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저명한 신학자 헬무트 틸리케의 저서 <복음, 인생의 의미를 묻다>는 단순한 신학서가 아니다. 이 책은 삶의 본질적인 질문들 앞에 선 인간에게 복음이 던지는 도전과 위로를 동시에 전한다. 루터의 교리문답을 바탕으로 한 이 책은 인생과 신앙의 본질을 통찰하는 틸리케 특유의 언어로, “삶, 복음, 하나님”이라는 세 축을 깊이 있게 탐구한다.
복음, 답과 질문을 동시에 던지다
틸리케는 “복음은 우리에게 삶의 물음에 대한 답을 제시하면서 동시에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고 말한다. 인간은 끊임없이 의미를 찾고, 행복을 추구하지만, 결국 “죄책, 고통,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인생의 문을 두드릴 때 자신이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 깨닫게 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종교 지도자 혹은 그런 영화를 깊은 통찰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죄책, 고통, 죽음이라는 세 개의 그림자가 인생의 문을 두드릴 때 인간이 얼마나 무력한지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그 무력함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찾는 인간의 여정을 그려내며, 믿음의 의미와 복음의 능력을 다시금 묻는다.
하나님을 찾는 여정, 그리고 신앙인
책 전반에는 하나님과 인간의 거리에 대한 성찰이 깔려 있다: “'하나님, 어디에 계십니까?'라는 외침이 다시 울려 퍼질 때, 이것이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찾았다는 표식은 아직 아닙니다. 도리어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멀리 떠났고 그분을 잃어버렸다는 표식일 것입니다.”
이 질문 앞에서 저자는 하나님을 이해하려는 피상적인 해답이 아니라, 깊은 겸손과 기다림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는 태도를 강조한다. 인간의 시선으로는 결코 완전히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신뢰를 배우도록 이끈다.
세상 속의 신앙, 균형의 길
저자는 신앙인이 세상과 맺는 관계의 균형을 날카롭게 짚는다: “그리스도의 사람으로서 우리는 세상을 경멸해서도, 세상을 사랑해서도 안 되며, 세상을 피해서도, 세상에 집착해서도 안 됩니다.”
세상과 단절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에 흡수되지 않는 삶. 그는 그 경계 위에서 복음적 정체성을 붙들고 살아가는 것이 신앙의 본질임을 일깨운다.
고난 앞에서 배우는 복음의 시선
저자는 고난의 문제에도 솔직하다: “하나님이 어떻게 그런 일을 허용하실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모범 답안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고난을 단순히 설명하거나 회피하는 대신, 하나님의 주권과 인간의 연약함을 정직하게 마주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하나님을 향한 항의와 원망이 결국 자신을 향한 성찰로 이어질 때, 복음은 새로운 빛을 던진다.
저자는 이에 대해 “고발하듯이 하나님을 향해 치켜든 내 주먹은, 내 가슴을 치는 법을 배우게 되는 순간, 무력하게 가라앉습니다.”라고 말한다.
루터의 교리문답에서 시작되는 깊은 신앙
이 책은 루터의 교리문답을 바탕으로 복음의 핵심을 명료하게 풀어낸다. 단순한 교리 해설서가 아니라, 삶과 신앙을 잇는 가교로서의 의미를 지닌다. 틸리케는 독자에게 이렇게 고백하도록 이끈다: “인간은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붙들려 있고 아버지의 손길로 살아간다는 사실에 늘 반응하며 살아야 합니다.”
추천대상
이 책은 ▲인생의 의미를 복음 안에서 다시 묻고 싶은 성도 ▲신앙과 삶의 경계에서 균형을 찾고자 하는 이들 ▲루터의 교리문답을 현대적 시선으로 이해하고 싶은 신학생과 목회자 ▲깊이 있는 신앙의 대화와 묵상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된다.
<복음, 인생의 의미를 묻다>는 단순한 신학적 논증이나 교리 해설을 넘어,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어떻게 경험하고 해석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한다. 틸리케는 복음이 던지는 질문과 응답을 통해, 믿음과 삶의 본질을 진지하게 성찰하도록 독자들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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