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면서 정치권과 시민사회 전반에서 강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강 후보자를 둘러싼 보좌진 갑질 의혹과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의 폭로가 논란에 불을 지피면서, 여야를 불문한 정치권과 국회 보좌진들, 시민단체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초선 여당 의원으로 재직하며 지역구 사업 추진 과정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영애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최근 지인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강 후보자가 관련 예산 삭감을 언급하며 부처를 압박했다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직접 강 후보자의 사무실을 찾아가 사과한 뒤에야 해당 예산 삭감을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정 전 장관은 특히 강 후보자가 여성가족부 운영경비 예산을 "징벌적 삭감"하겠다고 경고하고, "하라면 하는 거지 무슨 말이 많으냐"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운영경비는 단순 사업비가 아닌 부처의 실제 운영에 필수적인 예산인 만큼, 정치권 내부에서도 강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한 국회 관계자는 "여당 내부에서도 이 같은 방식의 예산 압박은 문제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강 후보자 임명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전면적인 엄호에 나섰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임명권자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며, 남북전쟁 당시 링컨 대통령이 그랜트 장군을 중용한 사례를 들며 강 후보자 임명을 정당화했다.

김현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강 후보자가 여성, 아동, 청년, 장애인 정책을 다룰 전문성을 갖춘 가족학 박사라고 강조하며, 갑질 의혹은 상대적이고 주관적인 면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좌진 진술 간에도 상반된 내용이 존재한다며, 일부 언론 보도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덧붙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 후보자 임명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민의 상식에 맞서 싸우겠다는 선전포고"라고 비판했으며,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국회의 어떤 일정에서도 강 후보자를 장관으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개혁신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야권 전반도 자진 사퇴를 촉구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 전국 92개 여성단체 등 전통적으로 민주당에 우호적인 단체들도 이번 인사를 두고 이례적으로 비판에 나섰다. 민주노총은 "검증되지 않은 정치적 안배 인사"라고 지적했으며, 참여연대는 "제 식구 감싸기"라며 국민 신뢰를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서도 분노가 커지고 있다. 페이스북 인증 페이지에는 "보좌진도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이다. 누가 감히 갑질을 당해도 된다는 말인가"라는 글이 올라왔고, 민주당 소속 보좌진조차 "이제 을지로위원회가 갑질 문제를 어떻게 제기할 수 있겠느냐"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담당하는 여성가족위원회는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어 청문보고서 채택이 불발된 상태다. 대통령은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으면 10일 내 송부를 다시 요청할 수 있고, 그 이후에도 미제출 시 국회 동의 없이 임명할 수 있다. 민주당은 강 후보자 임명을 단독 추진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여론도 이에 반응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 평가는 62.2%로 전주 대비 2.4%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32.3%로 2.3%포인트 상승했으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율도 5.4%포인트 하락한 50.8%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27.4%로 3.1%포인트 상승했다. 리얼미터는 강선우·이진숙 후보자의 청문회 해명 실패와 야당의 반발이 민주당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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