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경기 지역 유아 대상 영어학원, 이른바 '영어유치원'의 월평균 학원비가 135만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하 사교육걱정)은 10일 국회에서 서울 및 경기도 5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반일제 이상 유아 대상 영어학원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영어유치원의 월평균 학원비는 2024년 기준 135만 6,365원으로, 2023년 131만 11원보다 4만 6,354원(3.5%) 상승했다. 해당 비용에는 교습비 외에도 모의고사비, 재료비, 급식비, 기숙사비, 차량비 등 매달 지출되는 부대 비용이 포함됐다.
서울 내 교육지원청별로는 중부 지역(종로, 중구, 용산)이 평균 137만 7,674원으로 가장 높았고, 동작·관악(137만 7,357원), 성북·강북(137만 4,749원)이 뒤를 이었다. 반면 노원·도봉 지역은 119만 9,187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했다. 특히 성북·강북 지역은 전년 대비 13.4% 상승하며 가장 큰 폭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경기도 고양, 안양, 성남, 용인, 화성 등 5개 지역의 월평균 학원비는 122만 6,711원으로, 전년(111만 4,209원) 대비 10.1%(12만 2,389원) 상승했다. 사교육걱정은 이에 대해 "아이 1명당 연간 1,476만 원에서 1,632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드는 상황"이라며 "방과후 프로그램 등 추가 비용이 제외된 수치이므로, 실제 가계 부담은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밝혔다.
운영 현황을 보면 서울에는 총 299개 학원에 623개 반이 개설돼 있으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4개, 10개 줄어든 수치다. 반면 경기도는 학원 수가 3개 감소했지만, 개설된 반 수는 101개 늘어나 총 376개에 달했다. 서울에서는 강남·서초 지역이 181개로 가장 많았고, 강동·송파 139개, 강서·양천 56개 순이었다. 경기도에서는 안양 평촌 116개, 화성 동탄 93개, 성남 분당 79개, 용인 수지 59개로 집계됐다.
서울의 3\~5세 영유아 수는 2023년 6만 2,880명에서 2024년 6만 1,128명으로 2.8% 감소했고, 유치원과 어린이집 등 영유아 기관도 241개 줄었으나 영어학원 반 수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교습시간은 서울이 5시간 24분, 경기도가 5시간 8분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전년 대비 5분 줄었으나, 경기도는 오히려 12분 늘었다. 사교육걱정은 "해당 교습시간은 초등학교 1~2학년의 평균 수업 시간(3시간 20분)보다 2시간 이상 길며, 중학교 1학년 수준(4시간 57분)과 비슷하거나 더 길다"며 "장시간 주입식 학습은 아동의 뇌 발달 균형을 해치고, 집중력 저하와 건강 문제, 사회성 저해 등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사교육걱정은 ▲조기 사교육 시장의 과열 및 불평등 심화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 ▲과도한 교습시간과 학원비에 대한 제도적 규제 및 감독 강화 ▲모든 아동이 격차 없이 성장할 수 있도록 공교육 체계와 인프라의 강화 등을 요구했다. 또한 "이 같은 상황을 방치할 경우, 가계의 과도한 교육비 지출은 물론이고 출산 기피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해 초저출생 문제를 더욱 심화시킬 수 있다"며 정부와 교육 당국의 신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