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아프리카 공공 신학자 이스라엘 올라피나자나가 최근 컨퍼런스 이후 성찰문을 통해 다수세계(Majority World) 기독교 지도자들이 선교의 주체성을 되찾고 토착적 맥락과 성령의 역사, 그리고 고난의 현실에 뿌리내린 선교 신학을 재구상해야 한다고 강조했음을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올라피나자나는 영국 복음주의연맹 산하 ‘원피플 커미션(One People Commission)’ 디렉터로 활동하며, 두바이에서 열린 다수세계 기독교 지도자 대화(MWCLC) 모임 이후 글을 발표했다. 이번 모임에는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중동·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약 115명의 신학자, 선교학자, 목회자와 사역자들이 참석해 ‘서구 중심적 신학·방법·재정·인프라에서 벗어나 기독교 신앙과 선교를 재구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는 이번 모임에서 드러난 네 가지 주요 주제를 정리했다: 정체성, 성령, 선교, 제자도다. 그는 특히 식민주의가 남긴 흔적이 기독교의 정체성과 제자도, 선교에 깊이 각인돼 있음을 지적하며, 이를 ‘권력의 식민성’, ‘지식의 식민성’, ‘존재의 식민성’, ‘신앙의 식민성’으로 구분했다. 각 지역의 역사적 차이를 존중하고 서구가 주도해 온 ‘획일화’와 ‘분할 지배’의 틀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라피나자나는 또한 서구식 행정 중심 선교 모델과 대비되는 성령 중심적 선교 신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서구 개혁주의 전통의 영향력과 토착적 오순절 운동의 신학적 가치 사이의 불균형을 지적하며, 아프리카 토착교회, 자메이카 부흥운동, 인도의 무크티 선교, 한국 초기 오순절 운동 등 다수세계 맥락에서 활발히 전개된 성령 운동의 통찰을 주류 선교 신학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는 고난이 선교의 본질적 요소임을 강조하며, 단순히 수치와 성장 지표에 매달리는 제자도 모델을 넘어 고난과 희생을 감당할 수 있는 제자도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시아의 종교 간 현실, 아프리카에서의 토착 종교 부흥과 사이비 문제, 라틴아메리카의 해방적 해석학 등 지역별 과제도 제시했다.
올라피나자나는 다수세계 선교 신학의 핵심 특징으로 ‘고난’과 ‘해방’을 꼽았다. 그는 “박해가 집중되는 다수세계 맥락에서 고난의 신학은 필수적이며, 제국주의와 식민지 경험 속에서 발전한 해방 신학은 세계 선교 담론에 반드시 반영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문제와 가자 사태를 ‘세계 교회가 직면한 선교학적 위기’로 규정하며, 정의와 연대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기후위기와 환경정의 역시 다수세계 공동체가 직면한 핵심적 과제임을 강조했다.
그는 “서구 의존적 구조에서 벗어나 상호 의존적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신학적 자립과 주체적 리더십 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서구 패러다임에 훈련받은 다수세계 신학자들이 식민적 사고를 넘어 토착적이고 예언자적인 신학을 세워갈 것을 제안했다.
끝으로 그는 “다수세계는 수적으로 성장했지만 여전히 권력과 자원, 신학적 틀은 서구 기독교가 장악하고 있다”며 “다수세계 기독교가 진정으로 독립을 이루고 나서야 서구와의 상호 의존적 관계에 설 수 있다. 토착적이고 해방적이며 창조질서를 포괄하는 다수세계 선교 신학이야말로 전 세계 교회, 나아가 서구 교회에도 유익을 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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