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훈구 장로
이훈구 장로

성경에는 하나님께서 직접 부르신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그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하나님은 세상이 높이 평가하는 사람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을 사용하셨다는 것이다.

사무엘도 그런 사람이었다. 그는 왕궁에서 자란 사람도, 뛰어난 장군도, 경험이 풍부한 어른도 아니었다. 아직 어린 소년이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조용한 밤, 어린 사무엘의 이름을 부르셨다.

“사무엘아, 사무엘아.” 그 부르심은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 이스라엘의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고 계셨다. 왜 하나님은 사무엘을 부르셨을까?

1. 하나님은 말씀을 들으려는 사람을 찾으신다

사무엘이 살던 시대는 영적으로 어두웠다. 성경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기록한다 “여호와의 말씀이 희귀하여 이상이 흔히 보이지 않았더라.”(삼상 3:1)

사람들은 하나님보다 세상을 바라보았고, 예배는 형식에 머물러 가고 있었다. 그런 시대에 하나님은 어린 사무엘을 부르셨다.

사무엘은 처음에 엘리 제사장이 자신을 부르는 줄 알고 달려갔다. 두 번째도 마찬가지였다. 세 번째가 되어서야 엘리는 하나님께서 사무엘을 부르신다는 사실을 깨닫고, 다시 부르시면 이렇게 응답하라고 일러 주었다.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참 아름다운 고백이다. 사무엘은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어서 쓰임받은 것이 아니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준비가 되어 있었기에 하나님께서 그를 사용하셨다.

생각해 보면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그런 사람을 찾고 계시는 것 같다. 능력이 뛰어난 사람보다 말씀 앞에 마음을 여는 사람, 자신의 생각보다 하나님의 뜻을 먼저 묻는 사람을 통해 일하신다.

2. 말씀과 기도를 사모하는 사람에게 하나님은 길을 보여 주신다

사무엘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필자의 신앙생활도 자연스럽게 돌아보게 된다. 한국에서 신앙생활을 할 때는 주일을 제외하고 거의 매일 새벽기도에 참석했다. 새벽이면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이 자연스러웠다. 수요예배와 금요기도회에도 빠지지 않으려고 애썼다.

당시에는 그것이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하나님을 가까이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말씀과 기도로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이민을 온 뒤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필자가 살던 텍사스 남부 지역의 작은 한인교회 가운데 평일 새벽기도회와 수요예배, 금요기도회를 꾸준히 여는 곳은 많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 점이 아쉬웠다. 성도들과 조금 더 자주 모여 기도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런 마음으로 10여 년 전 담임목사님께 예배와 기도의 시간을 늘려 보면 어떻겠느냐고 조심스럽게 말씀드린 적도 있었다. 그러나 여러 사정으로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담임목사님이 공석이 되면서, 몇 달 동안 노회 소속 목사님들이 오셔서 예배를 인도했다. 그 기간에 교회는 매일 새벽기도회를 시작했다. 필자는 새벽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교회로 향했다.

많은 사람이 모이지는 않았지만, 그 시간은 귀하고 은혜로웠다. 몇몇 성도와 함께 한마음으로 드린 기도가 있었다 “하나님, 우리 교회에 말씀과 기도, 예배를 사랑하는 목사님을 보내 주십시오.”

사람의 조건보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목회자, 말씀을 바르게 전하는 목회자, 기도의 본을 보이는 목회자를 보내 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시간이 흐른 뒤 새로운 담임목사님이 부임하셨다. 교회는 말씀과 기도, 예배를 소중히 여기는 공동체로 자리를 잡아 가고 있다. 필자는 그 과정을 돌아보며 하나님께서 성도들의 기도를 외면하지 않으셨음을 고백하게 된다.

그때 다시 깨달았다. 교회가 살아나는 힘은 사람의 능력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말씀과 기도와 예배 가운데 역사하시는 하나님께 있다는 사실이다.

사무엘이 하나님의 음성에 귀를 기울였듯, 오늘도 하나님은 말씀을 사모하는 사람에게 뜻을 보여 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필자는 지금도 새벽에 하나님 앞에 머무는 시간을 귀하게 여긴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복된 시간이기 때문이다.

3. 하나님은 말씀을 듣는 사람을 사용하신다

사무엘은 하나님의 부르심에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고 응답했다. 이후 이스라엘의 선지자로 세워졌고, 사울과 다윗에게 기름을 붓는 중요한 사명을 감당했다. 한 사람의 순종이 한 시대를 바꾸는 통로가 된 것이다.

하나님은 지금도 말씀을 들을 줄 아는 사람을 찾으시고, 작은 순종을 통해 사명을 감당하도록 이끄신다고 믿는다.

필자도 살아오면서 그러한 인도하심을 여러 차례 경험했다.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가운데 마음에 조용한 감동을 주시며 나아갈 방향을 보여 주셨다.

그때마다 모든 것이 분명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말씀에 비추어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한 걸음씩 순종하다 보면, 시간이 흐른 뒤에야 왜 그 길로 인도하셨는지 깨닫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필자는 중요한 결정을 앞두면 서둘러 결론을 내리기보다 먼저 하나님 앞에 조용히 머물려고 한다. 기도하며 뜻을 구하고 말씀을 묵상하는 가운데, 필자의 생각보다 하나님의 생각이 옳았음을 여러 차례 경험했기 때문이다.

돌이켜 보면 하나님은 지금도 말씀을 듣는 사람을 통해 일하고 계신다. 세상은 능력을 먼저 보지만, 하나님은 말씀에 귀 기울이는 마음을 찾으신다. 사무엘이 그랬듯 오늘을 살아가는 성도들에게도 그러한 자세가 필요하다.

4. 돌아보니 하나님은 늘 말씀으로 이끌어 오셨다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감사한 것이 있다. 하나님께서 필자의 삶에 중요한 순간마다 말씀과 기도를 통해 길을 보여 주셨다는 사실이다.

물론 언제나 하나님의 뜻을 바로 깨달았던 것은 아니다. 필자의 생각이 앞설 때도 있었고, 조급한 마음으로 결정하려던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하나님께서는 말씀으로 마음을 붙잡아 주셨고, 기도하는 가운데 평안을 주셨다.

필자는 지금도 하루를 시작할 때 먼저 하나님 앞에 나아가려고 노력한다. 바쁜 일상을 시작하기 전에 하나님께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길로 인도하실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말씀으로 이끄신 하나님께서 앞으로도 인도해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오늘도 필자는 사무엘의 고백을 따라 기도한다: “주님, 필자의 생각보다 주님의 뜻을 먼저 구하게 하옵소서.”,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이 고백이 남은 생애에도 변함없는 기도가 되기를 소망한다.

[우리에게 주는 영적 교훈] 하나님은 왜 사무엘을 부르셨는가?

- 하나님은 능력보다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마음을 귀하게 여기신다.
- 하나님은 말씀과 기도를 사모하는 사람에게 뜻을 보여 주신다.
-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삶은 날마다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자리에서 시작된다.
- 말씀에 비추어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작은 일에 순종할 때, 하나님께서는 그 삶을 통해 일하신다.
-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라는 고백은 평생 붙들어야 할 신앙의 자세다.

이훈구 장로(G2G 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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