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미래학회와 아프리카미래협회가 주최하는 제13회 상반기 공동학술대회가 13일 오후 1시 서울 아델포이교회 본당과 온라인 ZOOM 회의를 통해 동시 개최됐다. ‘다극화 질서 속의 아프리카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학회에서는 다양한 학술 발표가 이어진 가운데, 아프리카의 변화를 기독교 선교학 및 신학적 관점에서 짚어냈다.
이날 1부 예배에서 설교를 맡은 임동현 목사(아델포이교회 담임)는 이사야 43장 18~19절을 본문으로 삼아 다극화 시대 속 아프리카 선교의 패러다임 전환을 강조했다. 임 목사는 “과거의 선교가 서구 교회 중심의 일방적인 ‘보내는 선교’였다면, 이제는 아프리카 현지 교회가 세계를 향해 복음을 들고 나아가는 ‘함께하는 선교’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라며 “한국 교회 역시 아프리카를 단순한 선교지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함께 세워가는 동역자로 바라보아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임 목사는 “세상이 보기에는 광야 같고 메마른 사막 같지만, 하나님은 아프리카 그곳에 길을 내고 강을 흐르게 하신다”라며 “인간은 불가능이라 말하는 바로 그곳에 하나님은 새 일, 새 역사를 일으키신다”라고 했다.
2부 주제발표를 맡은 장훈태 회장(아프리카미래학회 회장·백석대 은퇴교수)은 성경 속 인물을 통해 다극적 국제 질서에서의 위기관리 모델을 제시했다. 장 회장은 “요셉은 이집트라는 다극적 질서의 핵심 국가에서 7년간 풍년이라는 자원을 관리하고 7년간 흉년이라는 미래의 위기를 극복한 인물이다”라며 “그의 능력은 사람을 의지하는 데 출발하지 않고 하나님의 신령한 은사와 자신이 획득한 역량을 효과적으로 융합하는 데 있었다”라고 했다.
또한 장 회장은 “다극화 질서 속의 아프리카는 지금까지 생각해온 수동적인 객체가 아니다”라며 “성경적 인물 요셉, 다니엘, 느헤미야와 같은 영적 통찰력을 갖고 모든 사람과의 이해관계에서 소통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라고 했다. 더불어 장 회장은 “선교·신학적 관점에서 다극화 질서 속의 아프리카 미래는 ‘기독교의 무게 중심 이동’ 곧 북반구 신학에서 남반구 신학으로 완전히 이동한 시대이다”라며 “서구 중심의 신학을 뛰어넘어 토착화 신학과 다극화 신학을 강조하며 복음의 아프리카화를 이루어야 한다”라고 했다.
동아프리카 메가프로젝트의 미시적 영향과 아프리카 주체성을 비교 연구한 김해영 박사(밀알복지재단 케냐 희망사업본부)는 개발 사업 이면에 숨겨진 신학적 책임을 역설했다. 김 박사는 “기독교 선교적 관점에서 볼 때, 이 모델은 창조청지기직과 전인적 선교(Integral Mission)의 구체적 실천이 된다”라며 “메가프로젝트는 단순한 경제 개발이 아니라, 하나님이 맡기신 땅과 사람, 미래 세대를 어떻게 돌볼 것인가를 묻는 신학적 현장이다”라고 했다.
더불어 김 박사는 “로잔 운동에서 강조한 전인적 선교는 복음 전파와 사회적 책임을 한 새의 두 날개로 보아, 메가프로젝트로 인한 취약계층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공동체를 치유하고 세상을 새롭게 하는 실천을 요구한다”라며 “개혁주의생명신학은 모든 생명을 하나님의 선물로 여기며, 개발의 이름으로 생명을 해치는 것을 거부하고 생명의 공동체를 추구한다”라고 했다.
북아프리카 및 사헬 지역의 테러리즘을 다층적 데이터 분석으로 접근한 명민기 연구원(부산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은 종교적 편견을 뛰어넘는 기독교적 안보관을 역설했다. 명 연구원은 “본 연구는 기독교적 안보관과 선교적 관점을 바탕으로, 고통받는 아프리카 이웃들의 현실을 왜곡 없이 바라보고자 한다”라며 “2022년 전 세계 테러 사망자의 43%가 사헬 지역에서 발생했고 마우시 테러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상반기에만 서아프리카에서 1,800건의 테러로 4,600명이 사망했다는 통계는 이 지역의 생존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라고 했다.
또한 명 연구원은 “단순히 이슬람 극단주의라는 종교적 요인에만 매몰될 것이 아니라, 사헬 지대의 기후변화로 인한 차드호 면적의 90% 감소, 이로 인한 가축 방목지와 농지의 충돌, 그리고 2020년 이후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등에서 발생한 연쇄 쿠데타와 정부 기능 마비 등 구조적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라며 “이슬람 협력기구(OIC)나 알카에다(JNIM), 이슬람국가(ISGS) 등의 역학 관계를 정량적 데이터로 철저히 분석할 때 비로소 평화 정착과 취약계층 구호를 위한 기독교의 정확한 선교적·안보적 대안이 도출될 수 있다”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알제리 카빌인의 아마지그 정체성 운동과 선교적 함의를 발표한 박효진 연구원(부산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은 모어(Mather tongue) 번역 선교의 구체적 중요성을 증명했다. 박 연구원은 “라민 사네(Lamin Sanneh)는 기독교 선교의 중요한 특징을 복음을 수용자의 모어로 번역하는 자국어화(vernacularization)에서 찾는다”라며 “아랍화와 이슬람화 정책 속에서 언어적 권리를 박탈당했던 알제리 북부의 카빌인(Kabyle)들에게 소수 언어인 타마지그트(Tamazight)어는 단순한 의사소통 수단이 아니라 프랑스 식민주의와 아랍 가부장제에 맞서 공동체의 존엄과 기억, 신학적 주체성을 표현하는 중심 축이다”라고 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1995년 카빌어 신약성경 번역과 위성방송, 라디오 매체를 통한 타마지그트어 복음 전파는 카빌 지역 전역에서 수많은 개종과 자립적인 가정교회 운동을 촉발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라며 “모어가 신앙의 언어가 될 때, 복음은 외부에서 수입된 추상적 교리가 아니라 공동체의 삶과 고통, 기쁨과 기억 속에서 해석될 수 있다”라고 했다. 아울러 박 연구원은 “카빌인의 역사적 사례는 현대 선교가 단순히 종교적 교리를 일방적으로 전하는 ‘이해 가능한 언어’의 수준을 넘어, 피선교지의 역사와 억압받아온 문화를 회복시키는 ‘존중받는 언어’의 문제를 다루어야 함을 보여주는 선교학적 증거이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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