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성 목사
이춘성 목사가 발제를 하고 있다. ©한기윤 제공

한국기독교윤리연구원(원장 신원하, 이하 한기윤)이 22일 오후 고려신학대학교 세미나실에서 ‘드라마 보는 크리스천-K드라마 문화·윤리적 코드를 들여다 보다’라는 주제로 제2회 목요 세미나를 열었다. 이날 이춘성 목사(한기윤 선임연구위원, 분당우리교회 협동목사)가 발제했다.

◆ 한류의 중심 K-드라마

이춘성 목사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움츠러들었던 2021년 9월 17일,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공개됐다”며 “이 작품은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비영어권 순위 1위를 차지했으며, 단 일주일 만에 영어권을 포함한 넷플릭스 전체 순위에서도 4주간 정상에 오르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고 했다.

또한 “오징어 게임의 성공은 한국 드라마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리며, 한중일과 동남아시아에 국한되었던 한류의 바람을 전 세계로 확신시키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 목사는 K-드라마의 흥행 요인으로 “단순히 오락의 차원을 넘어, 그들이 제기하는 문제의식이 세계인이 공감하고 공유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를 담고 있다”며 “좀비, 사이비 종교, 학교 폭력, 마약 카르텔, 사적 복수 같은 강렬하고 신선한 서사적 전환, 그리고 치명적인 결함을 가진 평범한 인물이 잠재된 능력을 개발하며 영웅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는 현실 사회에 불만을 가진 일반 시청자들의 감정을 대변한다. 이를 통해 전 세계의 시청자는 K-드라마를 보면서 자신이 존중받고 이해받고 있다는 깊은 감정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 드라마의 신학적 평가와 적용

그는 “먼저, 성경은 삶을 뿌리째 변화시키는 구원의 서사”라며 “K-드라마의 성격은 서사라기보다는 스토리텔링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이야기가 완벽히 통합된 서사적 존재라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예수님의 이야기는 허구가 아닌 역사적 사실이다. 성경의 드라마는 단순히 신화집처럼 신들의 이야기를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며 “오히려 성경은 창조주 하나님이 인간과 함께 강을 건너고 광야와 벌판을 걸으며 대화하셨던 인격적이고 구체적인 존재로 기록한다. 이는 단순히 신념이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성경은 우리를 예수님의 제자들처럼, 그분과 함께 동행하는 삶으로 초대한다”며 “2천 년 전 제자들이 경험했던 그 삶의 연장선 위에서, 예수님은 부활하셨고 지금도 인간의 모습으로 살아 계신다. 우리가 이 초대에 응할 때, 우리는 역사상 가장 드라마틱한 이야기인 예수님의 서사 속에서 한 줄거리가 되는 기적을 경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태복음은 이 약속을 이미 이루어진 역사적 사실로 증언한다”며 마태복음 27장 52~53절을 인용해 “이는 단순히 상징이 아니다. 성경은 예수님과 그분의 부르심에 순종한 제자들의 이야기가 현실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보증을 ‘이미’ 제공하고 있다. 다만, 그 완전한 실현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므로 성경의 드라마는 단순한 위로나 도덕적 교훈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뿌리째 변화시키는 구원의 서사이자, 우리 모두가 초대받은 살아 있는 이야기”라고 했다.

이 목사는 “둘째로 교리는 성도들이 직접 참여하는 감동 드라마”라며 “케빈 밴후저(Kevin J. Vanhoozer)는 오늘날 교회의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는 교리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교리를 대하는 방식과 그로 인한 편견이 문제라고 지적한다”고 했다.

더불어 “오늘날의 교리는 그 본래의 생명력과 역동성을 상실한 채, 딱딱하고 생기 없는 체계로 여겨지고 있다. 이에 밴후저는 우리에게 교리를 드라마적으로 이해하라고 도전한다. 그에 따르면 성경은 드라마의 대본이며, 신학적 이해는 공연이다. 교회는 그 공연을 이루는 극단이고, 목사는 그 공연을 이끄는 감독”이라며 “결국, 기독교 공동체는 거대한 드라마이고, 성도는 그 드라마의 배우로 참여하게 된다. 밴후저가 말하는 성경과 교리의 드라마는 단순한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현실 속에서 펼쳐지며, 성도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도 생명력 넘치는 드라마”라고 했다.

◆ “성경과 교리, 이야기나 신화 아닌 살아 있는 진리”

이 목사는 “K-드라마는 그 선정성과 폭력성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 사람들의 마음 속 깊이 간직한 이야기를 현실처럼 생생히 구현해냈다. 바로 이것이 K-드라마 성공의 핵심 요인일 것”이라며 “한편, K-드라마 속에서 한국교회와 기독교인은 종종 위선적 이미지로 소비되고 있다. 이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세상이 한국교회와 기독교인을 통해 기대했던 이야기가 실현되지 못했다는 실망과 분노의 표현으로도 읽을 수 있다. 만약 그렇다면, 그 안에는 역설적으로 희망이 담겨 있다. 세상은 여전히 교회와 기독교인에게서 진정한 이야기를 보고 싶어 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성경과 교리는 이 세상의 어떤 드라마보다도 드라마틱하다. 그것은 단지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삶을 변화시키는 진정성 있는 이야기”라며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성경과 교리를 대본 삼아, 목사의 감독 아래 삶 속에서 그 이야기를 공연할 때, 세상은 결코 이 공연을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것이 단순히 이야기나 신화가 아닌, 살아 있는 진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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