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는 해당 개정안이 형법 개정 없이 낙태를 사실상 전면 허용하는 방식으로, 헌법 질서를 우회적으로 무력화하는 위헌적 입법이라고 주장했다. 개정안은 인공임신중절을 ‘약물 투여나 수술 등 의학적으로 인정된 방법으로 임신을 종결하는 행위’로 정의하면서, 태아의 생존 가능 시기와 임신 주수 제한, 허용 사유를 모두 삭제하고 상담확인서만으로 시술을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이는 2020년 헌법재판소가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서 요구한 ‘태아 생명 보호와 여성의 자기결정권 간의 사회적 보호법익의 균형’에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태아의 생명 보호 의무를 전제로 한 제한적 입법을 요구했지만, 이번 개정안은 태아를 법적 보호 대상에서 사실상 삭제했다는 것이다.
특히 연구소는 개정안 제28조를 문제 삼았다. 해당 조항은 모자보건법에 따른 인공임신중절을 받은 경우 형법상 낙태죄 조항을 적용하지 않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형법을 유지한 채 하위 법률로 전면 면책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로 법체계를 훼손하는 입법권 남용이라는 주장이다.
성명서는 또 약물 낙태의 전면 허용이 여성 보호로 포장돼 있지만, 실제로는 여성에게 신체적·정신적 위험과 부담을 전가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약물 낙태는 출혈, 실패 가능성, 재시술, 심리적 외상 등을 여성 혼자 감당해야 하는 방식으로, 국가가 책임지는 의료 체계 밖으로 여성을 내몰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상담기관이 확인서를 발급하고 의료기관이 약물을 처방하더라도, 실제 과정은 여성 개인에게 맡겨지는 무책임한 구조라고 연구소는 주장했다.
연구소는 이번 개정안이 생명윤리의 근간을 흔든다고도 강조했다. 법안 어디에도 태아가 보호 대상이라는 언급이 없으며, ‘국민의 생식건강’이라는 표현을 통해 출생 이전의 인간 생명을 행정적으로 지우려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 건강을 위한 입법이 아니라 태아 생명을 제거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성산생명윤리연구소는 “이 법안은 여성의 권리를 명분으로 태아의 생명, 국가의 보호 의무, 의료 윤리를 동시에 훼손하는 법안”이라며 국회에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했다. 아울러 “헌법의 생명 존중 사상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생명은 포퓰리즘 정치의 도구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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