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지난 3월 1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적발된 마약류 성분이 함유된 불법 의약품을 공개하고 있다.
관세청이 지난 3월 18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공항세관 특송물류센터에서 적발된 마약류 성분이 함유된 불법 의약품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전자담배 형태로 유통되는 마약류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 사이에서 합성대마 흡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은 25일 발간한 '마약류 감정백서 2024'를 통해 국내 마약류 확산 실태를 분석하고 사회적 경각심을 촉구했다.

국과수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감정을 위해 의뢰된 건수는 총 12만703건으로, 2023년 역대 최다였던 12만7365건에 비해 5.2% 감소했다. 그러나 압수품 감정 의뢰는 5만4046건으로 전년 대비 12.0% 증가해, 단속이 남용자보다는 유통책 중심으로 진행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반면 소변(2만7040건)과 모발(3만9617건) 감정 의뢰는 각각 17.0%, 15.0% 줄어들었다.

검출된 주요 마약류 중에서는 여전히 메트암페타민이 1만3123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마(2846건), 양귀비(2828건) 등 고전적인 마약류가 뒤를 이었다. 그러나 합성대마(5650건)와 반합성대마(882건)는 각각 7.3%, 1.9% 증가해 새로운 유형의 마약류 확산이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형태별로는 분말(8044건), 주사기(5161건), 식물류(4594건)가 많았지만, 주사기 형태는 감소하는 반면 액상형(3320건)과 전자담배 형태(2058건)는 큰 폭으로 증가해, 특히 전자담배를 통한 마약류 유통이 새로운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메트암페타민은 30대(5754건), 20대(5550건), 40대(4116건), 50대(2692건), 60대(718건) 순으로 고르게 분포했다. 10대의 경우도 213건이 적발돼 청소년층의 마약류 접근이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 합성대마의 경우에는 20대(3670건)와 30대(1746건)가 주 사용자였지만, 10대에서의 적발도 199건으로 메트암페타민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국과수는 이에 대해 "합성대마는 전자담배 형태로 유통되기 때문에 일반 니코틴 흡연 제품과 외관상 구분이 어려워, 담배에 대한 호기심이 청소년의 마약류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청소년 대상의 예방 교육 강화와 치료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코카인, 합성아편류 같은 고위험 약물의 적발 사례도 증가하고 있으며, 에토미데이트 같은 의료용 마취제의 오남용 역시 새로운 위협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복용을 넘어서 마약 투약 후 운전, 항공기 내 난동, 강력범죄와 같은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사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봉우 국과수 원장은 "급변하는 마약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과학 수사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강화하고, 국가 차원의 선제적 대응 체계를 고도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마약의 유통 방식과 소비 양상이 다변화되고 있는 만큼, 특히 청소년층에 대한 정밀한 모니터링과 사회 전반의 경각심을 높이는 예방 중심 정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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