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파키스탄 정부가 종교 소수자들의 공공 부문 참여를 확대하고 형평성 있는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 새로운 통합 프로그램을 공식 출범했다고 11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프로그램은 기독교인을 비롯한 비이슬람 청년들이 파키스탄 공무원 조직 내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CDI는 지난 7일 파키스탄의 대표적인 고위 공직자 양성기관인 민간공무원아카데미(Civil Services Academy, CSA)는 소수자 청년들을 위한 최초의 한 달간 기숙형 집중 교육 과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연방공공서비스위원회(Federal Public Service Commission, FPSC)가 주관하는 중앙고등공무원시험(Central Superior Services, CSS) 준비를 위한 실질적인 기술과 정보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CSS 시험은 파키스탄에서 엘리트 공직 진입의 관문으로 간주된다.
이 통합 프로그램은 세 개의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1단계는 전국 14개 대학에서의 인식 제고 세션으로, 비이슬람 학생들에게 CSS 시험과 공직 진출에 대한 기본 정보를 제공한다. 2단계는 현재 진행 중인 한 달간의 기숙형 오리엔테이션 과정으로, 참가자들에게 CSS 시험 대비를 위한 핵심 역량을 함양하도록 설계되었다. 마지막 3단계는 2026년에 예정된 4개월간의 집중 준비 프로그램으로, 고급 교육과 실전 대비 훈련을 통해 참가자들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예정이다.
공통훈련프로그램의 책임자인 샤비르 아크바르 자이디 국장은 이날 출범식에서 펀자브, 신드, 카이버파크툰크와, 발루치스탄 등 네 개 주정부가 각각 추천한 총 45명의 비이슬람 청년들이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참가자 1인당 교육비 20만 파키스탄 루피(약 704달러)는 각 주정부가 보조금 형태로 부담한다.
자이디 국장은 “그간 소수자 청년들은 정보 부족과 제도적 장벽으로 인해 CSS 시험에서 낮은 성적을 기록하거나 낙방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비록 연방정부가 전체 공무원직 중 5%를 소수자에게 할당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공직 내 비율은 여전히 매우 낮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2023년, 정부는 5% 소수자 할당제에 따라 비어 있던 121개 공무원직을 채우기 위한 특별 CSS 시험을 실시했으나, 그 중 합격자는 단 16명에 불과했고, 이 가운데 7명만이 기독교인이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연방 법무·인권부 장관 아잠 나지르 타라르 상원의원은 주연사에서 파키스탄 헌법이 보장하는 평등권과 종교의 자유를 강조했다. 그는 특히 헌법 제36조(소수자 권리 보호)를 인용하며, "파키스탄이라는 국가는 함께 움직이는 기차의 객차처럼 모든 시민이 동일한 방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통합 사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타라르 장관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권위를 내세우는 리더가 아니라 사랑을 전파하는 시민들이다. 다수든 소수든, 우리는 모두 파키스탄인이며, 이 하나의 정체성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파키스탄 국기의 흰색이 소수자들을 상징한다며, 이러한 상징이 실제 행동에서도 반영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소수자권리위원회의 설립을 언급하며, 이 위원회가 헌법 제20조, 26조, 27조, 36조에 근거해 만들어졌고, 이러한 조항들이 단순한 상징이 아닌 현실 속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하는 법적 기반임을 강조했다. 그는 “진정한 포용이 일상화된다면, 언젠가는 소수자 할당제가 필요 없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힌두위원회 의장이자 국회의원인 라메쉬 쿠마르 반크와니 박사는 특별 CSS 시험을 정례화할 필요성과 함께, 응시 가능 연령을 현재의 30세에서 35세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단회성 연령 완화는 부족하다”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수자(minority)’라는 용어 대신 ‘비이슬람(non-Muslim)’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것을 제안하며, 이는 보다 포괄적인 사회를 위한 용어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파키스탄 성공회 라호르 교구의 나딤 카므란 주교는 본 프로그램이 특히 펀자브주에 집중 거주하고 있는 기독교인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교회는 이 프로그램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젊은 신자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므란 주교는 대부분의 기독교인 청년들이 교육적으로 불리한 환경에 놓여 있어, 고등교육기관의 2% 소수자 할당이나 공무원직의 5% 할당 혜택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회가 운영하는 교육기관의 질 향상이 시급하며, 기독교 청년들이 향후 일반 경쟁에서도 당당히 경쟁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파키스탄 통계청의 2023년 자료에 따르면, 전체 인구 2억 4천만 명 중 힌두교인은 1.61%, 기독교인은 1.37%, 무슬림은 96.35%이며, 시크교·불교·조로아스터교 등 기타 종교는 1% 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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