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해 피격 사건 은폐 시도 및 월북몰이 혐의' 항소심 선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사실 은폐를 시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3부는 16일 서 전 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등 혐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들이 고 이대준 씨의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봤지만, 재판부는 이를 허위공문서 작성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기 전까지의 구체적 행적을 알 수 없어 자진 월북이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당시 해경 발표도 수사 결과를 토대로 한 판단이었다고 봤다.

◈ 법원 “자진 월북 추단에 합리성과 상당성 있었다”

재판부는 이씨가 구명조끼를 착용한 채 발견됐고 북한군에게 월북 의사를 표명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당시 자진 월북으로 판단한 데 합리성과 상당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평가가 성급하거나 단정적이었다고 비판할 수는 있지만 공공 신용을 해할 정도의 허위 내용을 작성·배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전 청장에 대해서도 허위 문서 작성에 관여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당시 발표가 과장됐다는 비판 가능성은 인정해 정부 대응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은 남겼다.

◈ 검찰 “국가기관이 유족과 국민 기만한 사안”

이씨는 2020년 9월 해양수산부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서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의해 피격돼 숨졌다. 감사원은 2022년 사건 은폐 의혹 감사에 착수했고, 검찰은 같은 해 말 서 전 실장 등을 기소했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피격 사실을 확인한 뒤 보안 유지 조치를 지시하고, 해경이 실종 상태에서 수색 중인 것처럼 보도자료를 내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청장에게는 월북 가능성을 담은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한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서 전 실장에게 징역 1년 6개월, 김 전 청장에게 징역 2년을 구형하며 “국가기관이 유족과 국민을 기만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 1심 이어 2심도 무죄

앞서 1심도 “위법이나 허위가 개입됐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해서는 검찰이 항소를 포기해 무죄가 확정됐다.

이번 항소심 역시 원심 판단을 유지하면서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형사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지만, 사건 당시 정부가 국민 피격 사실과 관련 정보를 충분히 공개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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