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2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CSIS에서 열린 신간 '중국의 무역 무기화 : 집단적 회복 탄력성을 통한 저항' 출판 기념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21일(현지 시간) 미 워싱턴DC CSIS에서 열린 신간 '중국의 무역 무기화 : 집단적 회복 탄력성을 통한 저항' 출판 기념 좌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가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개발을 계기로 중국의 경제적 압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과 일본, 주요 파트너 국가들이 공동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 석좌는 21일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즈 기고에서 “한국은 중국의 강압적 경제 조치에 더 이상 단독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쇄 회담에도 불구하고 양국 관계의 불안정성이 지속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상회담 이후 불과 2주 만에 발표된 한국의 핵잠수함 협력 관련 합의를 핵심 변수로 지목하며, 이로 인해 우호적 기조가 오래 유지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차 석좌는 “한국의 핵추진잠수함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 선박까지 감시할 수 있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이 아직 뚜렷한 대응에 나서지 않는 배경에는 일본 정치권의 대만 발언 등으로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한 상황이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 주석이 방중 기간 중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하라”고 경고한 점도 한국의 안보 행보를 겨냥한 신호로 해석했다.

차 석좌는 중국의 경제 보복이 새로운 위협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6년 사드(THAAD) 배치 이후 롯데 제재와 요소수 수출 중단 등 대규모 보복 조치를 언급하며, 지난해 한화해양의 미국 자회사들이 제재 대상이 된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차 석좌는 미국의 승인으로 한국 핵잠수함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한국의 해저 전력이 한반도를 넘어 확장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핵잠수함을 통해 미국의 대중국 군사 작전을 지원할 수 있게 되면 중국의 대응은 더욱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무역 규모를 고려할 때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단절할 수는 없다고 전제했다.

차 석좌는 중국이 북한의 핵무장화를 억제하지 않았고, 유엔 제재 이행에도 소극적이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이 중국을 전략적 파트너로 바라보는 관점을 재검토해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중국이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을 제어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언급했다.

차 석좌는 한중 경제 관계가 상호보완에서 경쟁 구도로 바뀌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이 철강과 자동차 타이어 등 산업 전반에서 가격 경쟁과 산업 스파이 활동으로 한국 기업을 압박하고 있으며, 서해 잠정조치수역에 대한 일방적 시설 건설 등 군사적 행보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석좌는 개별 국가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며, 미국·일본·호주·G7 국가들과 협력한 ‘집단 경제 억지 협정’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한 국가에 대한 경제적 강압을 모두에 대한 강압으로 간주하고, 나토 5조처럼 자동적인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석좌는 중국 역시 핵심 산업 분야에서 한국과 동맹국들에 구조적으로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OLED 패널 등 첨단 부품을 포함해 다수 품목에서 중국이 높은 수입 의존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집단 억지가 실질적 효과를 가질 수 있는 근거로 제시됐다.

차 석좌는 집단 경제 억지의 목적이 무역전쟁이 아니라 중국의 강압 행위를 억제하는 데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리투아니아 사태 당시 유럽연합이 ‘반강압 수단’을 발동한 사례를 언급하며, 미국·일본·한국이 공조 의지를 분명히 할 때 중국의 압박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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