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 국가들의 종교탄압

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이명진(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공동대표, 성산생명윤리연구소 전 소장)

“전제 정치는 종교 없이도 통치할 수 있지만, 자유는 종교 없이는 통치할 수 없다.”-알렉시 드 토크빌(Alexis de Tocqueville)-

인간 도덕의 기준을 제공하는 종교의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한 토크빌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전체주의 정권의 가장 큰 장애물은 종교다. 종교인만이 전체주의가 담고 있는 비도덕성과 반민주적 행태에 대해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유물론에 기초한 공산주의를 내세운 전체주의 독재 국가에서 종교탄압을 앞장선 이유다. 그들은 ‘종교는 아편이다’라고 하면서 종교를 마약중독의 위치로 격하시켜 버린다.

구소련은 마르크스-레닌주의를 내세우며 국가 무신론을 선포했다. 1918년 ‘교회와 국가의 분리령’을 통해 교회의 법적 권리를 박탈하고 모든 교회 재산을 국유화했다. 1920년대 초에는 대기근을 핑계로 성물(聖物)까지 강제 몰수하고, 수만 개의 교회를 폐쇄하거나 창고, 무신론 박물관으로 개조해 버렸다. 공산주의 독재자 루마니아의 니콜라에 차우셰스쿠는 수도 부쿠레슈티를 재개발한다는 명목으로 수십 개의 역사적인 교회를 파괴했다. 종교 부처를 통해 모든 설교 내용을 검열하고, 거부하는 성직자는 감옥에 가두어 고문했다.

세계 최악의 종교 탄압국인 북한은 종교를 ‘외세의 침략 도구’로 규정하며 가장 가혹한 탄압을 이어오고 있다. 1940년대 후반 ‘토지개혁’을 통해 교회 소유 토지를 몰수했고, 6.25 전쟁 이후 종교인을 ‘적대 계급’으로 분류해 숙청했다. 동방의 예루살렘이라고 불리어졌던 평양의 교회터는 김일성,김정일 시체 안치소가 되어버렸다.

일본은 침략기 동안에 신사참배를 강요하며 자유민주주의와 국민 계몽에 앞장섰던 기독교 학교들을 폐쇄했다. 교단들을 강제로 통합하여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활동하는 어용단체인 ‘일본 기독교 조선교단’을 만들었다. 교회 종(鐘)까지 전쟁 물자로 빼앗아 갔다.

전체주의 정권은 자신들을 지지하는 종교인들과 서로 유착되어 한편이 된다. 그들은 종교인의 도덕성은 뒷전으로 하고 정권의 잘못과 비도덕적 행태를 비호하는 어용 행위에 앞장 선다. 이들의 목소리와 활동은 정권의 환영과 지원을 받는다. 반면 정권의 도덕적 문제와 어긋난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종교인은 철저히 탄압한다. 감옥에 가두고 재산을 빼앗고 종교행위를 금지시켰다.

전체주의 정권의 종교탄압 방식

전체주의를 이끌었던 국가들이 종교탄압에 가져다 쓴 공통적인 수사학이 있다. 이들은 선동과 악마화 선전, 누명 씌우기 등을 이용했다. 첫 단계로 그럴듯한 언어를 내세운 여론몰이다. 이들은 ‘애국’, ‘국민적 예의’, ‘인민의 자산’ 같은 긍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폭력을 정당화한다. 다음 단계로 종교인들의 경제적 고립화다. 재산(토지, 건물)을 몰수하여 조직의 자생력을 파괴한다. 마지막 단계로 인신 구금이다. 종교적 신념을 가진 개인을 반혁명 세력, 적대세력으로 매도한다.

최근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 종교탄압을 했던 국가들의 행적을 따라가는 것 같은 염려와 위기감이 든다.

대한민국 헌법 제20조는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 국교는 인정되지 아니하며,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종교와 정치는 분리된다는 정교분리(Separation of Church and State)는 국교분리가 정확한 표현이다. 국가가 국교를 정하면 안 되고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종교탄압에 앞장선 정치인들은 본래의 의미와 동떨어진 해석을 하고 있다. 그들은 ‘종교와 정치가 완전히 분리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잘못 해석한다. 정교분리의 원래 의미를 왜곡 적용하여 종교탄압의 도구로 삼으려는 속셈인 것이다.

2026년 1월 9일 무소속 최혁진 의원 외 10명(더불어민주당 김우영 김준혁 김재원 권칠승 염태영 이건태 이성윤 송재봉 서미화 진보당 손솔)이 헌법이 정한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우며 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개정안을 제안한 사유로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을 위반하여 특정 정치세력과 결탁하는 등 반사회적 행위를 자행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를 효과적으로 제재할 법적 수단 또한 주무관청이 위법행위를 인지하더라도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조사권한이 명확하지 않아 실효성 있는 감독이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있어, 이에 법인 설립허가 취소 사유를 구체화하고, 주무관청의 조사 권한을 명문화하며, 반사회적 법인의 잔여재산 국고귀속 제도를 강화함으로써 법인격 남용을 방지하고 헌법 질서를 수호하고자 함(안 제37조 등)이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자신들의 정권 강화를 위해 정교분리의 뜻을 왜곡해 종교탄압에 나설 채비다. 전체주의로 달려갔던 많은 나라들의 전철을 따라가는 것 같아 불편하고 불안하다. 선을 넘어선 입법으로 권력 남용의 위험이 커지고 자유민주주의 헌정 질서의 핵심 원칙이 위협받고 있다.

대한민국에서 나타나는 위험한 징후

베네수엘라 정권이 사법부와 선거기관, 언론을 장악해 권력을 유지했던 방식과 닮은 위험한 징후들이 대한민국에서도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 베네수엘라 독재자들은 권력 유지를 위해 선거기관을 장악하고, 사법개혁을 내세워 대법원을 무력화시켰다. 정부를 비판하는 방송국의 면허를 취소하고, 친정부 언론을 지원했다. 민족주의를 내세우며 경제위기와 사회갈등의 원인을 외부로 돌려 정권 유지에 이용했다.

현 정권은 언론의 방송통신위원회를 파행 운영시키다가, 2025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를 폐지하고 방송미디어 통신위원회(방미통위)를 만들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로 채워가고 있다.

사법 3대 악법(법왜곡죄, 재판소원제, 대법관 증원법)을 통과시켜 삼권분립을 철저히 무시하는 전체주의 길을 가고 있다. 정부 인사는 야당과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생존과 발전을 위해 국회는 해야 할 일을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대법관 증원법을 만들어 현 14명에서 26명으로 늘려 자신들을 지켜줄 인사들을 앉힐 작정이다. 수사관, 검사, 판사가 형사 사건에서 고의로 법을 왜곡하여 적용하거나 사실을 조작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과 자격정지에 처하는 법왜곡죄를 만들어 자신들의 강철 방패막을 만들었다. 재판소원제를 만들어 최후 도주로까지 만들어 놓았다.

이제는 통일교와 신천지의 선거 개입 사건을 빌미로 ‘민법 개정안’을 통해 종교탄압에 나서려고 한다. 정작 통일교와 관련된 인사는 지방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이상하지 않은가? 개별 범죄는 기존 형법으로 처벌하면 될 일이다. 헌법을 훼손하는 과잉 입법으로 갈등을 일으킬 이유가 없다.

종교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

인간은 동물과 달리 도덕과 종교를 가지고 있다. 에드먼드 버크(Edmund Burke)는 ‘종교는 사회 질서를 지탱하는 도덕적 기반이다’라고 했다. 종교가 가진 위대한 힘은 도덕성이다. 자유 민주주의가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이유다. 전체주의 국가들의 흑역사를 따라 가면 안 된다. 거꾸로 달려가는 열차를 지금이라도 멈추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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