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요새에 펼쳐진 반군 깃발
(AP=연합뉴스) 리비아인들이 24일(현지시각)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진영의 핵심 거점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서 대형 반군기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제르바<튀니지>·두바이=연합뉴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최후의 보루인 바브 알 아지지야 요새를 반군에게 빼앗겼음에도 친위부대를 동원, 격렬한 반격에 나섰다.

리비아 반군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치열한 교전 끝에 트리폴리의 카다피 요새를 완전히 장악했으나 카다피의 신병을 확보하지는 못했다.

전국 곳곳에서 카다피군이 미사일과 탱크를 동원 반군에 일격을 가함에 따라 반군이 완전한 승전보를 울리려면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군과 카다피군은 카다피의 고향으로 알려진 시르테에서 운명을 건 최후의 일전을 치를 전망이다.

◇ 반군 요새 장악, 트리폴리 함락 = 주요 외신과 아랍권 방송에 따르면 반군은 이날 카다피군과 치열한 교전 끝에 요새를 장악함에 따라 수도 트리폴리를 사실상 함락시켰다.

진입에 성공한 반군은 금빛으로 된 카다피의 두상 조형물을 짓밟고 발로 차며 그동안 쌓였던 울분을 토하는가 하면 허공에 총을 발사하며 요새 진입을 자축했다.

요새 내 깃대에는 반군의 깃발이 새로 게양돼 펄럭였다.

진입 초기에는 카다피군 잔류 병력과 산발적인 교전이 지속되고 저격수들의 공격도 계속됐지만 요새는 반군에게 완전히 장악됐다.

그러나 카다피는 이미 요새에서 빠져나간 뒤여서 그를 생포하는 데는 실패했다.

"카다피, 보고 있나?"
(AP=연합뉴스) 리비아 반군이 23일(현지시각) 수도 트리폴리에 있는 무아마르 카다피 진영의 핵심 거점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 있던 카다피 조형물에서 떼어낸 머리 부분을 밟고 서 있다. 반군은 이날 카다피군과 치열한 교전 끝에 요새에 진입했다.

카다피는 지하벙커를 통해 외부로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며 아직 정확한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 카다피 결사항전 재천명 = 카다피는 24일 알-아지지야 요새에서 철수한 것은 '전술적 이동'일 뿐이었다고 주장하면서 죽을 때까지 항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카다피는 이날 트리폴리의 한 지역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 요새가 64차례에 걸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의 폭격으로 무너졌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알-오루바 TV가 보도했다.

그러나 그가 전화로 트리폴리 밖에서 녹음했을 가능성도 있어 방송 출연만으로 트리폴리에 있다고 단정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는 그러면서 나토군과의 싸움에서 승리하거나 '순교'할 것이라고 말해 끝까지 싸울 뜻을 드러냈다.

◇ 카다피군 미사일·탱크 동원 반격 = 실제로 카다피군은 이날 미사일과 탱크 등 중화기를 동원해 리비아 곳곳에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카다피군은 24일 반군이 장악한 미스라타와 튀니지와의 국경도시인 주와라, 트리폴리 등 전국 곳곳에서 미사일과 로켓포, 탱크 등을 동원, 반군 측 진영을 공격하고 있다.

미스라타의 반군 군사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카다피군이 근거지인 시르테에서 미스라타를 향해 몇발의 스커드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엄청난 폭발음이 들렸다"고 말했다.

알-아라비야 TV는 23일 카다피군이 튀니지와의 국경도시인 주와라에서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다피 시대는 끝났다!"
(AP/APTN=연합뉴스) 23일(현지시각) 리비아 반군이 수도 트리폴리에서 무아마르 카다피군과 치열한 교전 끝에 카다피 진영의 핵심 거점인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에 진입한 후 포효하고 있다.

이 방송은 또 카다피군이 트리폴리 서쪽의 알제라트도 미사일과 탱크를 동원해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바브 알-아지지야 요새 함락으로 반군에 장악된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카다피군의 그라드 로켓과 박격포 공격이 이어졌다.

◇ 시르테 '최후의 일전' 치를 듯 = 반군은 트리폴리 함락의 여세를 몰아 벵가지의 병력을 서쪽의 시르테를 향해 이동시키고 있다.

반군에 패퇴한 카다피군은 트리폴리를 빠져나오면서 또 다른 거점인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로 모여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의 아성이던 트리폴리와 반군 거점 도시인 벵가지 중간 지점에 있는 지중해 연안도시 시르테는 카다피의 은신처로 줄곧 거론돼 온 지역이기도 하다
아흐메드 오마르 바니 반군 대변인은 "우리는 현재 라스 라누프에 있다"며 "곧 시르테 동부 빈 자와드 지역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군은 시르테 전투에서도 또 한 번의 승리를 확신하는 분위기지만 카다피군의 저항도 만만치는 않은 상황이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역시 카다피군이 계속 저항한다면 연합군은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며 반군에 힘을 실어줬다.

◇ 국제사회 반군 지지 잇따라 = 세계 각국이 반군 대표기구인 과도국가위원회(NTC)를 리비아를 대표하는 합법정부로 잇따라 인정하고 있다.

일부 신중론도 존재하지만 미국과 유럽 주요국은 리비아 정부 재건을 돕기 위해 동결자산 해제를 조속히 추진하기로 했으며 프랑스와 카타르 등은 지원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회의도 잇따라 개최한다.

카타르를 방문 중인 NTC 지도자인 무하마드 지브릴은 민주시민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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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 #리비아반군 #결사항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