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인 성경관은 성경을 모든 문제에 대한 지침과 해답을 제공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강했다. 성경에 인간 삶의 근본적인 원인과 해결책이 제시되어 있다고 믿기에 성경을 사모하고 깊이 있게 보면서 성경의 가르침을 삶 속에서 실천하고자 하는 열망을 지녔다. 에큐메니칼 진영도 이러한 관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어떤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성경은 모든 세대에 대해 영원한 타당성을 가지고 있고, 게다가 그것의 메시지는 만약에 그것이 그것에 옷 입혀져 있는 역사적으로 조건 지어진 형식들로부터 자유롭게 되기만 하면 직접적으로 모든 세대의 인간들에게 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자신의 물음들을 가지고 있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똑같은 존재들이며, 성경이 그 사람의 가장 깊은 물음들에 대해 대답하기 때문에, 그것은 여전히 오늘날에도 적합한 것이다.”
즉 에큐메니칼 진영 역시 위와 같은 성경의 보편적 적용 가능성을 일부 인정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시에 에큐메니칼 진영은 “우리는 무엇보다도 우선 성경을 우리의 삶 속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에 대한 대답과 표준으로서 간주할 수 없다.” 그리고 “... 어떤 본문도 현 시대의 교리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를 위해서 직접 적용할 수 없다는 점을 가르쳐 주고 있다.”고 말함으로써 성경이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제공할 수 없다고 말하면서 성경의 보편적 적용 가능성을 의심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
또 성경 해석학의 여러 견해를 언급하는 가운데 "또 다른 이들은 성경이 다양한 기독교 진리의 복합물 속에 있는 하나의 요소일 뿐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성서적 본문이 단지 어떤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단순하게 당연시되어서는 안 되며, 실례를 통해서 입증되어야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하는데, 이 관점이 에큐메니칼 진영의 성경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에큐메니칼 입장에서 보면 성경이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고 되어야 하는 중요한 자료가 아니기에 “결론적으로 신앙과 직제위원회는 성경을 인용함에 있어서 좀 더 제한적일뿐 아니라 더욱 책임성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으며, 그 결과 명확한 본문 인용들은 최근의 문서들에서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라고 말하며, “그러므로 오늘날에는 많은 성경 원문을 인용하는 것보다 하나의 성경적 정신에 의해 영감 되어지는 신앙과 직제 문서들이 훨씬 더 많이 늘어나고 있다.”고 언급한다. 간단히 말하면 성경이 모든 것에 대한 보편적인 답과 기준이 아니라는 사고 때문에 성경은 거의 인용되지 않으며, 언급된다고 해도 그 정신이 언급될 뿐 정확한 원문 인용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에큐메니칼 진영에서 성경은 더 이상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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