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운영위원회가 최근 김희헌 목사(향린교회)를 신학대학원장 후보로 재추천한 가운데, 그간 김 목사가 퀴어신학 및 동성애 이슈에 대해 밝혀온 입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소속 ‘동성애·동성혼 반대 대책위원회’(기장 동반대, 위원장 김창환 목사)는 김 목사의 과거 글과 설교, 총회 발언 등을 재조명하며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기장 동반대에 따르면 김희헌 목사는 2021년 6월 1일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37번째 연재에서 ‘인간의 무늬인 종교성에 대한 성찰 37 : <퀴어성서주석>을 읽는 재미’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 글에서 “얼마 전 출간된 <퀴어성서주석>을 읽고 있다. 색다른 해석이 주는 깨우침과 도전만이 아니라, 최근 성서비평학의 성과에 기반을 둔 짜임새 있는 해석과 유대교와 이슬람의 종교전통까지 포함된 풍부한 자료를 섭렵하는 재미가 크다”며 “가끔 시스젠더 남성 이성애자로 오십여 년을 살아온 사람에게는 어색하고 불편한 느낌이 동반되기도 한다. 하지만, 불편함이 주는 여행의 묘미를 포기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 글에서 김 목사는 창세기의 해석 사례를 들며 “안드로진(남녀 동체) 이미지로 읽는 시도는 익숙한 텍스트를 색다르게 조명한다”고 했다. 그는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을 동성애 때문으로 보는 해석에 대해 “이런 오해는 남성이 남성을 성적으로 ‘관통’하려는 폭력을 동성에 대한 욕망 때문으로 보는 왜곡, 이른바 ‘강간’과 ‘동성애’를 구분하지 않는 문제를 안고 있다. 그것은 강간의 도덕적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지 않는 남성 중심주의의 한계와 실패를 의미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2020년 7월 5일 향린교회 ‘삶을 삶답게(창 24:34-67, 롬 7:15-25a, 마 11:16-19, 25-30)’ 설교에서 “지난 월요일, 국회에서 차별금지법이 발의됐다. 이제라도 다시 발의되었으니 다행스럽다고 할 수 있지만, 생각해 보면 부끄러운 일이다. 2007년에 처음 ‘차별금지법’이 발의될 때에도 그랬고, 2011년부터 3년 동안 해마다 보수 개신교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번에는 그렇게 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2년 기장 총회에서도 “동성애를 찬성하면 이단으로 낙인찍히는 교계 현실 속에서 공개적인 발언은 위험 요소가 되는데, 저는 향린교회의 상식을 바탕으로 발언할 수 있다”고 했다.
김희헌 목사는 “1972년에 만들어진 교단 「신앙고백서」는 총 7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인간과 죄'에 관한 문제를 다룬 3장 2절에는 이런 내용이 있다”며 그 내용에 대해 “사람은 남자와 여자로 창조되었다. 그리고 일남일녀를 결합시켜 공동체를 이루어 생을 즐겁고 풍부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창조의 축복이다. 인간이 이성의 상대자와 사랑의 사귐을 위하여 가지는 성은 생의 의미와 창조의 기적을 발휘하는 귀중한 특징이다. 그러므로 성을 오용하거나 남용하여 불행을 초래하지 말고, 그리스도 신앙으로 그 질서를 지켜야 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50년 전에는 동성애 이슈 자체가 없었는데, 그때 신앙고백서를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규정으로 해석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라며 “세계 교회는 동성애 문제를 수십년에 걸쳐서 논의하고 결국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이 문제를 섣부르게 판단하면, 앞으로 어떻게 에큐메니컬 운동을 해 나갈 것인가”라고 했다.
이러한 발언들을 두고 기장 동반대 위원장 김창환 목사는 김 목사의 후보자 적격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김 목사가 퀴어신학 활동을 한 적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관련 자료들을 차례로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환 목사는 나아가 “향린교회는 타 교단 내에서 이미 퀴어축제를 지지하는 교회로 인식되고 있다”며 “그 교회의 전임 담임목사가 신대원장에 오르게 되면, 타 교단에서 한신대를 퀴어신학의 거점으로 인식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한신대 신대원장 후보자를 다시 공고해, 교단 신학교의 본래 사명을 회복할 수 있는 인물이 후보로 올라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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