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의 말씀 : 삿 15:1-8

1 얼마 후 밀 거둘 때에 삼손이 염소 새끼를 가지고 그의 아내에게로 찾아 가서 이르되 내가 방에 들어가 내 아내를 보고자 하노라 하니 장인이 들어오지 못하게 하고
2 이르되 네가 그를 심히 미워하는 줄 알고 그를 네 친구에게 주었노라 그의 동생이 그보다 더 아름답지 아니하냐 청하노니 너는 그를 대신하여 동생을 아내로 맞이하라 하니
3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이번은 내가 블레셋 사람들을 해할지라도 그들에게 대하여 내게 허물이 없을 것이니라 하고
4 삼손이 가서 여우 삼백 마리를 붙들어서 그 꼬리와 꼬리를 매고 홰를 가지고 그 두 꼬리 사이에 한 홰를 달고
5 홰에 불을 붙이고 그것을 블레셋 사람들의 곡식 밭으로 몰아 들여서 곡식 단과 아직 베지 아니한 곡식과 포도원과 감람나무들을 사른지라
6 블레셋 사람들이 이르되 누가 이 일을 행하였느냐 하니 사람들이 대답하되 딤나 사람의 사위 삼손이니 장인이 삼손의 아내를 빼앗아 그의 친구에게 준 까닭이라 하였더라 블레셋 사람들이 올라가서 그 여인과 그의 아버지를 불사르니라
7 삼손이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이같이 행하였은즉 내가 너희에게 원수를 갚고야 말리라 하고
8 블레셋 사람들의 정강이와 넓적다리를 크게 쳐서 죽이고 내려가서 에담 바위 틈에 머물렀더라

2. 시작 기도

아버지여! 주께서는 주의 말씀을 모든 만물보다 높이 두셨나이다(시 138:2).
그 말씀이 내게로, 나의 시간으로, 나의 공간으로, 나의 세계로 옴은 곧 하나님 당신이 내게로 오시는 것이옵니다.
말씀으로 오시는 당신의 현현 앞에 두렵고 떨림이 가득하옵니다.
나의 악한 본성이 하나님으로 오시는 말씀을 업신여길까 심히 두렵습니다.
영원부터 영원까지 존재하시는 말씀 앞에서 즐거워하는 자 되게 하소서.
이는 항상 있는 기쁨이요 상황과 조건을 초월한 변치 않는 즐거움이나이다.
한시적으로 울고 웃게 만드는 존재물에서 나를 구속하사 영원하신 말씀 안에 거하게 하소서.
하여 절로 춤이 되는 당신의 일상을 만끽하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3. 본문 주해

하나님이 만민 중에서 이스라엘을 언약백성으로 삼으셨다.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율례와 계명을 순종하여 언약을 지키면 하나님이 그들의 하나님이 되어 주신다.
그들을 특별한 보화로 삼으시며 제사장 나라가 되게 하시며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신다(출 19:4-5).
그리하여 그들을 통하여 세계 만민이 주의 이름을 알고 주를 경외하도록 하는 것이다(왕상 8:43).

그러나 이스라엘은 언약을 맺은 광야로부터 시작하여 가나안 땅에 들어와서도 계속해서 말씀에 불순종한다.
하나님의 율례를 깨트리며 그의 계명을 지키지 아니하였다.
이에 하나님은 그들의 죄악을 회초리로 다스리시고 채찍으로 벌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인자하심은 그들에게서 떠나지 않았고 그의 성실하심도 폐하지 않았다.

"만일 그의 자손이 내 법을 버리며 내 규례대로 행하지 아니하며, 내 율례를 깨뜨리며 내 계명을 지키지 아니하면, 내가 회초리로 그들의 죄를 다스리며 채찍으로 그들의 죄악을 벌하리로다. 그러나 나의 인자함을 그에게서 다 거두지는 아니하며 나의 성실함도 폐하지 아니하며, 내 언약을 깨뜨리지 아니하고 내 입술에서 낸 것은 변하지 아니하리로다"(시 89:30-34).

사사시대 하나님은 이스라엘의 죄악을 벌하셨다.
그들이 다시 여호와의 목전에 악을 행하자 블레셋을 회초리와 채찍으로 사용하셨다.
이스라엘은 40년 동안 블레셋의 압제를 받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언약에 신실하신 하나님은 그들을 버려두지 아니하시고 단 지파의 경건한 가정을 통해 구원자를 태어나게 하신다.

그들 중에서 태어난 삼손은 죽을 때까지 나실인이 되어 하나님께 바쳐져야 했다.
그런데 그는 블레셋 여인과의 결혼을 기점으로 이방인과의 통혼을 금지한 율법은 물론 나실인의 규례까지 깨트린다.
경건한 부모에게서 태어나 하나님의 축복 속에서 자란 그는 재앙의 자식으로 돌변한다.

그는 부모가 반대하는 결혼식에 홀로 참석하여 잔치를 벌인다.
세상 풍속을 따라 수수께끼를 내고 그 결과 아스글론 사람 30명을 쳐 죽인다.
혼인잔치는 죽음의 잔치로 끝났고 삼손은 분노한 채 자기 아버지 집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삼손의 아내는 그의 친구에게 준 바 된다.

그로부터 얼마 후 밀 추수기가 가까워졌을 때 삼손이 염소 새끼를 가지고 처가로 간다(1절).
밀 추수기는 5월말에서 6월초에 해당되며, 처가에 도착한 삼손은 아내와 동침하고자 한다.
이 때 장인은 그를 막아서고 그의 아내는 이미 그의 친구에게 주었다고 말한다.
이는 삼손이 그녀를 미워한 줄 알기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그 대신 그녀보다 더 아름다운 그녀의 동생을 주겠다고 말한다(2절).

이에 삼손은 블레셋 사람들을 해할지라도 자기에게 허물이 없을 것이라고 한다(3절).
그가 가서 여우 삼백 마리를 잡아 두 마리씩 서로 꼬리를 붙들어 매고 그 사이에 홰를 하나씩 매달았다(4절).
그리고 나서 홰에 불은 붙인 다음 여우들을 블레셋 사람의 밭으로 몰아들여서 곡식단과 아직 베지 않은 곡식과 포도원과 감람나무들을 불살라버렸다(5절).

블레셋 사람들이 나서서 누가 이 일을 했는지 알아보았다.
그들은 딤나 사람의 사위 삼손이 그의 아내를 빼앗겨서 한 줄을 알고 그의 장인과 아내를 불살라 죽인다(6절).
그러자 삼손이 그들에게 원수를 갚아 그들을 죽이되 그들의 정강이와 넓적다리를 쳐서 죽인다(7-8절).
그리고 에담 바위틈에 숨어서 머물렀다(8절).

삼손은 혼인잔치 후 화가 나서 처가를 떠났다.
그렇다고 해서 아내와의 관계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얼마 후 그는 염소새끼 한 마리를 데리고 다시 아내를 찾아왔다.
고대 근동에서 이것은 요즘 시대의 초콜릿 상자와 같은 것으로 아내를 위한 선물이다(창 38:17).

그런데 그의 장인은 삼손이 화가 나서 떠난 것을 이혼행위로 간주하였다.
"네가 그를 심히 미워하는 줄 알고"(2절)이란 표현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이혼에 대한 공식구의 일부이다(신 22:13, 16; 24:3).
삼손의 장인은 삼손과 자기 딸이 이혼한 줄을 생각하였는데 삼손이 와서 찾으니 난처해한다.
왜냐하면 여자가 재혼하면 본남편에게 돌아오는 것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신 24:1).
그래서 그 대안으로 아내의 동생, 곧 처제를 아내로 주겠다고 말한 것이다.

이 일은 삼손이 블레셋 사람들을 해칠 빌미가 되었다.
삼손은 초인적인 능력으로 여우들을 동원해 그들의 곡식과 포도원과 감람나무를 불살라버린다.
블레셋 사람들은 그 복수로 삼손의 아내와 장인을 불살라 죽인다.
보복은 더 큰 보복을 부르고 복수는 더 큰 복수를 낳는다.

삼손의 이야기는 매우 거칠고 야만적이다.
태중에서부터 나실인으로 택함 받은 삼손에게 하나님의 성품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분노와 격정에 사로잡혀 하나님이 주신 초인적인 힘을 무차별하게 사용한다.

오늘도 좀처럼 이해할 수 없는 말씀 앞에 머문다.
삼손은 한 가족, 그것도 처갓집의 부당한 처신 때문에 블레셋 사람의 모든 곡식을 불태워버렸다.
또한 블레셋 사람들은 곡식이 손해 보았다고 해서 동족인 부녀를 불살라 죽이는 야만적인 복수를 감행한다.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갚을지라..."(레 24:20; 신 19:21).
하나님이 동태복수법을 언명하신 것은 인간의 본성을 깊이 염두에 둔 말씀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결코 당한 것만큼 복수하지 않으며 그 이상으로 복수하기 때문이다.
자기 이익은 결코 양보하지 않으며 그 대신 손해 보는 것은 결코 견디지 못한다.

국익을 위해서 하는 일도 사익에 위배되면 목숨을 걸고 투쟁한다.
지금도 밀양 주민들은 송전선이 지나가는 것을 두고 다른 네 도시(울주, 기장, 양산, 창녕) 주민과 달리 사투하며 저항하고 있다. 정부나 주민들이나 결코 순응할 수 없는 타협점을 놓고 싸우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전체에게 돌아온다.

삼손 이야기의 핵심은 할례 받지 않은 자, 블레셋 사람들에 대한 심판이다.
한때 하나님의 백성들의 회초리와 채찍으로 사용된 이들은 반드시 꺾이고 심판을 면치 못한다.
그 심판은 인간의 눈으로 볼 때 불공정해보이고 억울해 보이며 이해를 초월한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뭇 재앙과 심판이 공의의 집행이다.
그리고 그 재앙과 심판은 그것을 통해서 여호와를 알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일을 위해 삼손의 처가가, 블레셋의 곡식과 실과가, 그들 중 뭇사람이 죽어갔다.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블레셋 백성이 증오로 가득 찬 마음으로 복수를 꾀했으며, 악의를 갖고 유다를 멸망시키려 했다. 그러므로 나 주 여호와가 말하노라. 내가 손을 들어 블레셋 백성을 치고 그렛 사람들을 없애 버리며, 해변에 남아 있는 사람들을 멸망시킬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 크나큰 복수를 행할 것이요, 진노로 그들을 심판할 것이다. 내가 그들에게 원수를 갚을 그 때에 그들은 내가 여호와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겔 25:15-17).

예수 그리스도는 뭇 사람을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현현이시다.
그는 심판하는 하나님의 권세를 받고 세상에 오셨다(요 5:27).
진실로 진실로 그의 말을 듣고 그를 보내신 이, 만물 위의 하나님을 믿는 자는 영생을 얻고 심판에 이르지 아니한다(요 5:24).
그는 땅에서 들리는 죽음, 십자가 죽음을 당하실 것인데 누구든지 그의 죽음에 연합된 자는 심판에 이르지 아니하고 영생을 얻는 것이다(요 3:15).
영생은 여호와를 아는 것이요, 아들의 죽음 안에서 심판이 끝난 자에게 주시는 선물이다.

삼손은 자기가 살고 블레셋을 심판하였다.
그러나 삼손이 예표한 그리스도는 자기가 죽음으로써 만민을 심판하셨다.
그리고 누구든지 그 죽음 안에 연합되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그러나 여전히 아들 밖에 있는 자, 그를 믿지 아니하는 자에게는 하나님의 진노도 여전하다.
"아들을 믿는 자에게는 영생이 있고 아들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는 자는 영생을 보지 못하고 도리어 하나님의 진노가 그 위에 머물러 있느니라"(요 3:36).

4. 나의 묵상

나는 블레셋 사람과 같이 할례 받지 않은 자요, 언약에는 외인이었다.
율법은 없었으나 특정한 시대, 특정한 조건 하에 주어진 결과물에 불과한 가치, 규범, 도덕, 계율의 종노릇을 하는 자였다.
죄의식은 넘쳐났고 양심의 가책은 폐부를 찔렀다.
인간과 세상이 정한 선악에 영혼을 팔며, 스스로 의인이 되고자 하였다.

그러나 내면에서는 보복과 복수의 마음이 사그라지지 않았다.
내가 착해서 그런지 무법한 사람들을 보면 분노가 치밀었다.
삼손과 같은 영웅적인 힘이 없어서 그렇지 그런 힘만 있었다면 뭇 사람들을 죽이고도 남았다.
손해 보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이익은 결코 양보하지 않으려 하였다.

신앙생활은 철저히 보상의 원칙을 따랐다.
내가 열심히 한 만큼 복을 받고 잘못하면 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칸트는 기독교를 도덕종교로 구축하고 니체는 그것을 해체하였다.
누가 옳고 누가 그른가? 누가 선하고 누가 악한가?
아, 오직 선한 존재는 한 분 하나님이시지 않던가?(마 19:17).

내가 보기에 선한대로 살아온 인생!
나는 결국 행악자요, 포행자요, 훼방자로 판명 났다.
말씀의 빛이 임하니 내 인생과 내 신앙과 사역의 실체가 드러났다.
이해할 수 없는 고난까지도 하나님의 공의였음을 받아들였다.
비로소 평강이 임하고 귀로 듣던 하나님을 눈으로 보았다.

다시 받을 수 없을 만큼 가혹한 심판, 그것은 복음이었다.
영원의 하나님, 내 주 그리스도의 아버지를 알게 한 복음, 곧 영생이었다.
영생의 삯, 더 원할 것도 더 구할 것도 없다.
한 날을 생명으로 사는 것, 아버지 품에 사는 것, 그것으로 족하다.
살든지 죽든지 주의 것이요, 살아도 주를 위해 살고 죽어도 주를 위해 죽는다.

5. 묵상 기도

아버지여...
오늘도 삼손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나이다.
하나님의 사람이지만 그는 사리사욕에 사로잡혀 지나친 복수를 감행합니다.
언약 밖의 블레셋은 그보다 더 큰 복수를 합니다.
피가 피를 부르고 죽음이 죽음을 부릅니다.
삼손 같은 인생, 블레셋 같은 인생을 살던 자가 바로 저 자신이었습니다.
이익을 굳세게 부여잡고 손해를 못 견디고... 세상에 홀로 거하려는 자였습니다.

오, 주여!
내게 행하신 심판은 당신의 공의였습니다.
당시에는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는 재앙이었나이다.
하오나 주께서 뭇 인생을 심판하심은 그들로 당신을 알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삼손의 가정에 임한 재앙, 블레셋의 곡식이 불사라진 것, 뭇 사람이 죽는 것...
어찌 다른 사람의 일이겠나이까? 내 일이 아니옵니까?
하오나 이 모든 일은 당신의 아들 안에서 일어났습니다.
십자가와 무덤에서 말입니다. 그 안에서 생명이, 영원한 생명이 태어납니다.

아버지...
다시 고개를 드는 나의 소원을 거두소서.
다시 내 이익을 챙기려는 육신의 소욕을 멸하소서.
영생을 얻은 자, 무엇을 더 구하리이까? 무엇을 더 원하리이까?
더 구할 것은 없나이다. 더 원하는 것도 없나이다.
오늘 하루 당신의 품 안에서 당신의 뜻을 이루는 것뿐이옵니다.
내게 행하신 크신 일을 증거하게 하소서.
심판을 통해 당신을 알리시는 그 일을 증거하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서형섭 목사는...

서 목사는 하나님의 검증을 마친 영적지도자다. 한국외대에서 경영학(B.A.)와 연세대 경영대학원 경영학(MBA)를 졸업하고, 서울신대 신학대학원 목회학(M. Div.)을 공부했다. 논문 '말씀묵상을 통한 영적 훈련'(Spriritual Training through Meditiatioin on the Word)으로 풀러신학교에서 목회학 박사(D. Min.) 학위를 받았다.

그는 지난 2000년 반석교회를 개척하고, 치유상담연구원에서 6년간 수학 후 겸임교수를 지내며 동시에 한국제자훈련원에서 8년간 사역총무를 역임했다.

현재 서형섭 목사는 말씀묵상선교회 대표로 섬기며 특히 '복음과 생명', '말씀묵상과 기독교 영성'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저술과 세미나 사역에 집중하고 있다.

저서로는 <말씀묵상이란 무엇인가>(갈릴리, 2011년)와 최근 출간된 <복음에서 생명으로>(이레서원, 2013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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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말씀묵상선교회 #서형섭목사 #삼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