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6일부터 19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와 중국 선전을 잇달아 찾는다.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정상회의에 참석한 뒤 선전으로 이동해 18~1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이번 순방 기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양자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간선거에서 사실상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외교적 치적으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 역시 지나친 대중 경제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려는 유인이 큰 상태다.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싼 양측의 현실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왕이웨이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대학 교수는 8일 김 위원장이 헌법 개정 뒤 기존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정치 서사와 냉전식 통일 구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짚었다. 북한이 핵무기를 확보해 안보 환경이 바뀐 만큼, 체제 안정을 디딤돌 삼아 경제 발전에 집중하는 '북한의 개혁가'로서 입지를 세우려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왕 교수는 북한이 중국 의존을 경계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장기 과제로 두고 있으며, “중간선거에서 수세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 반전 카드로 김 위원장과의 양자 회담을 선호할 수 있다”고 봤다.
리량푸 싱가포르 유소프 이샤크 동남아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상·하원 주도권을 내준 공화당과 트럼프는 외교적 성과를 타개책으로 원하고 있다”며 “중국 입장에서도 트럼프에게 명분을 주면서 무역 휴전을 유지하는 편이 이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역시 미국과의 대화로 평화를 이끄는 글로벌 강국의 서사를 바랄 수 있다는 분석이 더해진다.
다만 의장국인 중국의 입장은 엇갈린다. 자국 지원을 받은 북한이 미·중·러와 대등한 강국으로 올라서거나 북미 밀착으로 판도를 쥐는 구도를 꺼릴 수 있어서다. 호쯔엔 싱가포르 난양공대 라자랏남 국제연구소 조교수는 “중국은 트럼프-김정은 회담으로 APEC 무대가 주목되는 것을 반기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지도부가 외교 무대의 중심에 서야 하는 상황에서 예측하기 어려운 두 정상의 회담이 실제로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