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활동 중인 오석환 선교사가 높은 한국인 자살률 문제에 경각심을 갖고 자살예방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청년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기 위해 래퍼 비와이의 음악과 메시지를 소재로 한 책 『죽고 싶은 당신에게-BewhY 가라사대』를 출간했다.
오 선교사는 기독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LA에는 150개국 출신 이민자들이 거주하는데, 그 가운데 한국인의 자살률이 가장 높다”며 “200년 동안 자살방지운동을 해 온 한 단체 관계자가 ‘왜 한국 이민사회 지도자들과 교회는 이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느냐’고 말한 것이 큰 충격이었다”고 했다.
그는 책 출간뿐 아니라 음악 제작과 온라인 콘텐츠 공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생명존중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 운동의 캐치프레이즈는 “STAY-One More Day, One More Conversation”이다. ‘하루 더 살아보자, 한 번 더 대화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오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자살 문제를 충분히 대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가운데 자살인 경우가 적지 않지만,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인식 때문에 이를 드러내지 못하고 쉬쉬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문제를 외면하기 때문에 자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일이 잘될 것이라는 식의 기복적 신앙 태도가 오히려 절망과 우울의 문제를 깊이 다루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오 선교사는 자살예방을 위해 덴마크 철학자 키르케고르의 실존철학에도 주목하고 있다. 그는 “키르케고르의 실존철학은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는 문제를 다룬다”며 “오늘날 자살 예방에도 이러한 실존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직접 ‘카리스아카데미’라는 출판사를 설립하고 키르케고르 관련 서적들을 출간해 왔다. 최근 펴낸 『죽고 싶은 당신에게-BewhY 가라사대』 역시 기독교 신앙을 가진 래퍼 비와이의 노랫말 속 성경적 메시지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라고 소개했다.
오 선교사는 “자살은 정말 죽고 싶어서라기보다,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길이 보이지 않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대부분 순간적인 충동 속에서 일어난다. 누군가 3시간만 진심으로 이야기를 들어줘도 극단적 선택을 막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교회가 자살예방운동에 적극 나서주면 좋겠다”며 “예를 들어 교회 주보에 자살 예방을 위한 기도문 하나라도 싣고, 성도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문화가 형성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 코로나19 시기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 문제가 심각해졌다고 발표했던 점도 언급하며, 정신적 고통과 외로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 선교사는 AI와 SNS 등 디지털 플랫폼을 자살예방과 복음 전파의 도구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나 SNS를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교회가 새로운 기술들을 선한 통로로 사용해 세상에 빼앗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러한 도구들을 통해 사람들이 예수님을 더 깊이 만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 영혼이라도 더 살리는 일에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함께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오석환 선교사는 미국 버클리대학교에서 철학을 전공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 석사(M.Div)와 목회학 박사(D.Min) 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 선교연구소(Oxford Centre for Mission Studies)에서 철학박사(Ph.D)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캄보디아 장로회신학교와 미성신학대학원(America Evangelical University)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한국키르케고르연구소 소장과 캄보디아 리서치센터 대표, 미국 한인 글로벌 선교협회(KAGMA) 설립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영어와 한국어로 100권 이상의 저서를 집필했으며, 주요 저서로는 『갑과 을: 한국의 갑을 관계와 캄보디아 교회 개척』, 『기도로 이끄는 삶』, 『느헤미야 리더십』, 『히어링』 등이 있다. 또한 키르케고르의 『새와 백합에게 배우라』와 『매일 묵상 기도』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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