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에 관한 이론과 주장들은 무성하지만, 정작 자신의 교회에 적합하게 적용하지 못해 좌절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과 교회가 갖고 있는 은사와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들은 동료 목사들과 터놓고 말할 기회도 많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다. ‘이럴 때 주님은 뭐라고 하실까?’라고 생각하며 성경을 묵상하고 기도도 해 보지만, 문제가 복잡해질수록 좀 더 현실적이고 정확한 조언을 듣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이다.

한 영혼이라도 더 구원하려는 목적에서 하는 사역이라 해도, 교회의 본질에서 벗어나 헤어나오지 못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때문에 목회자는 반드시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하고, 변화를 주어야 할 때에 놓인 교회일수록 조언자를 곁에 두는 것이 현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지가 되는 멘토가 있다면 영적 전쟁의 현장에서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다름이 없다.

목회컨설팅연구소 김성진 소장은 목회자와 교회로 하여금 사명을 발견하게 하고, 성경적으로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며 건강하고 행복한 사역을 구현할 수 있도록 협력·동역한다.

▲목회컨설팅연구소 김성진 소장. ⓒ오유진 기자

연구소의 설립목적에 대해 “교계에 올바른 좌표가 되길 바란다”고 밝힌 김 소장은, 과거 수원중앙침례교회에서 부목사로 6년간 섬겼고 한때 교회 개척도 한 적이 있어, 목회자들의 노고를 잘 알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유학하며 컨설팅과 리더십을 전공, 국내의 대표적 교회 개척 관련 서적 중 하나인 ‘처치플랜팅’을 저술했다.

◆ 교회 이미지 정립과 사역 전반 체계화 코칭

목회컨설팅연구소는 지금까지 100여 교회를 컨설팅 및 코칭했다. 그 중 현재까지도 코칭이 이어지고 있는 하늘꿈교회(前 인천 송림교회)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 교회는 4년 전 새로운 담임목사가 부임, 코칭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래서 김성진 소장이 담당하고 있는 목회컨설팅연구소에 의뢰했고, 사역 동기부여를 위한 일일 세미나를 여러 차례 가지며 관리를 받은 끝에 당시 출석교인 850명에서 현재 1500명으로 성장했다.

컨설팅을 진행하게 되면 교회 성도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하고 주일예배 후 전체 교인 만족도에 관한 설문과 리더그룹 인터뷰를 1~2시간씩 진행해왔다. 이러한 자료분석이 끝나면 연구소는 한 달 반~ 두 달 동안 대안제시를 해 교회에 보고서를 제출 및 발표를 하고 컨설팅 이후 교회의 변화를 위한 연구소의 협력 및 코칭관계를 협의 하에 세미나와 코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중형교회는 대부분 교회의 방향성과 이미지를 정립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교회는 방향성과 이미지에 따라 조직 구조와 사역이 달라지고, 새신자 등록 후 장로·집사 등의 직분을 맡기까지의 체계가 잡히기 때문에, 이는 반드시 선행돼야 할 문제다. 만일 이를 정립하지 못한다면 다른 교회를 모방하는 프로그램만 무성해 중심이 바로 서지 못할 것이다. 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한 대안으로 나는 먼저 소그룹 셀 사역을 적극 추천한다.”

김 소장은 한국교회에 유행하고 있는 지역봉사, 이웃과 소통하는 문화, 교육과 복지 및 부대시설을 이용한 사역에 대해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단언했다. 아무리 교회가 주관하는 복지가 훌륭해도 국가가 시행하는 그것보다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말이다. 그러면서 그는 “목회는 목회 본질로 가야 한다. 기관사역은 도구에 불과하고, 사회 문화에 편승하다 보면 무너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예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교회를 많이 봐왔는데 거의 문을 닫았고, 또 교회가 운영했던 청소년비전센터들도 비전은 좋았지만 전문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학부모들의 인식 때문에 중도 포기하는 것을 많이 봤다고 전한다. 그는 2015년 지식경제부에서 홈스쿨링제도를 시행하는데, 그렇게 되면 방과후학교와 대안학교가 많이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앞으로 갈수록 1:1 양육, 소그룹 사역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본다. 김 소장은 “교인들이 점점 자기중심·가정중심적으로 변해 자신을 열어 보이지 않고 있다. 굳이 개척교회에 가서 헌신과 봉사를 할 것 없다는 자기 편의를 위한 신앙 때문인지 전도가 어려워, 국내에서 하루 평균 2.2개의 교회가 문을 닫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한국교회가 부흥하던 1970년 이후 40년이 흐르면서 교회는 점점 무너지고 있다.”고 했다.

또 요즘 대형교회 위주로 수평이동이 되는 추세이고, “내가 다니는 교회가 곧 내 신앙생활 수준”이라는 인식 때문에 개척교회는 250개 중 1개꼴로밖에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사명 숙고하고 사회 경험도 쌓아 질적 성숙하길

갈수록 개척교회, 중소형교회가 설 자리가 좁아지는 현실에 그는 어떤 대안을 제시할까? 그는 현실적 대안을 제시해주지 못하고 있는 국내 신학교부터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신학교는 별 의미가 없다. 컨설턴트를 하면서 느낀 것이 목회자들에게 통념적 사고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더욱 질적으로 성숙해야 한다. 사회에 대한 인식, 창의성, 미래적 사고, 리더십, 사회생활을 하는 성도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통념적 사고를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목회자가 되기로 결심한 사람은 바로 신학대가 아닌 일반 대학에 들어갈 것을 권한다. 그는 “목회자도 신학이 아닌 사회 전문분야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사명에 대해 깊이 돌아봐서 자신이 어떤 사역을 해야 할지 확고한 비전을 세운 후 신학대학원에 들어가는 걸 권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목회자 컨설팅으로 교계를 섬기고 있다. 그의 컨설팅 과정에 참여했던 목회자는 지금까지 총 50여명. 이 과정에서는 인성과 영성, 사회성, 문화 소양 모두를 아울러 토론하고 교육하며, 사역의 방향을 뚜렷하게 결정짓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교회컨설팅 및 코칭을 하면서 접하게 된 목사들과 자연스럽게 형성된 네트워크로, 목회 현장의 다양한 현황들을 놓고 토론하고 훈련하는 ‘목회컨설팅아카데미’도 연구소의 주요 활동중 하나다. 특히 이 모임에서는 미래교회와 교회 시스템, 신학 및 목회 서적 관련 주제를 하나 정해 그의 설명과 진행에 따라 토론한다. 소수정예식 토론 수업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날이 갈수록 참여자가 많아져서, 한때는 150여명을 15개팀으로 나눠 진행할 때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정작 그의 개인 연구시간을 빼앗겨, 현재는 5개팀으로 줄이고 더 이상 참여자 수를 늘리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김성진 소장은 그간 많은 목회자들을 접하며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했다. “목사님들 중에 목회에 전념하지 않는 분들이 있다. 그래서 나는 ‘목회에 미쳐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시간표를 짰지만,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다음으로는 교회를 이끄는 리더십이 부족하다. 또 토론보다는 당장 현실에 쓸 방법을 찾는 데만 급급하다. 설교 준비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때그때 때우기식으로 하는 듯하다”고 했다.

이러한 병폐를 방지하고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며, 좀 더 창의적·미래지향적 설교와 리더십 마인드를 훈련하기 위해 ‘목회자컨설팅아카데미’를 열고 있는 것이고 반응은 생각보다 좋다.

그는 열정이 살아있는 젊은 목회자들이 목회하는 지방의 개척교회와 중소형교회를 자주 찾아다니며 벤치마킹하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배울 점이 있고 좋은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들을 통해 ‘건강한 교회’의 이상적인 모형을 찾으려는 것이다. 수도권 만큼 많은 정보를 접하지 못하고 환경이 열악한 교회들에게 희망을 전하려는 이유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찾아가, 미자립교회 경우 일부 강의는 무료로 지원하는 등 헌신적으로 컨설팅하고 있다.

앞으로 목회컨설팅연구소는 첫째 전국 200개 도시마다 연구소를 세워 바른 목회를 통한 건강한 교회 세우기를 도모하고, 둘째 미래교회와 목회는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를 통한 권위로 사역이 이루어질 것이기에 ‘바이블 칼리지(Bible College)’를 세우며, 셋째 말씀의 권위와 성령의 능력 체험이 임재하는 진정한 예배를 위해 ‘예배전문사역’ 컨설턴트를 양성하고, 넷째 전문적인 목회와 교회 컨설턴트 200명을 각 도시에서 사역하게 하며, 다섯째 평신도사역을 위한 전문적인 교과목을 가지고 ‘평신도리더십훈련센터’를 운영하고, 마지막 여섯번째 리더십 R&D과정을 수료할 수 있는 ‘리더십센터’를 건립하는 것이 비전이다.

그는 집회와 세미나, 프로그램, 행사 등으로 설교 연구와 기도 시간이 줄어가는 목회자들을 향해 “목회의 본질로부터 너무 멀어졌다. 유행에 따라가는 목회는 그만 하고 목회의 본질로 돌아와야 한다”고 당부하며 안타까움에 눈시울마저 붉혔다. 김성진 소장은 차세대를 이끌 희망의 목회자 발굴과 양성에 인생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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