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5년 유신 독재 시기 해직 교수들이 세운 갈릴리교회의 설교를 엮은 설교집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갈릴리교회 설교집」이 출간됐다. 이번 한국어판은 3·1 민주구국선언 50주년을 맞아 당시 일본에서 먼저 간행된 설교집을 우리말로 복원한 것이다.
갈릴리교회는 1975년 유신 체제 아래 대학에서 해직된 교수들이 중심이 되어 서울에 세운 신앙공동체다. 권력의 중심 ‘예루살렘’이 아닌 소외된 민중의 땅 ‘갈릴리’를 지향하며 출범했다. 정보기관의 감시와 탄압 속에서도 예배를 이어갔으며, 고난받는 양심수 가족과 학생, 노동자들의 안식처 역할을 했다.
교회에는 문동환, 문익환, 서남동, 안병무, 이문영, 이우정, 이해영 등 당대 지성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그리스도만”을 외치며 민주화운동과 민중신학 형성에 관여했다.
갈릴리교회는 예배공동체를 넘어 한국 민주화운동의 거점이자 민중신학을 토론하는 장이었으며, 1976년 유신체제에 저항한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이 태동한 역사적 현장이기도 하다. 지도자들이 투옥된 시기에는 박용길 장로를 비롯한 여성들이 예배를 지켰고, 남민전 사건 관련 가족들까지 돌봤다. 교회는 1990년 4월 관련자들이 모두 석방된 이후 15년간의 활동을 마무리하고 문을 닫았다.
이번에 출간된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는 1978년 일본 신교출판사에서 「主イエスよ来たり給え: ガリラヤ教会説教集」이라는 제목으로 먼저 출간된 일본어판을 토대로 한다. 당시 주요 인사들이 투옥된 상황에서 일본 그리스도인들(편집: 쇼지 쓰토무)이 한국 민주화운동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간행했다.
책에는 총 열두 편의 설교가 수록됐다. “가난해야 합니다”(문익환), “민중의 복음서”(서남동), “오늘의 그리스도”(안병무), “성탄―간절한 마음의 시작”(이문영), “기다리는 자의 삶”(문동환), “박해받는 선교”(이우정), “엠마오로 가는 길―죽으면서 산다”(이해영) 등은 당시 억압과 불의 속에서 선포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설교들은 종교적 메시지를 넘어 시대를 향한 선언의 성격을 지닌다.
이 설교집은 한국 고유의 신학 흐름인 민중신학의 형성과 전개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된다. 갈릴리교회는 신학적 토론과 실천이 결합된 현장이었으며, 이곳에서 선포된 설교들은 이후 민중신학의 핵심 사상으로 발전했다.
한국어판에는 일본어판에 실린 설교 외에도 겁 많은 자의 용기(이문영)와 세상을 품은 작은 교회(문영미)의 글, 일본어판 편집자 쇼지 쓰토무 목사의 해설, 옮긴이의 번역 후기 등이 함께 수록됐다. 또한 갈릴리교회 첫 예배 주보, 녹음테이프와 설교 원고, 당시 사진 등 관련 사료를 실었다. 자료는 국사편찬위원회, 문익환아카이브, 안병무아카이브 등의 제공을 받아 구성됐다.
한편, 저자 소개에는 갈릴리교회 설립과 활동에 참여한 인물들의 생애가 담겼다. 문동환은 한국신학대학과 미국 하트퍼드신학대학에서 수학했으며 3·1 민주구국선언 사건과 YH 사건 등으로 투옥됐다. 문익환은 시인이자 신학자로 공동번역성서 책임위원을 지냈고, 1989년 방북 활동 등으로도 알려졌다. 서남동은 민중신학을 개척한 신학자로 3·1 민주구국선언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다. 안병무는 민중신학을 세계에 알린 신학자로 한국신학연구소 설립과 「현존」 발행에 참여했다. 이문영은 고려대 교수로 재직 중 해직과 복직을 반복하며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다. 이우정은 여성운동가이자 제14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이해영은 NCCK 인권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았으며 갈릴리교회 초대 당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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