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건 의원
국민의힘 김건 의원 ©SNS

전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자 제22대 국민의힘 국회의원인 김건 의원은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통일부가 추진 중인 ‘탈북민’ 명칭 변경 계획과 관련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해당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논평에서 통일부가 ‘탈북민’을 ‘북향민’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탈북민 단체들이 지난해부터 반대 집회를 이어오다 최근 정 장관을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며, 이를 두고 “무척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북한이탈주민’이라는 용어는 1997년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지금까지 사용되어 왔으며, 통상 ‘탈북민’으로 줄여 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990년대 중반 북한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기, 극심한 경제난과 대규모 아사 속에서 많은 주민들이 생존과 희망을 찾아 한국으로 오게 된 시대적 배경이 해당 용어의 선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시간이 흐르면서 ‘탈북’이라는 표현이 부정적인 어감을 지닌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져 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2005년 ‘새터민’이라는 용어로의 대체를 시도했으나, 탈북민 단체들의 반발이 지속되자 2008년에는 해당 용어 사용을 지양하겠다는 입장으로 한발 물러선 전례가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국 사회에 정착해 살아가고 있는 약 3만 4천 명의 탈북민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자는 취지 자체는 논의될 수 있다면서도, 용어 변경의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과 절차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과정을 거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밀어붙이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주의의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절차에 있으며, 절차적 정의는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며 “‘바늘허리에 실을 매어 쓸 수는 없는 법’”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정 장관이 취임 직후부터 ‘북향민’이라는 용어 변경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왔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그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약 2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조사 결과 일반 국민과 탈북민 모두에게서 ‘북향민’이 1위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통일부는 여론조사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해당 결과를 내부 참고용으로만 활용하고, 별도의 전문가 자문을 거쳐 ‘북향민’을 최종 용어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또 통일부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우선 해당 용어를 사용한 뒤, 확산 여부를 지켜본 후 법률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추진 계획을 내놓은 점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비롯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위원들이 수차례 여론조사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통일부가 명확한 사유 없이 수개월간 자료 제출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북향민’이라는 용어 변경에 반대하는 탈북민들의 입장에서 이러한 ‘답정너식’ 추진 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탈북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독재의 탄압과 빈곤을 피해 목숨을 걸고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온 분들께 또 다른 독선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 의원은 “정동영 장관은 일방적이고 무리한 탈북민 명칭 변경 계획을 지금이라도 철회하길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국민의힘도 논평을 통해 이를 비판했던 바 있다. 조용술 대변인은 “정부가 나서 굳이 대체 용어를 만들어 논란을 키우고 정체성을 규정하는 것 자체가, 탈북민을 바라보는 정권의 왜곡된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밝히고, “탈북민이라는 표현은 김씨 일가의 세습 독재와 인권 탄압을 벗어나 자유를 찾아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을 의미한다”고 했다. 또 “‘북한에 고향을 둔 사람’이라는 의미의 북향민을 전면에 내세우려는 의도가 무엇이냐”며 “그들의 자유 의지를 희석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한편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통일부의 시무식에서 “탈북민이라는 이름 대신 고향을 북에 두고 온 사람이라는 뜻을 담은 북향민이 그나마 차별과 배제를 떠난 중립적 호칭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향후 공식 명칭으로 탈북민 등의 용어 대신 ‘북향민’이란 단어를 사용할 뜻을 내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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