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81)이 추가 성범죄 사건 1심에서 징역 33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정명석이 종교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을 신격화하고, 피해자들이 자유롭게 거부하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심리적 항거불능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판단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우근)는 19일 준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정명석에게 징역 33년을 선고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과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도 명령했다.

범행을 도운 정조은(48)에게는 징역 7년이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다른 JMS 관계자 3명에게도 징역형 또는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이번 사건에서 정명석은 2018년부터 2021년까지 피해자 16명을 상대로 약 80회에 걸쳐 강간·준강간·유사강간·준강제추행 등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피해 사실을 알린 피해자를 협박해 형사고소를 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 한 혐의도 받았다.

“피해자 진술 구체적이고 일관돼”…변호인 주장 배척

정명석 측은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하며 피해자 진술 외에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신도들에게 절대적인 ‘메시아 권위’를 행사하지 않았고, 피해자들의 대응을 보면 항거불능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당시 상황과 자신의 반응, 심리 상태를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했다고 봤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신체적 특징과 상황을 묘사한 점도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한다고 판단했다.

일부 상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진술을 믿기 어렵다는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다른 사람들의 진술과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해자 진술에 충분한 신빙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정명석이 신도들에게 자신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존재로 인식시키고 절대적인 순종을 반복해서 강조했다고 지적했다. 자신을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말 등으로 피해자들의 객관적인 판단을 어렵게 했으며, 이들이 범행을 거부하거나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고 판단했다.

종교적 위계 이용한 반복 범행…피해자 측 “늦었지만 안도”

재판부는 정조은 역시 교단 내 영향력을 행사하며 신도들이 정명석을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데 관여했다고 봤다.

양형에 대해서는 “징역 17년이 확정된 사건과 비교했을 때 피해자 수와 피해 건수가 많아 보다 엄정한 판결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또 “교주로서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고 위계질서를 이용해 간음과 추행을 반복적으로 저지르며 피해자들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시했다.

선고 후 피해자들을 대리한 정민영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억울함이 풀려 안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피해자들을 도운 김도형 단국대 교수는 2022년 가을 사건을 접수한 뒤 약 4년 만에 1심 선고가 이뤄졌다며, 고소 취하 요구와 가족에 대한 연락 등을 견디며 재판에 참여한 피해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명석은 앞서 홍콩·호주 국적 및 한국인 여신도를 성폭행하거나 추행한 별도 사건에서 징역 17년을 확정받았다. 당시에도 법원은 정명석이 자신을 메시아로 내세워 피해자들을 세뇌하고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범행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징역 33년 선고는 해당 확정판결과 별개인 추가 사건의 1심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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