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오는 5월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와 최근 금통위에서의 인하 시그널, 1분기 역성장 등 대내외 복합 요인이 맞물리며,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2.75%에서 2.50%로 낮출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5일 국내 시장 전문가 10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원은 오는 2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무역 환경 악화, 투자와 소비 부진 등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 데다, 환율도 1400원 선 아래로 하락해 금리 인하의 여건이 조성됐다고 분석했다.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은 2분기 중 토지거래허가제 해제로 인해 일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지만, 토허제 확대 재지정과 스트레스 DSR 도입 등으로 3분기부터는 점차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 신호는 명확했다. 지난 금통위에서는 전원 일치로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을 언급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했고, 이창용 총재 역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현지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 기조를 의심하지 말라"며 "충분히 내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증권가 역시 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이 확인된 만큼 통화 완화가 불가피하다"며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성장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 대응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하나증권 연구원도 "올해 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 리스크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5월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추가 인하 시점은 오는 8월이 유력하다. 이는 금리 인하의 효과, 트럼프 관세정책의 전개, 미국 연준의 행보, 가계부채 흐름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한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최종 기준금리 수준에 대해서는 2.00%와 2.25% 사이에서 전망이 갈리고 있다.
이와 함께 주목되는 부분은 한국은행이 새롭게 제시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대를, 일부 해외 IB는 0%대 중반을 제시하고 있는 가운데, 한은은 기존 1.5%에서 0.8% 내외로 하향 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금융연구원의 최근 전망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시장 예상치는 1% 전후에서 분포하고 있으나, 한은은 정부의 2차 추가경정예산 등 확장 재정정책을 보수적으로 반영하며 낙관·비관 시나리오로 나눠 성장률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김상훈 하나증권,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모두 0.8%를 예상했으며, 조용구 신영증권,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0.9%를 내다봤다.
반면, 안재균 신한증권과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1.0%, 유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0~~1.1%,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1.1%,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1.2~~1.3%의 성장률을 각각 제시했다. 유 연구원은 "관세 갈등과 추경 지연에도 불구하고 5월 13조8000억 원 규모의 추경과 6월 대선 이후 재정 확대 가능성, 글로벌 무역 협상 진전 등이 성장률 반등의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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