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욱 교수
신성욱 교수

개인적으로 20세기의 대표적인 부흥 설교자이자 기도 운동가인 레오나드 레이븐힐(Leonard Ravenhill, 1907~1994)과 그의 저서를 무지 좋아하는 편이다. 그는 영국에서 태어난 후에 미국으로 이주했으며, 평생 “교회의 부흥(revival)”과 “거룩한 삶”과 “기도의 능력”을 강력하게 외쳤던 인물로 유명하다. 특히 현대 교회가 사도행전의 초대 교회와 너무 멀어졌다고 보며, 눈물과 회개, 성령의 역사, 뜨거운 기도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화려한 조직이나 프로그램보다 “하나님의 임재”와 “기도”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특히 '밤새 기도하는 삶'으로 유명했고, “기도 없는 교회는 능력을 잃는다”라고 자주 외쳤다.

그의 가장 유명한 책은 《Why Revival Tarries(왜 부흥은 더디 오는가)》이다. 이 책은 전 세계적으로 백만 부 이상 읽힌 부흥 고전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이 책에서 '교회의 세속화'와 '영적 무기력'을 강하게 지적했다. 아울러 진정한 부흥은 인간의 기술이 아니라 ‘회개와 성령의 역사’로 온다고 강조했다.

그가 남긴 대표적인 명언들도 지금까지 매우 강렬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도하지 않는 사람은 죄를 짓고, 죄짓는 사람은 기도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진정한 크기는 그의 기도 생활의 크기다.” “우리가 부흥을 경험하지 못하는 이유는, 부흥 없이 사는 것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그의 또다른 명언 중 이런 내용이 있다. “하나님을 하루 종일 모독할 사람에게도 하나님은 오늘 숨을 쉬게 하신다는 것이 놀랍지 않은가?”

대부분이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내용이다. 이 한 문장 속에는 하나님의 오래 참으심과 은혜가 얼마나 깊은지가 담겨 있다. 우리는 종종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만 하나님이 은혜를 베푸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성경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자신을 찬양하는 사람에게만 햇빛을 주시는 분이 아니다. 하나님을 무시하는 사람에게도 아침을 허락하시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사람에게도 심장을 뛰게 하시며, 하나님을 모독하는 사람에게도 여전히 공기를 주신다.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하나님이 그 해를 악인과 선인에게 비추시며 비를 의로운 자와 불의한 자에게 내려주신다.”(마 5:45)

생각해 보라. 오늘도 하나님을 부인하는 사람이 있다. 하나님의 이름을 조롱하는 사람이 있다. 죄에 푹 빠져 날마다 죄를 즐기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도 하나님은 그들의 숨을 끊지 않으신다. 왜인가?

하나님이 약하시기 때문이 아니다. 하나님이 죄를 가볍게 여기시기 때문도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은 '회개의 기회를 주시는 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루를 숨 쉬며 살아가는 것은 단순한 생명 유지 때문이 아니다. 그것은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침묵 초청이다. 호흡이 있을 때 회개하고 하나님께로 돌이키라는 기회이다.

사실 우리도 과거에는 하나님의 은혜를 모르고 살았다. 기도보다 자기 힘을 의지했고, 감사보다 불평이 많았고, 순종보다 욕망을 따랐다. 그런 우리를 하나님이 즉시 심판하셨다면 오늘 우리는 여기 존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은 기다리셨다. 넘어질 때마다 다시 기회를 주셨고, 멀어질 때마다 말씀으로 부르셨으며, 심지어 죄 가운데 있는 순간에도 호흡을 거두지 않으셨다. 그것이 은혜다.

은혜는 “잘한 사람에게 주는 상”이 아니다. 받을 자격 없는 자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선물이요 자비다. 그래서 우리는 교만할 수 없다. 오늘 내가 살아 있는 이유는 내가 의롭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자비로우시기 때문이다.

숨 쉬는 것조차 은혜라면, 우리는 결코 하루를 당연하게 살 수 없다. 오늘의 호흡은 우연이 아니다. 하나님이 아직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증거다. 그러므로 오늘도 살아 있다면, 아직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나는 어린 시절, 병원에서 “왜 이렇게 늦게 오셨습니까? 45분 만에 죽습니다”라는 의사의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이다. 유학 시절, 2년간 시카고에서 그랜드 래피즈까지 매주 월요일, 새벽 4시에 출발해서 4시간 거리를 운전해서 통학하다가 졸음운전으로 네 차례나 차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낸 적이 있다. 그 학기 그 학교 학생 중 나 외에 세 건의 사고가 더 있었다. 그 사고에선 4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나는 혼자서 과반수 이상의 사고를 냈음에도 끝까지 살아남았다. 내가 사망한 이들보다 더 잘나고 더 잘 믿어서일까?

아니다. 세상을 떠난 이들은 다 사명을 끝낸 분들이다. 나는 아직 사명이 끝나지 않았기에 기회를 주신 것이다. 더 회개할 기회, 더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할 기회, 더 멋지게 사명을 잘 감당할 기회가 있기에 나만은 살려두신 것이다.

아직 믿지 않고 있는 이들에게만 아니고, 이미 믿고 있는 모든 이에게 기회가 열려 있기에 오늘도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다. 살아있는 자라면 모두가 기회 주신 하나님의 뜻을 따라 남은 생을 더 멋지게 잘 살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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