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성 순례길
다윗성 순례길 사진. ©코비 하라티(Koby Harati), 다윗의 도시 아카이브

이스라엘관광청은 2천 년 전 예루살렘을 찾은 수백만 명의 순례자들이 성전산으로 향할 때 이용했던 다윗성 순례길이 2026년 1월부터 일반 대중에게 전면 공개됐다고 최근 밝혔다.

예루살렘 다윗성에 위치한 이 순례길은 총 길이 600미터, 도로 폭 8미터로 조성됐으며, 남쪽 끝 일부 구간은 폭이 30미터에 달한다. 복잡한 지하 구조와 까다로운 굴착 조건으로 인해 이 공사는 이스라엘 내에서 진행된 발굴·건설 작업 가운데 가장 비용이 많이 들고 난도가 높은 사업 중 하나로 평가돼 왔다. 순례길 개통을 기념하는 헌정식은 지난해 이스라엘 총리와 미국 국무장관, 주이스라엘 미국대사, 예루살렘 시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다윗성 순례길은 제2성전시대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스라엘 고대유물관리국이 약 20년에 걸쳐 진행한 발굴 작업의 성과다. 이 길은 실로암 연못에서 성전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예루살렘의 중심 도로로, 당시 순례자들이 성지로 이동하는 핵심 통로 역할을 했다. 발굴 결과, 도로 양쪽에는 상점과 노점이 늘어선 고대 시장이 형성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입증하듯 발굴 현장에서는 고대 화폐와 상인들이 사용하던 저울추, 돌로 만든 측정대 등 제2성전시대의 일상과 활발한 상업 활동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들이 발견됐다. 이와 함께 돌로 포장된 도로 아래에서는 대규모 수로가 드러났는데, 이는 로마 군대를 피해 도피하던 유대인 반란군들의 은신처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로 내부에서는 부엌용 냄비와 점토 기름 등잔, 유대인 대반란 시기에 사용된 청동 동전 수백 개, 로마 병사의 검 등 다수의 유물이 출토됐다. 이 유물들은 로마에 의해 파괴되기 직전 예루살렘이 겪었던 격변의 시대상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로 평가된다.

과거에는 이 도로가 헤롯 대왕에 의해 건설됐으며, 주변 지역에 노동자 계층의 가족들이 거주했을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추가 발굴과 연구를 통해 이 일대가 예루살렘의 부유한 엘리트 계층이 살던 지역이었음이 밝혀지면서, 도로의 건설자가 헤롯 대왕이 아닌 로마 총독 폰티우스 필라투스였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다윗성 순례길은 다윗의 도시 국립공원의 일부로, 방문객들은 실로암 연못 인근에서 출발해 지하 통로를 따라 이동하며 2천 년 전 성전 예배를 위해 성전산으로 향하던 순례자들의 여정을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관광청은 일부 구간이 젖어 있을 수 있다며 방문객들에게 편안한 워킹화 착용을 권장했다.

고대 길을 재현한 삽화
고대 길을 재현한 삽화. ©샬롬 크벨러(Shalom Kveller), 다윗의 도시 아카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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