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가 27일(현지 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한국과 캄보디아 정상이 최근 급증하고 있는 스캠(사기)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한·캄보디아 공동 태스크포스(TF)’를 오는 11월부터 본격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는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KLCC(쿠알라룸푸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양자 정상회담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하고, 초국가 범죄 대응과 양국 간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두 정상은 최근 아시아 전역에서 확산 중인 스캠 범죄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한국인을 보호하기 위한 실질적인 공조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공동 전담반에는 한국 경찰이 직접 파견될 예정이며, 파견 규모와 운영 방식은 양국 협의를 거쳐 빠른 시일 내 확정될 것으로 전해졌다.

훈 총리는 “캄보디아 정부가 최근 스캠 범죄단지에 대한 집중 단속과 초국가 범죄 대응을 강화한 결과, 현지 치안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의 치안 개선과 한국인 전담반 가동을 계기로 프놈펜 등 일부 지역의 여행 경보를 하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1997년 재수교 이후 양국 관계가 교역, 투자, 인적 교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빠르게 발전해온 점을 높이 평가하며, 스캠 범죄 대응을 계기로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캄보디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현지 경제 발전에 적극 기여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캄보디아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훈 총리는 이에 “한국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결할 수 있도록 관계 부처에 신속히 조치를 지시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회담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은 현재 스캠 범죄로 국민이 매우 예민한 상황이지만, 캄보디아 당국이 우리 교민들을 세심히 배려해 준 점에 감사드린다”며 “양국이 교민 보호를 위한 협력을 강화해 새로운 단계의 협력 관계로 발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훈 총리는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학생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깊은 애도를 표했다. 그는 “캄보디아 정부는 인신매매, 마약 등 초국경 범죄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며 “이 문제는 한 나라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아세안 지역 국가들이 함께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캄보디아 내 한국인들의 안전은 나에게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며 “대한민국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에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많은 한국 투자자를 환영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한국과 캄보디아는 역사적 경험에서 닮은 점이 많다”며 “한국이 한발 앞서 발전했지만, 그 경험을 나누며 캄보디아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답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스캠 범죄 근절뿐 아니라 경제, 문화, 인적 교류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해 미래지향적인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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