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주가조작, 공천개입, 이권 청탁 등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던 중 구속됐다. 이로써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
정재욱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오후 11시 58분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적용된 혐의는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이며, 법원은 증거인멸 우려를 주요 사유로 들었다. 이날 오전 10시 10분부터 약 4시간 25분 동안 진행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점심과 휴식 시간 없이 이어졌다.
특검은 22쪽의 사전구속영장 청구서와 572쪽의 구속 의견서, 추가 276쪽의 의견서를 제출하며 혐의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심문을 위해 준비된 PPT 자료를 통해 김 여사의 휴대전화 비밀번호 제공 거부, 전직 대통령실 행정관들과의 말 맞추기 가능성, 병원 입원 등을 통한 도주 우려 등을 구속 사유로 주장했다.
심문 과정에서 특검은 서희건설이 제공한 6,000만원대 '나토 목걸이' 진품을 증거로 제시했다. 이 목걸이는 2022년 NATO 순방 당시 착용돼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이 있었으며, 당시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 해명했다. 이후 김 여사 측은 모조품이라고 진술을 변경했으나, 목걸이가 김 여사 오빠 인척 집에서 발견되자 특검은 거짓 진술이 증거인멸 우려를 뒷받침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선 측근들이 대거 공천을 받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영향력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권오수 전 회장 측에 계좌 운용을 일임했을 뿐 세부 내용을 몰랐다고 해명했으며, 통일교 측으로부터 받은 금품과 명품은 단순한 감사 인사 차원의 교류였다고 말했다.
또한 노트북 포맷과 휴대전화 교체는 업무와 보안상의 이유였으며, 이미 핵심 증거 대부분이 특검에 확보돼 있어 추가 인멸 가능성이 없다고 했다. 도주 가능성에 대해서도 공적 인물로서 동선이 공개돼 있으며, 이전 입원은 병원 권유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특검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김 여사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핵심 증거에 대한 진술이 수차례 변경된 점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구속영장 발부 직후 김 여사는 서울남부구치소로 이송돼 수감 절차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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