 실시한 교회들도 있었다.

마지막 발제는 교회재정건강성운동 실행위원장인 삼화회계법인 최호윤 회계사가 자발적 납세의 윤리적 선교적 효과에 대해 발표했다.

최 회계사는 "2008년 박명호, 김봉근, 김정권 공동조사와 2012년에 실시한 재정포럼(이혜원 연구위원)의 국민들의 납세 의식 조사에 관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들은 소득간 과세형평성이 충족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그는 "종교인의 사례비를 기타소득으로 분류하여 필요경비 80%를 인정하는 경우 소득대비 세금 부담비율이 현저히 적은 수직적조세형평성과 수평적조세형평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자발적 납세에서 자발성이 가지는 의의에 대해서 최 회계사는 "법의 테두리를 넘어선 도덕이 있고, 도덕의 테두리를 넘어선 신앙이 있는데 법이 요구하는 선을 준수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회계사는 "법 규정을 준수하는 것은 국민으로서의 당연한 의무이기에 수동적 납세는 최소한의 사랑이지만 자발적 납세는 공동체를 향한 사랑으로 설명되며, 사랑의 진정성이 전달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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