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해양수산부 공무원 故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운데)와 김기윤 변호사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해양수산부 공무원 故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운데)와 김기윤 변호사(오른쪽)를 비롯한 유족이 최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정성호 법무부장관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기자회견을 하던 모습. ©뉴시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 인사들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검찰이 일부 피고인에 대해서만 항소한 결정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사건 유족은 이른바 ‘반쪽 항소’가 외부 압력에 따른 결과일 수 있다며 서울중앙지검장과 국무총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

고(故)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는 7일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과 김민석 국무총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검찰의 항소가 제한적으로 이뤄진 배경에 국무총리의 공개 발언과 중앙지검장의 내부 지시가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를 수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래진씨는 “첩보를 입수한 이후 정상적인 국가라면 위기에 처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했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구축된 안보 자산을 수천 건이나 삭제한 행위가 범죄가 아니라면 무엇이 범죄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력의 이해관계가 아닌 국민의 관점에서 판단하는 공수처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유족 측은 특히 검찰의 일부 항소 결정이 김민석 국무총리의 공개적인 항소 포기 취지 발언과, 박철우 중앙지검장의 추가 검토 지시 이후 내려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국가의 생명 보호 의무와 직결된 직권남용 관련 공소사실이 항소심 판단을 받을 기회를 부당하게 박탈당한 것은 아닌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족 측은 김 총리가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의당 당연하지 않은가”라고 언급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는 단순한 개인 의견을 넘어, 검찰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개적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박 지검장이 수사팀의 항소 보고에 대해 재검토를 지시한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해석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족 측 김기윤 변호사는 “검사의 항소권은 공익의 대표자로서 피해자를 위해 독립적으로 행사돼야 할 권한”이라며 “정치적 발언이나 외부 압력으로 이 권한이 제약된다면, 피해자의 문제 제기는 사법 절차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권력 앞에서 침묵을 강요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에 대해서만 허위공문서작성, 허위작성공문서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반면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항소의 실익 등을 고려해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일부 인사들에 대해서는 1심 무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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