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인민해방군 출신의 중국인 2명이 군사기밀을 빼내려다 적발됐다. 한 명은 평택 주한미군 기지 앞에 상점을 차려 놓고 한국인 근무자에게 접근해 미군 지휘부 위치와 무기 이동 정보 등을 빼냈고, 다른 중국인은 군산 군공항 옆 호텔에 도청 장치를 설치하고 관제탑과 조종사 대화를 탐지하다 체포됐다고 한다.

중국인이 우리 군사시설을 몰래 탐지하다 적발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드론을 띄워 국정원 청사를 촬영하고,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와 제주 해군기지, 부산 정박 중인 미 항공모함과 수원 공군 비행장 등 닥치지 않고 군사기밀을 탐지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의 범죄 수법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는 거다. 군사공항 옆에 도청시설까지 마련할 정도라면 전문 스파이 수법을 뺨친다. 그런데도 처벌은 매번 ‘솜방망이’이다 보니 대담하다 못해 마음대로 활개 치는 수준에 다다른 거다. 그 원인은 정부의 안보 의식이 허술한 데 있다. 어쩌다 적발이 돼도 “취미로 했다. 몰랐다”라고 둘러대면 가벼운 처벌로 끝난다는 걸 알고 이를 악용하는 거다.

지난 2월 형법 제98조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안보 기밀 탐지에 따른 간첩죄 적용 대상이 북한을 지칭하는 ‘적국’에서 ‘외국’으로 확대한 게 핵심이다. 그런데도 이런 간첩 행위가 근절되지 않는 건 이들에게 한국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란 뜻이다.

지난 2017년 12월 중국을 국빈 방문한 문재인 전 대통령은 베이징대학에서 연설하며 중국을 ‘큰 산봉우리’, 한국은 ‘작은 나라’라고 지칭해 굴욕 외교 논란을 낳았다. 또 최근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공군사관생도들 앞에서 중국 마오쩌둥이 공산주의로 중국 대륙을 평정할 때 했던 ‘처변불경(處變不驚)’을 자신의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고 말해 호된 비판에 휩싸였다.

중국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여권 정치인들의 굴욕적인 친중(親中) 행보가 오늘 중국인이 한국에 와서 온갖 군사기밀을 염탐하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됐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중국인들이 한국 정부의 호의를 업신여기고 무슨 짓을 해도 상관없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데 일조했을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여권의 정치인들은 일본의 과거사에 대해선 매번 눈에 쌍심지를 켜고 달려들다가도 중국 얘기만 나오면 한없이 너그러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그런 편향성이 감히 남의 나라에 와서 안보 기밀을 마음대로 도둑질할 배짱을 키운 게 아니겠나. 중국이 우리에 정상적인 이웃 국가라면 한국에 간첩을 보낼 리도, 한국에 와 간첩질하는 중국인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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