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AP/뉴시스

전 세계의 이목이 17일(현지시각) 개회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로 쏠리고 있다.

이틀간 실시되는 이번 FOMC의 결과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19일 새벽 3시 벤 버냉키 의장의 미국 경제상황 설명과 함께 발표된다.

이번 FOMC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양적완화 축소(QE) 여부와 그 규모다.

각국 정부는 미국이 이번 FOMC에서 QE를 시행할 것으로 기정 사실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FOMC가 급격한 출구전략은 하지 않더라도 단계적으로 규모를 줄이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최근 러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하고 돌아온 후 "고용지표라든지 회복이 덜된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구전략은 실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단계별 출구전략을 시행하면 월 850억 달러에 달하던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에서 150억 달러 가량 줄일 것으로 추산했다.

그러다 최근엔 약간 변화가 있다. 차기 연준이사회 의장으로 유력시되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이 자진사퇴하자 100억 달러 미만으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감지 되고 있는 것. 서머스 전 장관은 대표적인 매파로 양적완화 정책의 조기 시행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그렇다고 안개가 거친 것은 아니다. 어떤 식으로라도 신흥국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불가피하다.

인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신흥국들은 지난 6월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처음으로 출구전략 타임테이블을 제시하자 금융불안에 시달려왔다. 인도의 루피화 가치는 올들어 전년보다 20% 가까이, 말레이시아의 링깃화는 8% 가량 하락하며 지난 3년내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또한 신흥국의 증시시장인 글로벌 이머징 마켓에서는 8월 해외자본이 7억6000만 달러 가량 빠져 나갔다.

우리나라는 이들 신흥국에 비해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해외IB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신흥국이 영향을 받으면 우리도 영향권에 놓일 수 밖에 없다는 점. 또한 QE 규모가 예상보다 클 경우에도 영향을 수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출구전략 범위가 예상 범위내라면 안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역으로 얘기하면 그 이상일 경우 혼란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신흥국이 금융위기로 경제가 겉돌면 우리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대 인도네시아 수출은 139억5500만 달러로 2.5%, 대인도 수출은 119억2200만 달러로 2.2%의 비중을 각각 보이고 있다.

현 부총리는 17일 출입기자들과의 만찬에서 예전과 달리 우리나라의 영향에 대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였다. 신흥국에 비해 안정적이지 않느냐는 질문에 "지금까지는 그랬는데 모르지"라며 말을 흐렸다.

이는 불확실성이 높은 대외적인 요인속에서 섣부른 예측으로 긴장감을 늦추는 실수를 범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대신 "최근 몇일 사이 우리 주식시장에 외국인들이 많이 들어오지 않았냐"는 말로 과도한 걱정도 막았다.

실제로 8월23일부터 9월17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에 유입된 돈만 7조8000억원이다.

FOMC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국제금융시장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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