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IS가 이집트 콥트교회 교인들을 참수하는 영상. ⓒIS가 공개한 영상화면 캡쳐 ©ⓒ

영국성공회(Church of England)가 2015년 리비아 해변에서 이슬람국가(IS) 무장세력에 의해 참수된 기독교인 순교자 21명을 매년 기념하는 공식 기념일을 제정했다. 이는 영국성공회 전례력(liturgical calendar)이 16년 만에 개정된 첫 사례다.

영국성공회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총회(General Synod)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리비아의 21인 순교자(21 Martyrs of Libya)’를 공식 전례력에 포함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영국성공회는 매년 2월 15일 이들을 기념하는 연례 추모일을 지키게 된다. 이번 결정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전례력이 개정된 사례다.

희생자들은 이집트 콥트정교회(Coptic Orthodox Church) 신자 20명과 가나 출신 남성 1명으로, 대부분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일자리를 찾아 리비아로 건너간 이주 노동자들이었다.

이슬람국가(IS)는 이들의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표적으로 삼았으며, 신앙을 부인하라는 요구를 거부하자 리비아 시르테(Sirte) 인근 해변에서 참수했다. 당시 일부 희생자들은 숨을 거두는 순간까지 “오, 나의 주 예수님(O my Lord Jesus)”이라고 고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공개된 처형 영상은 공포를 조성하기 위한 목적이었지만, 오히려 순교자들의 신앙과 용기에 대한 전 세계적인 존경과 찬사를 불러일으켰다.

콥트정교회는 이들의 사망 직후 순교자로 공식 인정하고 매년 2월 15일을 축일로 제정했으며, 로마가톨릭교회 역시 이들을 순교자로 기리고 있다.

총회 토론에서는 지난해 해당 안건이 처음 제안됐을 당시 첼름스퍼드(Chelmsford) 교구 주교가 “순교는 오늘날에도 교회의 현실”이라고 말한 발언이 다시 언급됐다.

토론을 마무리한 영국성공회 전례위원회(Liturgical Commission) 위원장 마이클 입그레이브(Michael Ipgrave) 주교는 “이번 기념일은 세상에서 가진 힘은 미약했지만, 그들의 증언은 헤아릴 수 없이 큰 영향력을 남긴 사람들이 같은 주님을 고백했던 리비아의 한 해변으로 우리의 시선을 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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