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방글라데시에서 최근 발생한 토착민 지역의 폭력 사태 이후, 기독교를 비롯한 소수 종교 공동체 내에 깊은 두려움과 절망이 확산되고 있다고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방글라데시국가기독교협의회(NCFB) 사무총장 마사 다스(Martha Das)는 “우리 기독교 청년들은 혼란에 빠져 있다. 이 나라에서 그들에게 미래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CDI는 그의 발언은 최근 남동부 카그라차리(Khagrachhari) 지역에서 발생한 폭력 사태 이후 소수민족 사회 전반에 퍼진 절망감을 대변하며 이번 사태로 마르마족(Marma) 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사건의 발단은 12세 토착민 소녀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유엔인권이사회(UNHRC)의 주목을 받았으며, 방글라데시와 인도 간 외교적 갈등으로도 번졌다. 다카 정부는 뉴델리가 내정에 개입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인도 외무부는 이를 “허위이자 근거 없는 주장”이라 일축했다. 이번 사태는 방글라데시 내 기독교, 불교, 힌두교 등 소수 종교 공동체가 얼마나 불안정한 환경 속에 놓여 있는지를 여실히 드러냈다.
CDI는 폭력의 발단은 지난 9월 23일, 12세 마르마족 여학생이 가정교사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집 근처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다음 날 용의자 1명을 체포했지만, 시민들은 나머지 2명의 체포를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갔다. 이후 토착민 학생단체인 ‘줌마 차트라 자나타(Jumma Chhatra Janata, JCJ)’가 중심이 되어 도로 봉쇄와 시위를 벌였고, 결국 9월 27~28일에 폭력으로 번졌다.
JCJ는 성명에서 “무장 정착민과 군대가 평화 시위대를 공격했다”며 이를 ‘귀마라 학살(Guimara Massacre)’이라고 규정했다. 경찰은 피해자를 테이칭 마르마(20), 아우크라우 마르마(22), 아투이프루 마르마(21)로 확인했다. 이외에도 노인과 어린이를 포함한 16명이 부상당하고, 주택과 상점 수십 채가 불탔다.
방글라데시 육군은 성명에서 무장 단체인 통합인민민주전선(UPDF)이 자동소총으로 주민과 군인을 향해 약 150발의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군인 10명이 부상했고, 국경수비대 차량이 파손됐다. 지역 언론은 약 50가구와 40개 상점이 불탔다고 전했다.
현지 한 목격자는 “예배에 가던 기독교인 5명이 군에 의해 폭행을 당했다”며 “모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현재는 퇴원한 상태”라며 “이번 사태가 종교적 적대가 아니라 토착민 전체를 향한 폭력”이라고 말했다.
CDI는 당국이 폭력 확산을 막기 위해 형사소송법 제144조를 발동, 대규모 집회를 금지했지만 줌마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이 도로를 봉쇄하면서 일상생활이 마비되었다고 밝혔다. JCJ 대표단은 지방행정 책임자들과 면담을 가졌으며, 이들은 학생단체의 8가지 요구사항 중 대부분을 수용하겠다고 구두 약속했다. JCJ는 희생자 가족에게 200만 타카(약 1만6천 달러)의 보상과 독립적 사법조사를 촉구했다. 이후 경찰은 살인, 방화,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1,100여 명을 기소했다.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는 “정부는 즉각 소수민족과 종교 소수자의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며 “주택과 교회 등 신앙 공동체의 시설이 공격받았다”고 성명을 냈다. 국제투명성기구 방글라데시 지부(TIB)도 “군 주도의 행정이 왜 폭력을 막지 못했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CDI는 지난 9월 8일부터 10월 8일까지 제네바에서 열린 제60차 유엔인권이사회 회의에서도 이번 사태가 공식적으로 언급됐다고 밝혔다. 인도 뉴델리 기반 인권단체 ‘권리와위험분석그룹(RRAG)’의 수하스 차크마(Suhas Chakma)는 “방글라데시 군이 시위대를 향해 무차별 발포했다”고 주장했으며, 글로벌휴먼라이츠디펜스의 샬롯 제러(Charlotte Zehrer)는 “지난해 방글라데시에서 2,400건 이상의 소수민족 폭력이 발생했다”고 보고했다.
한편, 방글라데시 내무보좌관 자항기르 알람 초드후리(Jahangir Alam Chowdhury)는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는 외부 세력의 조종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으나, 인도 외교부는 “이는 책임 회피를 위한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마사 다스 사무총장은 “현재 방글라데시 기독교인들은 불안과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다”며 “2026년 2월 총선 전까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 청년들에게 이 땅에 머물 이유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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