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한 여성 음식 판매상이 신성모독 혐의를 받아 군중에게 집단 폭행을 당한 뒤 불태워져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사소한 대화에서 비롯됐으나 곧바로 폭력으로 번지며 또다시 인권 침해 논란을 불러왔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피해 여성은 ‘암마예(Ammaye)’라는 이름으로만 알려졌으며, 한 조카가 장난스럽게 결혼을 제안하는 대화 과정에서 그의 답변이 일부 군중에 의해 모하메드 예언자에 대한 신성모독으로 간주됐다. 지역 지도자들이 경찰에 넘겨 조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격앙된 군중이 제지를 뚫고 여성을 돌로 치고 불에 태워 사망케 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보강 병력이 도착하기 전 여성이 이미 불태워졌다고 확인했으며, 사건 이후 현지 당국은 치안이 회복됐다고 전했으나 인권 운동가 아이샤 예수푸는 이를 강하게 비판하며 “한 인간의 목숨이 앗아간 사건에 대한 당국의 대응이 터무니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CDI는 이번 사건이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신성모독’ 혐의에 의한 자경단식 폭력의 연장선에 있다고 밝혔다. 특히 샤리아법이 병행 운영되는 12개 북부 주에서 이런 폭력이 빈번히 발생하며, 종교적 소수자인 기독교인들이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 재산 파괴와 강제 이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국제앰네스티의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4년 사이 최소 91명이 종교적 이유로 집단 폭행을 당해 사망했으며, 피해자의 다수가 기독교인이나 다른 종교 소수자였다. 앰네스티는 “암마예의 죽음은 참혹하며, 책임자들이 즉각 체포돼 법정에 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과거에도 유사한 사건이 잇따랐다. 2022년 소코토에서 기독교인 대학생 데보라 사무엘 야쿠부가 왓츠앱 대화에서 신성모독 혐의를 받으며 돌에 맞고 불태워져 사망했고, 당시 피의자들은 경미한 혐의만 적용받은 뒤 무죄로 풀려났다. 같은 해 보우치주의 기독교인 보건 인력 로다 자타우는 데보라 사건을 비판했다가 체포돼 18개월 넘게 재판 없이 구금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1994년 카노에서는 기드온 아칼루카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참수당했으며, 2016년 나이저주에서는 기독교인 상인들이 불에 태워 살해됐다. 무슬림 피해자 역시 존재하며, 2023년 소코토의 우스만 부다 등이 군중 폭력으로 목숨을 잃었다.
나이지리아 헌법은 종교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지만, 북부 주들의 샤리아법 적용은 이와 상충하는 이중 법체계를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제 기독교 연대(ICC)는 “치안 기관이 군중 폭력 사태에 개입을 주저하거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해 사실상 ‘면책 문화’를 조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 법정은 지난 4월 카노주의 일부 신성모독 관련 조항이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개정을 명령했다. 그러나 이러한 판결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여전히 폭력과 불법적인 군중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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