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터널과 지하공간의 절반 이상에서 재난방송이 제대로 잡히지 않는 데다 수천 곳은 2년 연속 불량 상태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점검한 터널과 지하공간 등 5647개 시설 중 FM 라디오는 3723곳(65.9%), DMB는 4170곳(73.8%)에서 수신 상태가 불량했다. 철도시설의 경우 조사 대상 814곳 가운데 800곳에서 FM 라디오가 잡히지 않아 불량률이 98.3%를 기록했다.

2024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수신이 불량했던 시설도 FM 라디오 2798곳(49.5%), DMB 3240곳(57.4%)에 달했다. 철도시설은 2년 연속 불량률이 FM 라디오 84.9%, DMB 83.2%로 집계됐다. 전체 수신불량률 역시 전년보다 상승해 환경이 나아지지 않았다.

현행 방송통신발전 기본법상 터널과 지하공간의 재난방송 중계설비 설치 및 운영 의무는 한국도로공사와 지방자치단체 등 시설관리기관이 진다. 방미통위는 현장 실태를 점검해 불량 결과를 통보하지만, 시설관리기관이 설비를 고치거나 환경을 개선했는지 점검하는 절차는 두지 않고 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기술지원과 컨설팅을 거친 도로시설 166곳 중 실제 개선을 마친 곳도 77곳(46.4%)에 그쳤다.

지하·터널 재난방송 먹통인데 방미통위 사후관리 '전무'
[사진=뉴시스]

방미통위는 한정된 재원을 고려할 때 중계설비를 직접 구축하기보다 기술지원과 컨설팅으로 관리기관의 자체 개선을 이끄는 방식이 효율적이며, 별도의 미이행 제재나 관리 절차는 두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정헌 의원은 “재난방송 수신불량 시설이 2년 연속 FM 2798곳, DMB 3240곳에 달하는데도 방미통위는 시설관리기관에 결과를 통보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재난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방송 수신환경이 개선되지 않은 채 방치되는 일이 없도록 실효성 있는 관리·감독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 의원은 “실태조사와 기술지원이 단순한 행정 절차에 그쳐서는 안 된다”며 “수신불량 시설의 개선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개선이 지연되는 시설에 대해서는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를 의무화하는 등 재난방송 수신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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