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서울에서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을 매입한 30대가 4년 만에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급격히 오른 서울 집값과 잇따른 부동산 규제 속에서 향후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30대 실수요자들이 이른바 ‘패닉바잉’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2월까지 서울에서 생애 최초로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을 매수한 인원은 총 6만10956명이었다. 이 가운데 30대 매수자는 3만458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최근 몇 년간 관망세를 보이던 30대의 주택 매입 수요가 다시 크게 늘어난 흐름을 보여준다.
정부 정책 변화와 대출 규제 발표 이후 매수 증가
월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초반 30대 생애 최초 매수자 수는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1월 1346명, 2월과 3월 역시 2000명대를 밑돌며 조용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5월 정부 출범 이후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었고, 6월 27일 대출 규제 발표를 전후로 매수세가 급격히 늘었다.
5월에는 2754명으로 증가한 데 이어 6월에는 3326명을 기록하며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후 9월까지도 3000명대 매수세가 이어졌으나, 10월과 11월 정부의 추가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에는 일시적으로 주춤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다만 12월 다시 3064명으로 반등하며 연말까지 매수 흐름이 이어졌다.
송파·강서·영등포 등 선호지역과 외곽지역에 고른 분포
자치구별로 보면 지난해 30대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가 가장 많이 몰린 지역은 송파구였다. 송파구에서는 2004명의 30대가 처음으로 집합건물을 매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어 강서구 1953명, 영등포구 1919명, 노원구 1775명, 동대문구 1711명, 성동구 1692명, 마포구 1677명, 강동구 1661명, 성북구 1658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분포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한 선호지역과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외곽지역에 매수 수요가 고르게 퍼졌음을 보여준다. 직주근접과 주거 환경을 중시하는 수요와 함께, 상대적으로 접근 가능한 가격대의 지역을 찾는 실수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서울 집값 급등이 불안 심리 자극
30대 생애 최초 매수자가 늘어난 배경에는 서울 집값의 가파른 상승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은 8.71%를 기록하며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짧은 기간 동안 이어진 가격 상승은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 한다는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부동산 정보를 직접 찾아다니는 이른바 ‘임장족’도 늘어났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부동산을 주요 자산으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직접 방문해 시세와 입지를 확인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이다.
정책대출과 맞벌이 증가도 매수 여건 완화
정책대출의 영향도 30대 내 집 마련을 뒷받침한 요인으로 꼽힌다. 6·27 대출 규제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제한됐지만, 30대의 경우 신생아 특례대출 등 정책금융 상품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이로 인해 초기 자금 부담이 다소 완화됐다는 평가다.
맞벌이 부부 비중이 증가한 점도 주택 매입 여건을 개선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30대 맞벌이 비중은 61.5%로 전년보다 상승했으며, 전 연령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기에 맞벌이 부부를 대상으로 한 디딤돌·버팀목대출 소득 요건이 완화되면서 대출 접근성이 높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 “직주근접 선호와 정책대출이 매수 시기 앞당겨”
전문가들은 주거 인식 변화와 금융 환경이 맞물리며 30대의 첫 주택 매입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젊은 세대의 맞벌이 비중이 늘어나면서 도심 출퇴근을 고려한 직주근접 선호가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책대출을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면서 생애 첫 집 마련 주기가 이전보다 짧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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