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모잠비크 정부가 종교단체의 등록과 설립을 규제하는 법안을 추진하면서, 현지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1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세계복음주의연맹(WEA),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 International), 모잠비크복음연합(AEM)은 최근 공동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법안이 종교 자유를 침해하고, 특히 소규모 기독교 공동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새 법안은 기독교 단체에 대해 최소 2,000명의 공증 서명을 요구하고, 지도자에게 신학 자격을 의무화하는 등 까다로운 등록 요건을 부과하고 있다. 반면, 이슬람 단체는 수니파·시아파·이스마일파의 법학적 기준만 충족하면 예외를 인정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지방 당국은 법안이 아직 통과되지 않았음에도 이미 그 조항을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WEA, 오픈도어, AEM은 유엔인권이사회(UNHRC)에 제출한 이번 보고서 ‘종교의 자유, 젠더 기반 폭력, 인권과 안보에 관한 제52차 정기검토(Universal Periodic Review 52nd Session)’에서 “정부는 법안을 즉각 철회하고, 헌법 제54조와 국제인권규약(ICCPR) 제18조에 부합하는 종교 자유 법제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특히 모잠비크 북부 지역에서 급증하고 있는 이슬람 무장세력의 기독교인 공격을 심각한 위협으로 지목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기독교인은 최소 56명에 달하며, 100개 이상의 교회가 공격 또는 강제 폐쇄됐다. 또한 13명이 납치됐고 수천 명의 주민이 피난길에 올라 국내 실향민이 됐다.
테러 감시단체에 따르면, 지난 9월 한 달 동안만 IS 연계 무장세력이 카보델가도(Cabo Delgado) 지역에서 11명의 기독교인을 총격 또는 참수하고, 130채 이상의 주택을 불태웠다. 무안키나(Muanquina) 마을에서는 두 교회와 기독교 가정 43채가 전소됐다.
지난 8월 3일 새벽, 하나님의성회(Assemblies of God) 소속 한 청년 목회자는 나펠라(Naphela) 마을에서 ASWJ 무장세력이 가족 9명을 납치하는 장면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불과 이틀 전에는 마레라(Marera) 마을에서 15명의 기독교인 가족이 묶인 채 처형됐다. 그들 중 일부는 이전 공격으로 파괴된 ‘그리스도의 교회(Church of Christ)’ 신자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행위가 모잠비크 헌법 제40조와 제54조를 명백히 위반한다고 지적하며, “이는 생명권과 종교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로, 국제인권규약에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이들은 특히 심각한 박해를 받고 있다. 지역 사회는 그들의 재산을 빼앗고, 경제 활동을 제한하며, 가족으로부터 버림받게 한다. 여성 개종자들은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폭력과 협박에 노출돼 있으며, 아이들까지 함께 고통을 겪고 있다. 일부는 뇌물과 압박을 받으며 다시 이슬람으로 돌아가라는 강요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 자료에 따르면, 폭력과 자연재해로 인해 북부 지역에서만 60만 명 이상이 피난길에 올랐다. 2025년 7월 한 달 동안 치우레(Chiúre), 안쿠아베(Ancuabe), 무이둠베(Muidumbe) 지역에서 4만6천 명이 탈출했으며, 그중 절반 이상이 어린이였다.
모잠비크 가톨릭 대주교 이냐시오 사우레(Inácio Saure)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를 단순히 종교적 극단주의로만 볼 것이 아니라, 폭력과 고통의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 개입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경고하며 “무력 충돌은 더 많은 희생을 낳을 뿐이며, 평화를 가져오지 못한다”고 말했다.
오픈도어의 ‘2025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에서 모잠비크는 전 세계에서 기독교인이 가장 심한 박해를 받는 37번째 국가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정부는 북부 지역의 질서를 회복하고, 극단주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가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유엔의 세계 반테러 전략에 부합하는 포괄적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