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서를 읽다
도서 「구약성서를 읽다」

오늘날 강단과 회중석을 맴도는 가장 큰 위기는 무엇일까? 세계적인 구약학자이자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신학자 엘런 데이비스는 그것을 ‘피상적인 성서 읽기’라고 꼬집는다. 이미 내용을 다 안다고 전제한 채 익숙한 말만 되풀이하는 얄팍한 읽기가 교회와 성도의 생명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것이다.

예일 신학대학원의 권위 있는 ‘라이먼 비처 강좌’ 명강연을 엮어낸 신간 『구약성서를 읽다』는, 이 시대의 설교자와 성도들을 구약성서의 다 측량할 수 없는 ‘경이로운 깊이(Wondrous Depth)’로 다시 초대하는 가슴 뛰는 안내서다.

주석과 설교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하나의 ‘기예(Art)’

근대 이후 신학이 전문화되면서 강단에서는 주석을 피해야 한다는 주장이 자명한 진리처럼 퍼졌고, 반대로 강단의 성서학자들은 성서에 대한 ‘설교식 접근’을 근본 없는 행위라며 무시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그러나 저자는 성서 해석(주석)과 설교가 본질적으로 연결된 작업이며, 교회의 현장 안에서 결코 뗄 수 없이 엮여 있는 ‘기예’임을 역설한다. 주석의 본래 목적은 학문적 유희가 아니라 교회를 든든히 세우는 데 있으며, 역사적으로도 성서 해석의 대부분은 설교라는 구체적인 맥락 속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텍스트가 스스로 말을 걸어오는 놀라운 경험

“최고의 설교란, 설교자 자신부터가 텍스트가 문득 말을 걸어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에, 또한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에 놀랐음이 역력히 드러나는 설교입니다.”

저자는 성서를 개인의 입맛에 맞게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대신, 여러 세대에 걸친 신앙 공동체가 일구어 낸 오랜 주석 전통에 겸손히 잇대어 읽을 것을 권한다.

이를 위해 디트리히 본회퍼, 존 던, 랜슬럿 앤드류스 등 기독교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설교자들의 설교를 세밀하게 살피며, 구약 본문이 어떻게 우리 시대에 살아 숨 쉬는 그리스도교적 메시지로 선포될 수 있는지 그 신학적·목회적·주해적 안전장치들을 꼼꼼하게 고찰한다.

다급하게 말을 걸어오는 구약성서 앞에 서다

‘훌륭한 잔소리’처럼 들리다 흩어지는 뻔한 설교조의 강연이 아니라, 텍스트 스스로가 살아서 회중을 향해 강력하게 선포하는 참된 설교. 이 책은 바로 그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가장 탁월한 지침서다.

『구약성서를 읽다』는 엄밀한 성서 해석에 기반한 생명력 있는 설교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목회자와 신학생은 물론, 성서 본문의 낯섦과 새로움 앞에서 말씀을 향한 잃어버린 경외와 사랑을 되찾고자 하는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전에 없던 깊은 통찰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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