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신앙생활은 종종 짧고 강렬한 체험, 즉 이벤트 중심으로 이해되곤 한다. 수련회나 집회에서 불붙은 열정은 일상 속에서 금세 사라지고, 신앙의 기반은 쉽게 무너진다. 유진 피터슨의 대표적 저작이자 초기 고전인 <한 길 가는 순례자>는 이러한 신앙의 왜곡을 지적하며, 성경이 말하는 제자도의 본질로 독자를 이끈다.
피터슨은 시편 120편부터 134편까지, 곧 ‘성전에 올라가는 노래’를 중심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을 해석한다. 유대 순례자들이 예루살렘을 향해 걸으며 불렀던 이 노래들은 단순한 예배의 형식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아가는 일상의 고백이었다. 예루살렘은 지리적으로도 ‘올라가는’ 곳이었지만, 동시에 하나님을 향해 마음을 높이고 집중하는 신앙의 여정을 상징했다. 피터슨은 이 여정을 통해 그리스도인의 삶이 한순간 타오르는 불꽃이 아니라 평생에 걸친 순례임을 역설한다.
그가 제시하는 순례자의 길은 단기 훈련이 아니다. 세상이 속도와 성취를 숭배하며 신앙마저 소비 대상으로 만드는 시대에, 그는 흔들리는 세상에 집중하지 않고 변치 않는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길을 제안한다. 회개, 예배, 섬김, 인내라는 익숙한 단어들을 새롭게 조명하며, 관광객처럼 신앙을 소비하는 태도와 순례자로서 제자도의 본질을 추구하는 삶을 날카롭게 대비한다.
피터슨은 신앙을 버텨 내는 무기력한 인내로 축소시키지 않는다. 그의 인내는 의기양양하고 생동감 넘치는 순종이다. 하나님을 알기에, 믿음으로 사는 길이 위험하고 모험처럼 느껴질지라도 그것이 곧 기쁨의 길이라고 말한다. 또한 성경과 기도를 삶 전체와 연결할 때, 세상의 소음에 흔들리지 않고 하나님 안에서 평강과 기쁨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한 길 가는 순례자>는 단순히 영성의 한 유행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다. 빠르게 변하는 시대 속에서 길을 잃기 쉬운 신앙인들에게,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하나님 사랑 위에 신앙을 세우도록 돕는 든든한 나침반이 된다. 신앙을 ‘관광’으로 소비하지 않고, 매일의 삶 속에서 ‘순례’로 살아내길 바라는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의 특징은 ▲유진 피터슨 초기 저작이자 이후 저술들의 기초가 된 고전적 작품 ▲단기적 열정이 아닌 ‘오랜 순종’이라는 제자도의 본질을 회복하는 안내서 ▲시편 120–134편을 새롭게 번역해 실제 묵상과 기도의 언어로 풀어냄 ▲일상과 신앙을 연결하는 실제적이고도 영적인 가이드이다.
이 책은 ▲분주한 삶 속에서 다시 ‘오랜 순종’을 붙잡고 싶은 신자 ▲시편을 통해 삶과 기도를 잇는 훈련을 하고자 하는 성도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영성을 배우려는 그리스도인 ▲제자도와 영성 훈련을 목회 현장에서 가르치는 목회자에게 추천된다.
<한 길 가는 순례자>는 신앙을 단기간의 열정으로 오해하는 이들에게, 하나님과 동행하는 길이란 한 방향으로 꾸준히 걸어가는 순례임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이 책을 덮는 순간, 독자들은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도 변치 않는 하나님을 향한 길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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